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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

엽편소설)#1-278 그리움 끝자락 #벚꽃이 져도 아쉬워 말아요 벚꽃이 질 즈음이면, 어김없이 철쭉이 핍니다.하얀 벚꽃과 함께 봄을 시작하더니 벚꽃이 지고, 흐드러진 연분홍빛 철쭉이 또 다른 봄을 데려와요. 철쭉 사이를 걷다 보면, 그 길을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어느새 핑크빛 물결이 일렁입니다. 그 틈엔가 나는 당신을 그리워합니다. 철쭉을 보고 당신도 나를 떠올리기를...보고 싶어요, 너무. 당신을 보러 가고 싶습니다. 나는요, 사랑이 끝난 자리에서 여전히 머물러있어요. 사랑이 끝났다는 걸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아요. 사실은요,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몰라요. 당신은 너무 쉽게 내게서 떠나려 하지만, 나는 그런 당신을 놓을 수가 없어요. 당신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나 없이도 퍽 잘 지내겠죠. 그렇.. 더보기
엽편소설)#1-277 코끼를 삼킨 #껴안은 채 당신에게 결코 가닿지 않을 편지를 위해 매일 아름다운 단어를 모으는 나를 아시나요? 이것 또한 버릇이 되어버릴까 봐 매일 하지 않으려 부단히 애쓰는 나를요. 당신에 대한 그리움을 잔뜩 껴안채, 무작정 살아내고 있어요. 얼마 전에 손가락, 발가락 하나 꼼짝 하지 못할 정도로 온몸이 아팠어요. 잠들었다 깨고, 깨고 나면 주린 배를 채우고, 약도 먹고 또 잠들고 원초적인 시간들을 보냈어요. 그래도 온몸이 아팠어요. 해서, 약 대신 소주를 마셨어요. 우와. 술이 만병 통치약이었어요!! 꼼짝하지 못할 정도로 아픈 몸이 나른 나른 해지더니 어느 순간 하나도 아프지 않더라고요. 그때도 나는 어김없이 당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당신도 술을 마시는 거죠? 마시지 마요, 몸 다 버려요. 나는 당신보다 좀 젊.. 더보기
엽편소설)#1-276 봄날은 갔다 #당신의 봄은 따뜻한가요?당신의 말 한마디에 하루 종일 온통 웃음이 새어 나와요.생각만 해도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고, 행복한 상상들로 가득 차요."좋아"내게는 좋은 기억이 당신에게 다르게 기억될 수도 있겠다는 사실이 퍽 슬프기도 하지만, 여전히 당신의 음성과 말투가 맴돌며 나를 간지럽혀요. 당신은 어때요? 잘 지내요?따뜻한 날씨만큼 평온하고 안온한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당신의 티 없이 말갛게 웃는 얼굴이 나의 구원이니까요. 있잖아요,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나와 당신은 한 시절만 함께할 인연이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나는 모든 걸 받쳤다'라고 마무리해야지 했는데요, 아직은 아닌가 봐요.아무리 노력해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해서, 과거형이 되지가 않아요ㅠㅠ 그 시절이 영원이라 .. 더보기
엽편소설)#1-275 허무로 살지어다 당신의 다정한 모든 것이 지독해요.온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겠다 했을 때의 다정은 포근한 봄과 같았는데,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다 한 뒤의 당신의 다정은 나를 무너트려요. 밤에는 특히 더 위험해요. 그 다정이 나를 죽이기도 하고요, 나를 갈아먹기도 하고, 나를 아프게도 해요.매일 습관처럼 당신을 사랑하고, 그 끝에는 항상 이별을 해요.그리움과 이별이 함께 와요. 사랑에 설레는 순간보다 이제는 이별이 내게 한참 오래 머물러요. 여느 때처럼 당신의 그리움은 익숙한 얼굴로 날 찾아와서는 익숙한 슬픔으로 머물고 이제는 더 이상 사랑이 아닌, 이별에 더 익숙해진 것 같아 슬픕니다.그럼에도, 아직 당신에게 가는 마음은 사랑이에요. 당신을 미워할 수 없어서 사랑해요.. 당신은 모르시겠죠. 당신이라는 그리움에 취해 쓰러.. 더보기
