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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4 어른남자에 대한 로망


내 짝사랑의 시작은 그를 '어른 남자'로 느끼던 순간부터 뜨거운 심장에서 그렇게 시작되었다.
나는 남자 어른을 좋아한다. 내가 쓰는 소설 속 주인공 남자들은 모두 연상이고 '어른 남자'이다.
여기서 말하는 어른 남자는 웬만한 작은 일 따위에 쉽게 놀라거나 동요하지 않으며 여유와 부드러움을 지닌, 성숙하고 기댈 수 있는 남자를 말한다. 이 모든 걸 갖춘 사람이 바로 나의 그다.
표정과 몸짓 그리고 말투까지 세 박자 모두 연륜에서 나오는 여유와 살아온 내공이 담긴 단단함이 그의 매력이다. 나에게 그의 연륜은 치명적인 남자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세상에 어른남자는 넘치고 넘칠 것이다. 그러나 또 하나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다부진 몸과 내공 있는 연륜과 동시에 선하고 순수함을 가졌다는 것. 연륜과 순수함 이 두 가지면이 동시에 공존하면서 그에게서만 묘한 힘이 느껴진다. 소설 속에서 내가 그려낸 듯한 어른 남자가 실제로 존재하니 감히 사랑하지 않고 배기겠는가.
사실 그의 나이조차 모른다. 다만 의뢰 짐작할 뿐.

'설마 나보다 어리거나 동갑이지는 않겠지?'

선한 눈을 가진 그는 웃을 때 눈꼬리가 아래로 처지고 그 쳐진 눈가에 주름이 만들어진다. 내 예상대로라면 그는 마흔둘 일 것이다.
그에 대해 아는 거라곤 꼴랑 이름 석자와 직업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쉽게 그에게 빠졌을까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이제 정확하게 답할 수 있다. 어른남자이니까.
이성을 사랑해 본 경험이 없어서 이 감정이 사랑인지 동경인지는 구별할 수는 없다. 단, 그가 계속 궁금하고, 계속 보고 싶고, 계속 생각나는 쉬운 감정들로 사랑이라 확신할 뿐.
단 한순간도 누군가를 보고 눈을 마주하고,  만져보고, 느끼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 그러나 지금은 그 생각으로 온통 내 머릿속을 꽉 차있다. 그를 향한 내 마음은 애처롭고, 애달픈데 온종일 그 사람 생각만 나서 간질간질한 마음을 달랠 방법이 없다. 그를 포기되지 않는 마음과 포기할 수 없는 마음이 내 마음속에 가득 차서 나를 꼼짝달싹도 할 수 없게 만든다.
오늘도 그가 나와 같은 마음이기를 간절히 정말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