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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433 손끝에 닿지 않는 빛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급하게 흘러가던 시간 속에서, 결혼은 어느새 현실이 되어 있었다. 외가 식구들이 모두 모인 날, 나는 그 사람을 소개해야 했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자리였다. 새신랑을 구경하듯 들뜬 얼굴들, 술이 얼마나 센지 보겠다며 잔을 채우는 손들, 그 속에서 모두가 즐거워 보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웃을 수가 없었다.
삼촌은 쉴 틈 없이 술을 권했고, 그 잔을 받아 드는 남편을 보며 내 마음은 자꾸만 조여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분 좋은 취기가 집안을 채워갈 즈음, 긴장은 조금씩 풀렸고 나는 조용히 자리를 피해 내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들려온 노크 소리..

“똑똑똑”
“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삼촌이었다.

“잠깐 들어가도 돼?”
“응…”

익숙한 얼굴, 익숙한 목소리.

“선혜야.”
“응?”
“… 미안해.”

또 그 말이었다. 술이 들어가면 늘 반복되는 이야기.
미안함, 죄책감, 그리고 나를 향한 연민.
나는 그 말을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 감정을 더 이상 삼촌에게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였다.
지금이 아니면, 영영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나는 방문을 잠갔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치마를 들어 올렸다.

“봐.”

당황한 눈빛이 느껴졌다.

“왜… 뭐 하는 거야…”

나는 아무 말 없이 더 가까이 다가가 삼촌을 화장대 의자에 앉혔다. 그리고 침대에 앉아 천천히, 숨겨두었던 흉터를 드러냈다.

“한 번도 본 적 없잖아”

오랫동안 서로가 피하고 있었던 진실.
사실 흉터부위가 허벅지 안쪽이었고, 사타구니 쪽이었다.
늘 죄책감을 안고 살았지만 삼촌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흉터였다.
민망했지만... 이 방법 밖엔 없었다.
그 자리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 생각보다 안쪽이라 놀랐지?”
“……”

삼촌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 보여주지 않으면, 삼촌… 평생 나한테 미안해할 것 같아서.”

내 말은 담담했지만, 사실은 떨리고 있었다.

“… 아프진 않아?”

그 한마디에, 괜히 웃음이 나왔다.

“응. 괜찮아. 하나도 안 아파^^”

나는 그의 손을 잡아 흉터 위에 올렸다. 따뜻한 온기가 닿았다.

“봐… 감쪽같지?”

애써 웃어 보였지만 가슴 한편이 조용히 저려왔다.
삼촌의 손끝이 흉터를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그 손길엔 미안함도, 후회도, 그리고 오래된 시간도 함께 묻어 있었다. 간지러웠다.
돌이켜보면 무모한 짓이었다. 내가 어렸기에 가능했을지도.
결혼을 앞두고 삼촌에게 치마를 올려 보여준 건..
착한 사람이 연민과 죄책감을 갖게 되면 얼마나 무거운 마음의 짐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 봐왔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여전히 흉터를 삼촌에게 보여줄 것이 틀림없다. 삼촌은 내게 아빠 다음으로 든든한 보호자, 그 이상이었으니까.

“너네 남편 될 사람이 이걸로 뭐라 하면, 삼촌한테 말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게.”
“… 잘해줘?”
“응.”

짧은 대답 뒤에 묘하게 긴 침묵이 흘렀다.

“마음에 안 들게 하면... 말해.”
“말하면?”
“요즘은… 이혼, 흠도 아니야.”

나는 웃으며 핀잔을 줬지만, 그 말속에 담긴 진심을 알고 있었다.
나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

“이제 치마 내려.”

그제야 나는 조심스럽게 치마를 내렸다.
그리고 그 순간, 늦게 찾아온 민망함과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이
함께 밀려왔다.

“심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삼촌의 낮은 목소리가 방 안에 조용히 퍼졌다.

“그치? 이제 마음 쓰지 마. 벌써 22년이나 지났어.”

시간은 흉터를 옅게 만들었지만, 누군가의 마음에 남은 흔적까지
지워주진 못했다.
잠긴 문을 열기 위해 일어났다.

"이리 와"

삼촌이 내 손목을 잡아 살포시 당겼고, 허리를 끌어안았다.

