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돌아가도 당신을 버릴 것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어리석은 마음을 자꾸만 후회하고 있어요.
그런데 오늘,
당신을 두고 돌아섰던 봄이
내게 다시 연락을 했습니다.
이제 봄은 가고,
여름이 오고 있다고요.
만약 시간을 거슬러
다시 그 봄으로 돌아간다 해도,
나는 여전히 당신에게
제자리로 돌아가라고 말할 거예요.
당신의 삶에 내가 머물 자리가 없다는 걸,
끝내 가장 잘 아는 사람도 나이니까요.
그런데도 자꾸만 가고 싶어요.
한 번만, 아주 잠시만이라도
당신 품에 안겨
세상 모든 불안을 잊은 사람처럼
조용히 숨 쉬고 싶어요.
무해한 당신 품속에서 안온하고 싶어요.
당신 체온 아래에서만
나는 아직,
울지 않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나는 봄에게 답장을 했습니다.
봄아, 너를 두고 와서 미안해.
너만 거기 두고 와서 정말 정말 미안해.
#당신이 없는 여름엔, 여름이 조용했으면 좋겠어요.
여름은 시끌벅적합니다.
나무에 매달린 매미 울음소리도,
에어컨 실외기 소리와 진동,
한바탕 쏟아내는 소나기.
더위를 식혀줄 파도소리와 계곡 물소리,
늦게까지 잠들지 않는 네온사인까지
모두 저마다 소란스러울 테죠.
다시 마주한 여름은 그대로 건 만,
그리운 당신은 더 이상 내게 없고
나 홀로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돌아오라,
돌아오시라. 내게.
여름의 소란스러움에 내 목소리는 묻히고,
당신을 피해 나는 조용한 여름을 선택합니다.
당신을 향하는 마음,
다른 여름으로 기필코 바꿔놓겠습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은
그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나는 괜찮습니다.
어떤 여름이든 상관없습니다.
눅눅하고 축축한 여름이든,
쨍하고 강렬한 여름이든.
더는 부담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과
진상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을 붙잡아
당신을 떠나
다른 이에게로 향해 보겠습니다.
잘 사시라,
안온히 잘 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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