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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편소설)#1-9 짝사랑이 아니다 "그가 너무 보고 싶다" 어김없이 감정이 밀려오는 순간, 나를 너무도 쉽게 장악해버리고 만다. 점점 이 사랑이 내 안에서 살집을 키우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사랑이 커지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내가 자유자재로 다룰 수 없는 내 마음을 감당할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내 사랑을 다치게 하지 않으려고 커진 마음을 억눌러야만 했다. 더 커지지 말라며. 더 커지면 안 된다고. 그러나 억누를 수 있다 생각한 건 나의 큰 오만이었다. #사무실 "과장님, 전화 돌려드릴게요" 우리 팀 막내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나의 두 번째 직업. 명찰을 목에 걸고 출근을 하는 곳. 나의 20대에 직장인 로망에 빠지게 했던 곳이자 나의 첫 사회생활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건네받은 전화 상대방은 내가 맡은 업체사장.. 더보기
오해와 진실 안녕하세요. 감성주부 팔방미인입니다. 매일 글쓰기 연습으로 의도치않게 1일 1 포스팅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덩달아 방문자들도 많이 늘고 관심도 많이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나! 관심 속에서 몇몇 분들의 댓글에 대한 답을 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적어 내려 갑니다. 먼저, 길고 긴 여름방학이 끝났습니다. 두 아이 모두 개학을 하고 나서 그동안 못했던 대청소를 했답니다. 속이 시원하네요. 그리고 2주 동안 못했던 러닝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역시 달릴 때의 쾌감은 필자를 활력 넘치게 하는 에너지 원천임이 틀림없습니다. 당분간 이 루틴이 깨지지 않기를. 이제 댓글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다이어트에 관한 진실 오늘 제 몸무게입니다. 원래 모태 뚱뚱이가 아니라 출산 후 찐 살을 뺀 거.. 더보기
엽편소설)#1-8 그의 눈에 비친 내 모습 나는 불안이라는 심리적 요인으로 인한 강박이 있다. 불안을 없애기 위해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행위를 강박이라 불린다. 사실 말하지 않으면 타인은 잘 모르는 나만의 루틴인 셈이지. 이 강박이 이제 그에게도 하나둘 적용되고 있다. 그를 만나러 가는 발걸음에서 왼발이 먼저 시작하고 왼발이 도착해야 된다는 강박, 그가 나에게 하는 말 중에서 "잘 지내셨어요?"가 빠지면 안 되는 강박 등등 말도 안 되는 강박으로 징크스를 만들고 있다. 불안으로 인한 강박 증상이 심해지면 손등을 입에 넣는다. 내 오랜 습관이자 고쳐지지 않는 버릇과도 같은 행위. 그도 이제 안다. 나도 모르게 불안하거나 불편하면 무의식 중에 손을 입으로 가져가는데 가끔 그가 그런 나를 제지시켜준다. 그의 배려있는 행동에 짝사랑 중인 나는 너무나 행.. 더보기
엽편소설)#1-7 보고싶다 "끼이익ㅡ!"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차는 멈췄다. "아침부터 누가 이딴 식으로 운전하는 거야!!" 나름 순하고 유순한 편이지만, 운전대만 잡으면 성격이 불같이 변하는 건 대부분 다 비슷할 거라 생각하고 위안을 삼아 본다. 깜빡이도 없이 무리하게 끼어들어온 차를 향해 눈을 흘기며 혼잣말을 내뱉는다. 그러다 곧바로 말랑말랑한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그 이유는 무지막지한 차가 그의 차종과 같은 차다. 이 시간에 그는 회사에 있을게 분명하지만 그의 차종과 같은 차종이라는 생각이 든 순간, 이 차가 왠지 귀여워 보이기 시작했다. 이게 시작이었다. 이 이후부터는 그와 같은 차종의 차만 찾고 있는 내 눈. 우연이라도 한번 만나 보고 싶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의 만남은 그 행복이 두 배 세배는 되겠지? 오늘도 어김없.. 더보기