"시집가면 자주 못 보겠지?"
"윽.. 머리에서도 술냄새가 나. 삼촌"
"외롭게 두면 말하고, 괴롭혀도 말하고, 네 마음에 조금이라도  성에 안 차면 무조건 삼촌한테 말해"
"알았어~~"
"죽여버릴 테니까"
"취했어 삼촌. 이제 나가자"

그렇게 방에서 나가서 삼촌은 거실에서 큰 소리로 말했다.

"우리 선혜 결혼,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돼!!!"

다들 웃었고, 남편과 나는 당황했다. 이유는 그러했다. 삼촌도 체대 나왔으면서 체대 나와서 안된다였고, 해병대 나온 삼촌은 남편이 육군 나왔다고 안된다 했다. 결국 아빠가 군대는 육군이라며.. 남편 편을 들어 일단락되었다.

그날 삼촌에게 보여주었던 건,  내 흉터가 아니라,
괜찮아진 나를 보여준 것이다.

삼촌은 그 후로 남편만 보면 짓궂게 괴롭혔다(?)

"우리 같이 샤워도 했어"

맞는 말이다. 삼촌과 여름에 마당에서 물놀이하고 삼촌이 자주 씻겨주었으니까.. 6살 7살이었으니까 말이다.

"우리 같이 잠도 잤어"

맞는 말이다. 깜깜한 게 무서웠던 어렸을 때 나는, 일찍 잠드시는 할머니를 뒤로하고 삼촌이랑 자겠다고 베개를 들고 삼촌 방을 갔었다. 삼촌의 품도 좋았지만, 등을 토닥토닥해주는 따뜻한 손길과 긴 머리를 뒤로 넘겨주는 온기, 배를 쓰다듬는 포근함이 무척 좋았으니까.

"너 어른이었을 때도 나랑 잤잖아!!"

그것도 맞는 말이다..
삼촌 친구들과 여름휴가 갔을 때 나는 삼촌이랑 같이 잤으니까..

"선혜가 나 좋아했어"

그건 거짓말이다. 남편이 배알이 꼴리게 맨날 그렇게 남편을 놀려댔다. 이것 말고도 등등.. 남편은 샘이 많은 인물이었고, 질투도 많은 사람이다. 삼촌의 짓궂은 장난에 남편은 맨날 당하기만 했다. 일그러진 표정에 삼촌은 매일 승리자였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지금까지 이 둘이 사이가 안 좋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신혼여행 다녀온 후, 첫날밤 에피소드는..
외가에서 우스갯소리처럼 쏟아졌고,
싸다구(?)를 맞은 남편은 뭐가 그리 좋은지 떠들어댔고,
삼촌은 무표정이었다.
그 일은 매번 남편을 놀린 대가처럼 삼촌은 들어야 했다.




#그는 무슨 일이 있으면, 나를 찾아왔다.

그날은, 이유 없이 삼촌이 나를 찾아온 날처럼 나도 이유 없이 삼촌에게 끌려간 날이었다. 이상하게도 우리는 늘 그랬다.
서로를 필요로 하는 순간이면,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찾았다.
나는 특별히 어른스럽지도 않았고, 누군가를 위로할 만큼 단단하지도 않았는데 삼촌은 늘 나를 찾았다.
그리고 나도 그랬다. 힘든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삼촌이었다.
대학생이 된 나는 여전히 어딘가 불안한 채로 살아가고 있었다. 남들처럼 자유롭지도, 가볍게 웃지도 못하고 그저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그런 나를 걱정해서였을까, 삼촌은 종종 학교 앞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그날도.

“야 맹꽁이!!!!!!!!!!”

익숙한 목소리.
고개를 들었을 때, 막 현대 쏘나타 NF 새 차를 뽑은 삼촌이 친구들과 웃고 있었다.

“놀러 가자.”

너무 갑작스럽고, 너무 당연하게 말하는 그 말에 나는 결국 거절하지 못했다. 과외도, 약속도, 그날의 계획도 모두 밀려나고
나는 그대로 삼촌들의 여름 속으로 끌려 들어갔다.

"구두에 치마 입었는데 괜찮아?"

