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275 허무로 살지어다 당신의 다정한 모든 것이 지독해요.온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겠다 했을 때의 다정은 포근한 봄과 같았는데,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다 한 뒤의 당신의 다정은 나를 무너트려요. 밤에는 특히 더 위험해요. 그 다정이 나를 죽이기도 하고요, 나를 갈아먹기도 하고, 나를 아프게도 해요.매일 습관처럼 당신을 사랑하고, 그 끝에는 항상 이별을 해요.그리움과 이별이 함께 와요. 사랑에 설레는 순간보다 이제는 이별이 내게 한참 오래 머물러요. 여느 때처럼 당신의 그리움은 익숙한 얼굴로 날 찾아와서는 익숙한 슬픔으로 머물고 이제는 더 이상 사랑이 아닌, 이별에 더 익숙해진 것 같아 슬픕니다.그럼에도, 아직 당신에게 가는 마음은 사랑이에요. 당신을 미워할 수 없어서 사랑해요.. 당신은 모르시겠죠. 당신이라는 그리움에 취해 쓰러.. 더보기
엽편소설)#1-274 다정치 못한 굳이 뻔뻔하게 말하자면요, 당신이 내가 뒤에서 이러는 거 영영 모르셨으면 해요... 보고 싶다고, 마중받고 싶다고, 좋아한다, 동경한다, 사랑한다고 온종일 떠드는 거 안 읽으셨으면 해요. 당신이 알면 질색하며 달아날 수 있다 생각하거든요. 기겁하며 더는 나를 보려 하지 않을 듯해서 불안하고요. 당신은 충분히 다정하고 배려 깊고 매력적인 사람인지라 나 아니어도 넘치는 사랑받을 수 있잖아요. 이런 생각이 들면 질투 나서 콧바람 씩씩 내시며 눈은 앙칼지게 떠져요. 짐작 못할 테죠.. 이게 또 참 서럽더라고요. 억울하기도 하고요. 나 혼자 당신을 생각하며 앉지도 서지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는 꼴이 마냥 우스워요. 점점 당신은 내게만 야박해지십니다. "제 글 보세요?""아뇨"썅. 썅썅. 빌어먹을. 젠장분명, .. 더보기
엽편소설)#1-273 봄의 절정 #그리하여 사탕이 평소보다 빨리 녹았다그의 마중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이유를 비로소 알았다.그와 나는 서로 다른 계절에 머무르고 있었으니까..해서, 만나려야 만날 수도, 잊으래야 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또 늦었다'분명, 10분 전 도착하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놈의 마중이 뭐라고.... 1시간 해도 될 회의가 1시간 30분이 지날 무렵, 나는 자리를 박차고 나와버렸다. "나머지는 출판사와 이야기하세요.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꾸벅 인사를 하고 회의실에서 나와 가방을 메고 나가려던 참이었다."야!! 에미나이!!!""지금, 나 부르는 거야?""그럼 너 말고 누구야""죽을래??""오빠한테 죽을래 라니""아, 왜!!! 나 바빠!!!!!!!!""북한 에미나이처럼 해서 어디 급히가""나 북한 여.. 더보기
엽편소설)#1-272 그래서 그러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예뻐요?""예뻐요""예뻐서 사랑하시나 봐요^^""^^""당신이 너무 좋아요. 큰일이에요. 당신은 나 좋아하세요?""좋아한다 해도 그럴 수 없잖아요" "맞아요. 근데요, 당신은 나 좋아해요? 나 좋아하세요?""좋아, 좋아요""연민, 동정 아니고? 진짜?""네" 연민과 동정이 아닌, 좋아한다고 했다. 풉, 엎드려 절 받기란 이런 걸 보고 하는 말이다. 이로써 나는 그를 사랑하는 마음을 죽이기로 다짐했다.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끝내는 게 아니다, 나를 더 예뻐하지 않다고 해서 그만두려는 게 아니다. 그래서 그런가? 글쎄.. 잘 모르겠다. 잘 알지 못하는 그를 누구보다도 진심으로 사랑했다. 내 사랑은 두 사람 모두에게 갈 수 없었고, 항상 그에게만 향했다. 그에게 향하면서.. 더보기
