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일 사무실
나는 사회생활 잘하는 직장동료 2명과 함께 점심 먹으러 갔다. 식사 속 이야기의 주제는 자연스레 "나"였고, 나에 관한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다 되어 가서야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사무실 가는 길에 커피는 테이크아웃 하자고 해서 카페로 걸음을 옮기던 중이었다.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작은 인형 하나. 그와 너무나 닮은 인형이 눈길을 끌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냉큼 데리고 왔다. 하얗고 보들보들하고 착하고 순하게 생긴 그와 너무나 닮았다. 내가 보는 그는 이런 이미지와 캐릭터이니까.
"어린 아도 아니고 이걸 뭐 하러 삽니까"
"갖고 싶으니까"
"갖고 싶다고 다 삽니까"
"응. 갖고 싶으면 사야지. 안 그럼 병나"

그렇게 나는 그를 우리 집에 데리고 왔다.
그를 가질 수 없으니 그의 대체품(?)이라도 데려오니 내심 설렜다. 그를 대신하기엔 부족하지만 이 작은 인형으로 조금은 나에게 위안이 되길 바라본다.
내가 좋아하는 향이 들어간 세제와 섬유유연제로 그를 씻기고 물기를 꾸ㅡ욱 짜서 베란다에 걸어놨다.
우리 집에 있는 그가 너무 귀엽고 왠지 웃기다.
이제 이름도 생겼다.
바로, 사과. 사랑하는 과장님의 줄임말이다.
우리 잘 지내보자! 사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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