결국 집에 들러, 짐을 챙기고 흰색 트레이닝 세트를 입고 나왔다. 나는 다시 그 차 안에 앉아 있었다. 아니, 앉아 있었다기보다 얹혀 있었다. 삼촌 친구의 무릎 위에.
불편했지만, 이상하게 싫지는 않았다.
그리고 다시, 삼촌 무릎 위로 옮겨 앉았을 때 그건 더 이상 불편함이 아니라 어딘가 익숙한 안정감이었다. 삼촌 팔이 자연스럽게
내 배를 감쌌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계곡에 도착했다. 물은 여전히 무서웠다. 어릴 때부터,
물은 나에게 즐거움이 아니라 공포였다.
흘러가는 것, 잡히지 않는 것, 어디로 데려갈지 모르는 것.
그래서 나는 바위 위에 앉아 발만 담그고 있었다.

“내려와. 안아줄게.”

나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결국, 삼촌 손을 잡고 물 안으로 들어갔다. 손에 힘이 들어갔다. 너무 세게 잡았는지 내가 더 놀랄 정도로. 발밑이 보이지 않았고, 물살은 자꾸만 나를 흔들었다.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고, 몇 번이나 숨이 멎을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삼촌이 나를 잡아주었다. 놓치지 않게,
절대 떠내려가지 않게. 겨우 도착한 계곡 중앙 바위 위. 숨을 고르기도 전에 조금 젖은 나를 보고 삼촌이 조용히 물었다.

“… 속옷 안 입었어?”
"더워서..."

삼촌은 아무 말 없이 자기 티셔츠를 벗어 내게 건넸다.
나는 그걸 입었다. 조금 큰 옷 안에 조금 작아진 나를 숨기듯.
그날의 계곡은 시끄럽고, 웃기고, 그리고 따뜻했다.
나는 끝까지 깊은 물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던 것 같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펜션으로 돌아왔다.
빗소리가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가 이상하게 마음을 편하게 만들었다. 씻고 나와 잠옷으로 갈아입었을 때 삼촌들이 웃었다.

“공주네.”

그 말이 놀림인지, 애정인지 이제는 구분할 수 있었다.

"그래도 딱 맞췄네. 비오기 전에 물에 들어가 보고, 성공했다"
"응?? 비 오는 거 알고도 온 거야??"
"어 ㅋㅋㅋㅋㅋ"
"무모하네 삼촌들"
"선혜야 누나한테 전화해"
"지금?"
"응"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건, 아빠 목소리였다.
엄마 전화를 뺏어 들고 어딘가 단단하게, 또 어색하게 내게 말을 건네던 아빠. 그 뒤에서 들리던 엄마의 잔소리와, 그걸 묵묵히 듣고 있는 아빠의 기척까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었다.
아빠는 모르겠지만, 그날의 통화는 우리 집의 온도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나는 그때까지, 외박이라는 걸 거의 해본 적이 없었다.
결혼 전까지 허락된 외박은 단 두 번.
할머니 댁을 제외하면 정말로 단 두 번이었다.
이모 집에서도 안 됐다. 사촌동생들이 남자라는 이유로..
그 흔한 하룻밤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친구 집에서 자는 일도, 누군가에겐 당연한 그 일도 나에겐 늘 먼 이야기였다. 그 두 번 중 한 번이 바로 지금, 이 밤이었다.
삼촌과 함께 있는 이곳, 계곡이 있는 펜션에서의 밤.
그리고 또 한 번은, 가장 친한 친구와 동해의 겨울 바다를 보러 갔던 날. 차갑게 불어오던 바람과, 끝없이 검게 펼쳐진 바다,
그 앞에서 처음으로 느꼈던 자유라는 감정.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두 번의 밤은 우연히 주어진 게 아니었다.
삼촌이 얼마나 엄마와 아빠를 설득했을지, 얼마나 많은 말을 했을지 굳이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특히 아빠는 쉽게 허락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단단하고, 조심스럽고, 끝까지 책임지려는 사람.
그래서 더 이상했다.
그런 아빠가, 결국 허락했다는 게.
아마도 그건 삼촌이었기 때문이겠지.
세상 누구보다도 믿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나를 맡겨도 괜찮은 사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던 아빠의 목소리는 여전히 조심스럽고, 여전히 단단했지만 그 안에는 분명 놓아주는 마음이 조금 담겨 있었다.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조금 많이 술을 마셨다.
세 잔.
내 기준에서는 충분히 많은 양이었다.
몸이 뜨거워지고, 이상하게 용기가 생겼다.
그리고 갑자기 모든 게 슬퍼졌다.
고기도, 젓가락도,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전부 슬퍼 보였다.
그러다 또, 이유 없이 행복해졌다.
웃고, 떠들고, 혼자서 티비를 보며 깔깔 웃었다.
밖에서는 삼촌들이 담배를 피우고,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가만히 생각했다.
아, 나는 삼촌들 사이에서는 조금은 괜찮아지는구나.
그날 밤은 특별한 일이 있었던 날은 아니었다.
그냥, 내가 조금 덜 불안했고 조금 더 웃었고 조금 더 살아있던 날이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를 붙잡고 있다는 걸 확실히 느낀 날이었다.

