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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편소설)#1-484 국수가 참으로 너무 했습니다. "순 개뻥쟁이."“제가 왜 뻥쟁이예요?”“글에 도움을 주시기로 약속해 놓고는… 말도 꺼내지 않으셨잖습니까.”“글에 도움이 되는 거… 제가 어떤 걸 해드렸어야…ㅠ”“됐어요..ㅠㅠ 나빠요…”“제가 뭔가 잘못한 거군요..ㅠㅠ”“네.”“혹시 뭔지 여쭈어봐도 될까요?”“됐습니다.”거짓부렁.순 개뻥쟁이.따져 묻고 싶었습니다.잊으신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도와주실 마음이 없었던 건지.제대로 알고 싶었습니다.그런데 정작 당신이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물어도 되겠느냐고 묻는 순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사실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습니다.‘당신 눈을 가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나는 용기가 없었어요.당신이 먼저 도와주겠다고 하셨다면 나는 눈을 가리겠다고 했을 텐데… 그러지 않으셨지요.모두 망쳐버렸어요. 당신 때문에요... 더보기
엽편소설)#1-483 그리움과 이성 사이에서 수없이 흔들리는 마음 종알종알 이야기를 이어가던 내 입술에그의 입술이 부드럽게 닿았다.끝맺어야 할 이야기가 있었기에 우리는 말을 이어갔고,그는 그 사이의 짧은 틈마다 내 입술을 살며시 흔들어놓았다.‘감미롭다’는 말의 뜻을 나는 그제야 다시 생각했다.비 한 방울 내리지 않던 나의 세상에그는 오래 기다린 단비처럼 스며들었다.마른땅이 비를 기억하듯,나는 그의 온기를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한 번 스며든 것은 좀처럼 빠져나가지 않았다.그의 온기는 천천히 번졌고,나는 그 번짐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조차점점 잊어갔다.나의 체온을 닮은 온기.망설이는 듯 부드러운 손길.느리게 흐르기에 오히려 더 깊어지는 시간.닿을 듯 말 듯 머무는 입술.구원을 바라게 만드는 혀.그리고 나도 모르게그에게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 .. 더보기
엽편소설)#1-482 당신과의 거리를 좁힐 수도, 속도를 높일 수도 없겠지요. 같이 왔으면 얼굴이라도 볼 수 있었을 텐데요.편집장님이 불편하실 것 같아서……괜찮은데~~^^하긴, 그렇겠죠.잠깐 잊고 있었습니다.당신이 어른 남자라는 사실을요.내 두 눈이 당신만을 쫓아다니며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는 걸 알아도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을 테지요.묵묵히 앉아 주야장천 편집만 하고 계실 게 뻔합니다.그저 당신은 당신의 일을 할 뿐이니까요.그래서 가지 않았습니다.가고 싶었지만……아니, 사실은 보고 싶었지만 갈 수가 없었습니다.가까운 지인은 알고 있거든요.내가 당신을 얼마나 아끼고, 얼마나 애정하고 있는지.모를 수가 없겠지요.숨긴다고 숨겨지는 마음이 아니니까요.그 작가는 어느새 수다쟁이가 되어 당신과 있었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려주었습니다.다시 만날 건데 뭐가 그리 급했는지.전화까지 하며 말입니다... 더보기
엽편소설)#1-481 국수를 기다리는 당신을 나는 그리워합니다. 빨리 당신을 볼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저도요^^진짜요? 입에 춤 바르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ㅎㅎ 국수 맛있겠네요^^이 씨……. 지금 국수 먹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ㅎㅎㅎ 그날 국수 제가 살게요. 세 그릇 드세요!오예~~!!ㅎㅎ……진짠가 봅니다.정말로 국수 먹는 날을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그런 거예요?정말?조금 더 졸라서 물어볼 걸 그랬어요.진짜 내가 보고 싶은 건지, 아니면 국수 먹을 날을 기다리는 건지.당신한테 이렇게 목을 매고 있는 사람 앞에서 국수 한마디에 저렇게 신이 나다니요.분명 옆에 계셨다면 한 대 때렸을 겁니다.진심이에요.주먹도 아주 야무지게 쥐고서요.곱씹어보아도,아무리 기다려보아도,당신은 끝끝내 농담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국수를 꽤 좋아하시나 봅니다?젠장.빌어먹을.메.. 더보기