엽편소설)#1-271 봄, 그 자체가 문장이다 #다정하고 낭만이 가득하세요 그리움은 끝이 없는 길 위를 걷는 기분이에요. 어디까지 걸어야 하는지, 언제쯤 멈춰 서야 하는지, 얼마나 가야 도착하는지 모른 채 계속 걷고 있어요. 끝없이 당신에게 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당신께 도착하고 싶어요.. 당신이 나 좀 마중 나와주세요. 그만 걷도록 말이에요. 발도 아프고, 목도 마르고, 힘들어요. 그런데 멈추질 못하겠어요. 조금만 더 가면 꼭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그럴 거 같아서 오늘도 나는 끝이 없는 길을 헤맵니다. 한 걸음 가다 당신인 듯해서 멈추고, 당신이 아님에 뒷걸음치고.... 당신만을 생각하다 이렇게 넘어진대도 하나도 아프지 않아요. 말했잖아요, 당신을 몰래 사랑하는 주제에 뻔뻔하면서도 주눅 들지 않는 내.. 더보기
엽편소설)#1-270 졸려요 너무. #놓을 줄 알면서도 붙잡고 있다. 내 사랑은 당신에게 위로가 되지 못해요. 오히려 무게가 실리고 결국에는 짐이 되고 말겠죠. 그래서 놓아주기로 했습니다. 당신을 위해서였고, 나를 위해서예요. 그렇게 내 마음에서 당신을 보내기로 했지만, 여전히 내 마음은 당신의 곁을 맴돌아요. 당신의 하루는 어땠는지, 밥은 제때 챙겨 먹었는지, 어디 아프지는 않은지 무심한 물음들이 하루에도 몇 번이고 떠올라요. 그렇게 그리움이 내 몸을 훑고 지나가는데요, 한 번을 곱게 지나가는 법이 없어요. 당신의 목소리가 나를 휘어감 고서 좀처럼 놓아주지 않아요. 당신의 배려가 나를 슬프도록 행복하게 만들어 지나갈 생각 조차 하지 않고요. 당신의 다정함에 눌러앉기로 했는지 꿈쩍도 하지 않아요. 거기다 당신의 육체가 나를 애타게 하고 내.. 더보기
엽편소설)#1-269 흐드러지는 봄에 당신, 잘 지내십니까. 이제 완연한 봄날씨예요. 당신은 지금 봄인가요? 여즉 내 계절은 시린 겨울이라 생각했는데, 온 지천이 꽃이라 내게도 봄이 들이닥쳤어요. 겨울은 온 데 간 데 없이 가버리고, 봄이 덜컥 코앞으로 와버렸어요. 나무마다 망울져있는 꽃망울을 보며 나는, 당신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조금 전에 소주 사러 슬리퍼 끌며 편의점 다녀왔는데요, 불빛 아래 소담스레 피어 있는 벚꽃을 올려다보다 갑자기 울컥하는 무언가가 눈주위를 따뜻하게 했어요. '주책이야 정말, 왜 꽃 보고 울고 지랄이야ㅠㅜ 나이 먹었다고 이렇게 티를 내야 해?'예상치 못한 순간에 눈물이 차오르는 일이 삼십 대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심해지는 듯해요. 꽃이 만개하면 바람에 흩날리고 정처 없이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쳐 사람들 발길에 .. 더보기
엽편소설)#1-268 어디에도 없습니다 #당신을 기다립니다.당신은 왜 그랬을까요.그저 장난이었을 뿐인데, 나 혼자 심각해져 쩔쩔맸던 걸까요. 아니면 당신은 내가 이만큼 당신을 사랑할지도 모르고 그랬던 걸까요. 어쩌면 당신도 사랑일 수도 있겠다 싶었던 말과 행동들이 전부 나만의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런데도 솔직히 말하자면요, 지금도 착각일리 없다 믿고 싶어요. 당신이 내게 보여주었던 배려와 다정다감한 모든 행동이 아무 의미가 없다면 너무 슬플 거 같아요. 이럴 거면 왜 머릴 쓰다듬어주고, 목도리를 왜 둘러주며, 왜 내게 예쁘게 웃어준 건데요. 우리가 우리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내게 당신이 남이었던 적도 한사코 없었단 말이에요. 당신도 알잖아요. 별거 아닌 말에도, 별거 아닌 행동에도 나의 모든 행동에는 사랑이 묻어난다는 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