엽편소설)#1-274 다정치 못한 굳이 뻔뻔하게 말하자면요, 당신이 내가 뒤에서 이러는 거 영영 모르셨으면 해요... 보고 싶다고, 마중받고 싶다고, 좋아한다, 동경한다, 사랑한다고 온종일 떠드는 거 안 읽으셨으면 해요. 당신이 알면 질색하며 달아날 수 있다 생각하거든요. 기겁하며 더는 나를 보려 하지 않을 듯해서 불안하고요. 당신은 충분히 다정하고 배려 깊고 매력적인 사람인지라 나 아니어도 넘치는 사랑받을 수 있잖아요. 이런 생각이 들면 질투 나서 콧바람 씩씩 내시며 눈은 앙칼지게 떠져요. 짐작 못할 테죠.. 이게 또 참 서럽더라고요. 억울하기도 하고요. 나 혼자 당신을 생각하며 앉지도 서지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는 꼴이 마냥 우스워요. 점점 당신은 내게만 야박해지십니다. "제 글 보세요?""아뇨"썅. 썅썅. 빌어먹을. 젠장분명, .. 더보기
엽편소설)#1-273 봄의 절정 #그리하여 사탕이 평소보다 빨리 녹았다그의 마중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이유를 비로소 알았다.그와 나는 서로 다른 계절에 머무르고 있었으니까..해서, 만나려야 만날 수도, 잊으래야 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또 늦었다'분명, 10분 전 도착하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놈의 마중이 뭐라고.... 1시간 해도 될 회의가 1시간 30분이 지날 무렵, 나는 자리를 박차고 나와버렸다. "나머지는 출판사와 이야기하세요.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꾸벅 인사를 하고 회의실에서 나와 가방을 메고 나가려던 참이었다."야!! 에미나이!!!""지금, 나 부르는 거야?""그럼 너 말고 누구야""죽을래??""오빠한테 죽을래 라니""아, 왜!!! 나 바빠!!!!!!!!""북한 에미나이처럼 해서 어디 급히가""나 북한 여.. 더보기
엽편소설)#1-272 그래서 그러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예뻐요?""예뻐요""예뻐서 사랑하시나 봐요^^""^^""당신이 너무 좋아요. 큰일이에요. 당신은 나 좋아하세요?""좋아한다 해도 그럴 수 없잖아요" "맞아요. 근데요, 당신은 나 좋아해요? 나 좋아하세요?""좋아, 좋아요""연민, 동정 아니고? 진짜?""네" 연민과 동정이 아닌, 좋아한다고 했다. 풉, 엎드려 절 받기란 이런 걸 보고 하는 말이다. 이로써 나는 그를 사랑하는 마음을 죽이기로 다짐했다.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끝내는 게 아니다, 나를 더 예뻐하지 않다고 해서 그만두려는 게 아니다. 그래서 그런가? 글쎄.. 잘 모르겠다. 잘 알지 못하는 그를 누구보다도 진심으로 사랑했다. 내 사랑은 두 사람 모두에게 갈 수 없었고, 항상 그에게만 향했다. 그에게 향하면서.. 더보기
엽편소설)#1-271 봄, 그 자체가 문장이다 #다정하고 낭만이 가득하세요 그리움은 끝이 없는 길 위를 걷는 기분이에요. 어디까지 걸어야 하는지, 언제쯤 멈춰 서야 하는지, 얼마나 가야 도착하는지 모른 채 계속 걷고 있어요. 끝없이 당신에게 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당신께 도착하고 싶어요.. 당신이 나 좀 마중 나와주세요. 그만 걷도록 말이에요. 발도 아프고, 목도 마르고, 힘들어요. 그런데 멈추질 못하겠어요. 조금만 더 가면 꼭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그럴 거 같아서 오늘도 나는 끝이 없는 길을 헤맵니다. 한 걸음 가다 당신인 듯해서 멈추고, 당신이 아님에 뒷걸음치고.... 당신만을 생각하다 이렇게 넘어진대도 하나도 아프지 않아요. 말했잖아요, 당신을 몰래 사랑하는 주제에 뻔뻔하면서도 주눅 들지 않는 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