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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

엽편소설)#1-271 봄, 그 자체가 문장이다 #다정하고 낭만이 가득하세요 그리움은 끝이 없는 길 위를 걷는 기분이에요. 어디까지 걸어야 하는지, 언제쯤 멈춰 서야 하는지, 얼마나 가야 도착하는지 모른 채 계속 걷고 있어요. 끝없이 당신에게 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당신께 도착하고 싶어요.. 당신이 나 좀 마중 나와주세요. 그만 걷도록 말이에요. 발도 아프고, 목도 마르고, 힘들어요. 그런데 멈추질 못하겠어요. 조금만 더 가면 꼭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그럴 거 같아서 오늘도 나는 끝이 없는 길을 헤맵니다. 한 걸음 가다 당신인 듯해서 멈추고, 당신이 아님에 뒷걸음치고.... 당신만을 생각하다 이렇게 넘어진대도 하나도 아프지 않아요. 말했잖아요, 당신을 몰래 사랑하는 주제에 뻔뻔하면서도 주눅 들지 않는 내.. 더보기
엽편소설)#1-270 졸려요 너무. #놓을 줄 알면서도 붙잡고 있다. 내 사랑은 당신에게 위로가 되지 못해요. 오히려 무게가 실리고 결국에는 짐이 되고 말겠죠. 그래서 놓아주기로 했습니다. 당신을 위해서였고, 나를 위해서예요. 그렇게 내 마음에서 당신을 보내기로 했지만, 여전히 내 마음은 당신의 곁을 맴돌아요. 당신의 하루는 어땠는지, 밥은 제때 챙겨 먹었는지, 어디 아프지는 않은지 무심한 물음들이 하루에도 몇 번이고 떠올라요. 그렇게 그리움이 내 몸을 훑고 지나가는데요, 한 번을 곱게 지나가는 법이 없어요. 당신의 목소리가 나를 휘어감 고서 좀처럼 놓아주지 않아요. 당신의 배려가 나를 슬프도록 행복하게 만들어 지나갈 생각 조차 하지 않고요. 당신의 다정함에 눌러앉기로 했는지 꿈쩍도 하지 않아요. 거기다 당신의 육체가 나를 애타게 하고 내.. 더보기
엽편소설)#1-269 흐드러지는 봄에 당신, 잘 지내십니까. 이제 완연한 봄날씨예요. 당신은 지금 봄인가요? 여즉 내 계절은 시린 겨울이라 생각했는데, 온 지천이 꽃이라 내게도 봄이 들이닥쳤어요. 겨울은 온 데 간 데 없이 가버리고, 봄이 덜컥 코앞으로 와버렸어요. 나무마다 망울져있는 꽃망울을 보며 나는, 당신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조금 전에 소주 사러 슬리퍼 끌며 편의점 다녀왔는데요, 불빛 아래 소담스레 피어 있는 벚꽃을 올려다보다 갑자기 울컥하는 무언가가 눈주위를 따뜻하게 했어요. '주책이야 정말, 왜 꽃 보고 울고 지랄이야ㅠㅜ 나이 먹었다고 이렇게 티를 내야 해?'예상치 못한 순간에 눈물이 차오르는 일이 삼십 대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심해지는 듯해요. 꽃이 만개하면 바람에 흩날리고 정처 없이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쳐 사람들 발길에 .. 더보기
엽편소설)#1-268 어디에도 없습니다 #당신을 기다립니다.당신은 왜 그랬을까요.그저 장난이었을 뿐인데, 나 혼자 심각해져 쩔쩔맸던 걸까요. 아니면 당신은 내가 이만큼 당신을 사랑할지도 모르고 그랬던 걸까요. 어쩌면 당신도 사랑일 수도 있겠다 싶었던 말과 행동들이 전부 나만의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런데도 솔직히 말하자면요, 지금도 착각일리 없다 믿고 싶어요. 당신이 내게 보여주었던 배려와 다정다감한 모든 행동이 아무 의미가 없다면 너무 슬플 거 같아요. 이럴 거면 왜 머릴 쓰다듬어주고, 목도리를 왜 둘러주며, 왜 내게 예쁘게 웃어준 건데요. 우리가 우리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내게 당신이 남이었던 적도 한사코 없었단 말이에요. 당신도 알잖아요. 별거 아닌 말에도, 별거 아닌 행동에도 나의 모든 행동에는 사랑이 묻어난다는 것.. 더보기