엽편소설)#1-6 무례한 연하 어른 남자에 대한 나의 로망의 시작은 무례한 어린 남자들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열여덟 여름 전신 거울 앞에 서서 빤히 자신을 요리조리 쳐다보고 있다. 작은 체구와 작은 키에 평범한 얼굴. 그리고 뿔테 안경. 10대 때 누구나 한 번은 외모 콤플렉스가 지나갈 때 그쯤이었다. 8월 무더운 어느 날, 1학기 기말고사 마지막 날. 하복을 입은 여고생은 이어폰 속 '윤건, 갈색머리'를 들으며 버스정류장에 서성이고 있다. 등하굣길 학생들과 뒤엉켜 버스를 타는 일은 결벽증 심한 여고생에겐 있을 수 없는 일. 그래서 오늘도 학생들이 거의 다 빠지고 난 후에 버스에 오른다. 현관을 열어 중문 앞에서 알코올소독으로 손을 닦는 일을 마쳐야 드디어 집에 들어갈 수 있다. 오늘은 집에 아빠가 일하는 후배 가족을 초대한 날. 시.. 더보기
엽편소설)#1-5 수면 위로 불쑥 올라온 욕망 #회의실 안 그는 지금 내 앞에서 내가 쓴 소설을 읽어 내려가고 있다. 일에 집중하는 남자, 그것도 내가 짝사랑하는 그가 말이다. 그런 그를 나는 한시도 내 눈에서 놓칠 수 없다. 눈도 깜빡이지 않고 그를 내 마음속에 새겨본다. 이곳이 더워서일까. 그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하나 둘 맺히기 시작했다. 땀 흘리는 남자가 이리도 섹시했던가. 땀은 노폐물이오, 그 흔적은 오물이라 생각해 왔는데 어째서인지 그의 땀을 오물로 치부하기엔 현기증 날 정도로 야하다고 생각이 바뀐 걸까. 내 손으로 그의 땀을 닦아주고 싶다는 충동이 내 마음을 요동친 순간, 회의실 안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괴롭혀주고 싶다. 연륜 있는 저 순한 얼굴을 하고 있는 어른 남자를 못살게 괴롭히고 싶다. 나로 인해 그의 여유 있는 얼굴을 당황시키.. 더보기
엽편소설)#1-4 어른남자에 대한 로망 내 짝사랑의 시작은 그를 '어른 남자'로 느끼던 순간부터 뜨거운 심장에서 그렇게 시작되었다. 나는 남자 어른을 좋아한다. 내가 쓰는 소설 속 주인공 남자들은 모두 연상이고 '어른 남자'이다. 여기서 말하는 어른 남자는 웬만한 작은 일 따위에 쉽게 놀라거나 동요하지 않으며 여유와 부드러움을 지닌, 성숙하고 기댈 수 있는 남자를 말한다. 이 모든 걸 갖춘 사람이 바로 나의 그다. 표정과 몸짓 그리고 말투까지 세 박자 모두 연륜에서 나오는 여유와 살아온 내공이 담긴 단단함이 그의 매력이다. 나에게 그의 연륜은 치명적인 남자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세상에 어른남자는 넘치고 넘칠 것이다. 그러나 또 하나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다부진 몸과 내공 있는 연륜과 동시에 선하고 순수함을 가졌다는 .. 더보기
선한 영향력 선과 악 그리고 중립 "**씨는 성선설을 믿어, 성악설을 믿어?" "저는 맹자의 성선설을 믿습니다." 회사 점심시간 때 직장상사의 물음에 성선설을 믿는다고 고민 없이 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먼저 이야기에 앞서, 필자는 종교가 없습니다. 종교 자체를 싫어하거나 배타적이지 않지만,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종교는 마음이 약한 사람들이 갖는 안식처다. 그 시간에 본인에게 집중하라.' 말씀하셨고 지금 어른된 필자의 입장에서 부모님의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필자는 나중에 나이가 들어 종교의 힘을 빌리는 때가 오면 어떤 종교가 나와 잘 맞을까에 대한 물음에 불교, 기독교, 천주교, 힌두교, 이슬람교 등 관련 종교 책을 읽고 나름 책을 통해 공부를 해봤지만, 종교 모두가 전체적으로 의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