"삼촌.. 나 비 맞고 한 바퀴만 돌다 와도 돼?"
"안돼!!"

모두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대답했다.

곰 나온다, 멧돼지가 물고 간다 등등 나를 겁을 주기 시작했다. 내가 초딩인줄 아나...
그 많던 술이 동이 났다. 사러 갈 사람은 없고, 운전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었다. 그렇게 술자리가 끝이 났다.


그날 밤은, 이상하게도 낮보다 더 길게 느껴졌다.
삼촌은 아무렇지 않게 이부자리를 깔아주고, 에어컨을 틀어놓고는
나더러 들어가 자라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방에 들어갔지만, 몸만 누웠을 뿐 마음은 조금도 눕지 못했다. 아까까지는 참 좋았던 빗소리가 왜 그때는 그렇게 무섭게 들렸을까. 창밖에서 쏟아지는 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어둠은 점점 더 짙어지고, 방 안에는 나 혼자 남겨진 것 같았다. 괜히 이불을 더 끌어당겼다가, 숨이 답답해 다시 내리고, 결국 나는 버티지 못하고 베개를 안고 방을 나왔다.
거실에는 여전히 삼촌들이 있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삼촌 옆에 가서 누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품으로 파고들었다.

“왜…”

잠에 취한 목소리.

“혼자 자기 무서워…”

말하고 나서야 조금 민망해졌지만, 그래도 거짓말은 아니었다.

“문 열어놓고 자.”
“무서워… 뭔가 나올 것 같아…”

끝까지 버티듯 말하자 삼촌이 결국 일어났다.

“일어나.”

짧은 한마디. 나는 아무 말 없이 따라 들어갔다.
이미 깔려 있는 이불 위에 삼촌이 먼저 몸을 눕혔고, 옆을 가볍게 두드렸다. 누우라는 뜻이었다.
나는 등을 돌리고 누웠다.
마주 보는 건 어쩐지 더 어색할 것 같아서. 그러자 삼촌이 팔을 내 목 밑으로 넣어 자연스럽게 팔베개를 해주었다.
익숙한 동작이었다.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그런..

“베개 나주고, 이제 자.”
“응… 잘 자.”

삼촌이 잠옷 안으로 배를 쓰다듬었다가 멈췄다. 어렸을 때는 마냥 좋았고 편했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이었으므로. 말랑말랑한 뱃살이 신경 쓰인다는 말이 아니다. 배에 있던 손이 조금만 올라가도 혹은 조금만 내려가도 조금 민망할 수 있기에 말이다.
짧은 인사. 그걸로 끝이어야 했는데,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삼촌의 숨소리가 뒤에서 일정하게 들려왔다.
그 소리는 안정감이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잠을 더 멀어지게 만드는 소리이기도 했다. 나는 결국 몸을 돌렸다.

“삼촌… 자?”
“또 왜…”
“나… 책 읽고 잘래…”

말을 꺼내놓고도 스스로 웃음이 났다. 지금 이 상황에서 책이라니.
삼촌은 한숨처럼 말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더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조용히 덧붙였다.

“걱정 안 해도 돼. 안 만져”

그 말이 왜인지 모르게 마음에 남았다.

"그거 때문에 안 자는 거 아니야"
"이렇게 심장이 빨리 뛰는데??"

삼촌이 배에서 손을 빼 잠옷 위, 왼쪽가슴 위에 올렸다.
그리고 다시 내 배에 손을 넣었다.
나는 다시 등을 돌려 누웠다.
조금 전보다 덜 무서웠고, 조금 전보다 조금 더 편안했다.
그날 밤은 깊이 잠들었던 밤은 아니었다.
하지만, 완전히 혼자는 아니었던 밤이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