엽편소설)#1-267 찬란한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1인칭 시점에서 풀어낸 이야기입니다.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허구로 만든 창작물입니다. #찬란했던 순간도 머무르지 않는다(1) 그를 처음 만났던 차가운 빛이 도는 사무실의 모습, 꿈쩍도 않던 늦여름이 조금씩 물러나고 있는 선선한 날씨, 각자 자기 일에 바쁜 사람들, 나를 담당하게 된 그가 내게 공적인 인사를 건네는 모습까지. 그의 모든 것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몸은 그 자리에 있었지만, 의식은 다른 우주나 행성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 그는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그것이 호기심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호기심이라고 하기엔 자꾸만 마음이 그에게 흘러갔다. 처음 느꼈던 호기심은 더 이상 호기심이 아니었다. 이는 똑바로 땅을 딛고 중력을 거스르고 서있는.. 더보기
엽편소설)#1-266 연서 사람과 사람 사이 맺어지는 관계를 인연이라고 해요. 세상에는 맺어지는 인연만큼 닿을 수 없는 인연도 존재하죠. 당신과 나처럼 말이에요. 당신을 향해 손을 뻗어보지만 끝내 닿지 않는 두 별처럼 가까운 듯 결코 닿지 않을 그런 관계요.. 당신과 나는 분명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지만, 서로 다른 계절을 걷고 있는 듯하죠. 당신이 봄을 맞이하고 있을 적에 나는 겨울의 끝자락에 머물고, 당신이 내리는 빗속이라면 나는 하얀 눈이 내리는 함박눈 속이죠. 당신이 눈부신 햇살을 마주하고 있을 시에 나는 달빛 아래서 긴 밤을 지나고 있죠. 당신과 나는 같은 시간에 있지만, 어쩌면 우리는 서로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요. 분명,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당신. 하지만 그 거리는 결코 좁혀지지 않죠.. 더보기
엽편소설)#1-265 에둘러 말하지만, 당신을 생각하면, 마음 끝에 생선 가시가 박힌 것처럼 까슬히 사포처럼 까슬거려요. 아프거나 불편하지는 않지만 영 거슬리고 신경이 쓰여요. 그건 당신이 내 곁에 없고,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 이유는 아녜요. 당신을 사랑하지 않고 다시 무의미한 삶을 살아야 하는 나와, 당신이 살아내야 하는 인생의 무게를 짊어지고 묵묵히 살 것 같아서예요.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 건, 내가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나의 영역 밖의 일이지요. 날 사랑하지 않다는 사실이, 썩 유쾌하지는 않지만, 아니, 결코 유쾌할 수 없는 일이죠. 그래도 사랑할 당신이 있다는 건, 내게 큰 행복이에요. 아마 당신도 새끼손톱만큼은 그럴 거라 생각해요. 평범한 일상 속, 다른 누군가 당신을 구구절절 사랑한다고 매일같이 고백을 하는 일이.. 더보기
엽편소설)#1-264 몇 도에요?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시간은 쉼 없이 흘러갑니다. 그 속에서 어떤 감정 하나는 시간을 초월하여 당신에게로만 흐르고 있습니다. 그 감정은 다름 아닌, 당신에 대한 동경이고, 당신을 향한 사랑입니다.나의 세상, 비옥한 땅에도 노오란 로망과 새하얀 낭만을 튀우기를 기다려보겠습니다. 봄이니까요. 당신의 계절에는 봄이 왔나요? 사실 나는요, 여전히 칼바람 부는 겨울입니다. 따뜻한 봄에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다 하면, 봄이기에 당연히 시리지 않을 거라 자만했었어요. 미련한 착각이었어요. 사랑도 덜컥 쉽게 해 버리더니 이별도 쉬울 거라고 생각한 어리석은 내 탓이죠, 누굴 원망하겠어요. 봄꽃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한철 피었다 사라지고 말죠.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각인됩니다. 당신이 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