엽편소설)#1-480 비로소 서로 닿을 수만 있다면 "편집장님"“비가 많이 와요~~^^”“네^^ 비 와요! 달리고 싶어서 드르렁드르렁거립니다.ㅋ”“진정하셔야 해요.^^”그 말에 웃었습니다.차마 묻지는 못했습니다.‘이 비를 보며 혹시 나를 그리워하셨나요?’그 한마디가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끝내 삼켜졌습니다.아니라고 하실 것이 너무나 잘 보여서요.당신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비였을지도 모르는데 나 혼자 의미를 부여했다가 그 의미마저 부정당하는 순간, 내가 얼마나 깊이 상처받을지 너무 잘 알고 있었습니다.그래서 묻지 않았습니다.그래서 묻지 못했다는 게 맞겠네요..대신 혼자 좋아했습니다.창밖에는 내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고, 그 빗소리 사이로 당신과 몇 마디를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자꾸만 부풀어 올랐습니다.행복이라는 건 참 별것 .. 더보기
엽편소설)#1-479 협박은 아니지만 협박이 아닌 것도 아니라, 내리는 비로 나를 그리워하시라.“그럼 왜 내겐 친절하셨나요?”“작가님만 특별한가 보죠. 뭐~ㅎㅎ”기분 좋은 문장이었습니다.천천히 걷던 나는 그 한마디에 갑자기 부스터라도 달린 스포츠카처럼 미친 듯이 달렸습니다.놀라지 마세요.기분이 너무 좋아서 달린 겁니다.ㅋㅋ내성적인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최대치의 표현력이거든요.사무실이었다면 아마 의자에 몸을 기대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의자 위에서 발을 파닥거리며 좋아했을 겁니다.ㅋㅋ양산을 쓰고 천천히 걸어오던 분들은 갑자기 저 멀리서 전력질주해 오는 저를 보며 필시 이렇게 생각했겠지요.‘저 여자… 괜찮은가?’괜찮아요.^^;;정말 괜찮습니다.그저 조금 많이 기뻤을 뿐입니다.“진짜 궁금해서 그런데요.배우러 가실 때 가방 메고 가세요?”“가방 안 메고 갑니다~ 작은 장바구니.. 더보기
엽편소설)#1-478 불행한 사랑은 그 끝도 불행한가요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아마 그런 것일 겁니다.곁에 있을 때는 모른다.늘 내 곁을 지키는 사람은 창문으로 스며드는 아침 햇살과도 같아서, 따뜻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그저 오늘도 날씨가 좋구나,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하루를 시작하게 만드는 사람.그러다 문득, 낯선 곳에 홀로 놓이고 나면 알게 된다.낯선 장소.낯선 소리.낯선 사람들.병원이 목적이었을 뿐인데 나는 어미 잃은 강아지처럼 자꾸만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괜히 몸을 움츠리고, 누군가 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하면서.주사기로 작은 병에 피를 세 통이나 뽑고 나서야 간신히 내 손을 놓아주었다."빈혈 검사하는데 뭐 이렇게 피를 많이 뽑는 거야??!!"신경질적으로 기사 오빠에게 투덜거렸다.오빠는 그저 웃기만 했다.아마도 소심한 내가 크게 화.. 더보기
엽편소설)#1-477 우리는 우리라는 말로 묶일 수 없죠 아까 비 올 때 작가님도 ‘비 오는 거 보고 좋아하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ㅎㅎ얼마 전 오랜만에 비가 왔을 때도 그랬구요~ㅎㅎ>연락의 목적은 아주 잠깐 길을 잃더니, 엉뚱하게도 삼천포로 빠져버렸습니다. 당신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말들로 나를 너무 쉽게 현혹시켜 버렸으니까요.비가 내리는 걸 보며 나를 생각했다는 말을, 당신은 어쩌면 아무렇지 않게 건넸겠지만 나는 그 문장을 몇 번이나 되짚어 읽었습니다.‘나를 생각했다고?’그 짧은 말 하나에 자꾸만 입꼬리가 올라가서,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어야 했습니다.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당신이 나와 당신을 ‘우리’라는 말 안에 슬쩍 묶어버린 것이었습니다.참 이상하지요.별것 아닌 단어 하나인데, 유독 나는 그 말이 참 좋았습니다.내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