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어라, 사랑한 적 없었던 것처럼...
당신은 나를 버렸지만, 완전히 떠나지는 못했어요.
사랑이 비겁한가요. 비겁한 게 사랑인가요.
나는 늘 알고 있었습니다.
감정을 숨기는 법, 사람의 표정을 읽는 법, 언제 웃어야 하고, 언제 물러서야 하는지까지. 꽤 정확하게 배워온 사람입니다. 아니, 학습되어 왔다고 보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사회적 불안장애의 성공한 케이스이니깐요.
그런데, 당신 앞에서는 그 모든 것들이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배운 대로 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당신이었으니까요.
당신은 단 한 번도 내 예상대로 움직여준 적이 없었습니다.
그 묘한 여유, 흔들림 없는 눈빛.
내가 본 당신은요, 현실을 잘 아는 사람, 침착하고, 책임감이 단단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감정에 흔들리는 나는 당신에게 부담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당신의 시선 앞에 서 있으면 나는 마치, 아직 아무것도 가져보지 못한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모든 것이 안정되어 있던 나의 세계가 그 순간만큼은 한 번도 발 들여보지 못한 다른 세계와 마주한 것처럼 흔들렸습니다. 당신은, 세상의 잔혹함 속에 갇혀 있던 나를 그 밖으로 끌어낸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당신을 구원자라 믿었습니다.
내가 서본 적 없는 세상에 나도 설 수 있을 거라, 당신 옆이라면 가능할 거라고...
그렇게 허황된 꿈이 자라났습니다.
당신의 옆자리에 나란히 서고 싶어졌습니다.
비록 그것이 부질없는 허상일지라도.
당신을 사랑하기로 한 그 시작만큼은 참으로 찬란했습니다.
당신을 향한 마음은 나를 조금씩 밝은 곳으로 끌어냈고, 내 글은 점점 더 솔직해졌으며, 현실을 닮아갔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성공과 명예까지 함께 따라왔습니다.
어느새 당신은 내 글 속에 스며든 뮤즈가 되어 있었고, 나는 당신을 쓰며 세상이 좋아하는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 덕에 내 삶은 점점 더 채워지고 있습니다.
이 정도라면_ 사랑, 해볼 만한 거 아닐까요.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요.
그래서 문득, 생각해 봤습니다.
당신의 눈에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당신은 나를 엉뚱하고, 보호해주고 싶고, 손이 많이 가지만 결코 어리숙하지는 않은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이, 이상하게도 오래 남습니다.
나는 분명 숨기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언제, 어디서 다 들켜버린 걸까요. 당신은 어떻게 내 안을 그렇게까지 읽어낸 걸까요. 당신의 현실적인 눈에 감정적인 나는 분명 당황스러운 존재였을 겁니다.
좋아하고 있다는 마음, 동경하고 있다는 감정—
부담이 될까 봐 애써 숨겼지만, 가끔은 나도 모르게 흘러나왔고
그럴 때마다 당신은 “미안하다”는 말로 조용히 선을 그었습니다.
해준 게 없다고, 말끝을 흐리던 당신.
그때마다 나는, 조금씩 알면서도 모른 척을 했습니다.
혹시… 내가 당신에게 너무 큰 부담이었던 걸까요.
그래서, 당신은 나를 조금은 멀리하게 된 걸까요.
나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을 향해 흐르는 이 마음을, 어떻게 멈춰야 하는지.
분명 끝내야 한다고, 여기서 돌아서야 한다고, 수없이 되뇌어도 마음은 자꾸만 당신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마치 방향을 잃은 것처럼, 아니_ 처음부터 당신만을 향하도록 정해져 있던 것처럼. 그래서 나는, 당신을 다른 사람으로 덮어보려 했습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된다는 말에 기대어, 조금은 쉬운 길을 택해보려 했습니다.
어쩌면 노력하지 않아도 그 사람을 내 옆에 둘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무섭습니다.
그 사람 곁에 있어도 내 마음이 여전히 당신에게로만 흐른다면, 나는 또 한 번 누군가를 속이는 사람이 될 테니까요.
나는 덜 아프고 싶어서 다른 사람을 붙잡으려 했지만, 그건 결국
누군가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더 이상 쉽게 다가갈 수도, 그렇다고 완전히 물러설 수도 없습니다. 처음엔, 그저 잠시 기대려던 마음이었는데 어느새 너무 많은 것들이 얽혀버렸습니다. 사소한 배려들이 쌓이고,
별 뜻 없던 호의들이 깊어지면서 너무 가까운 거리에 서 버렸습니다. 이제는 편하지도,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게 돌아설 수도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나는 아직도 당신을 향해 있는데, 다른 한 사람 앞에서 서 있는 이 마음이 참으로 서툴고, 미안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그 어디에도 온전히 닿지 못한 채, 그저 당신과 나 사이 어딘가에 서 있습니다.


#그리움은 그리움으로 남아야 아름답다네요..
당신과의 기억을 아무리 지우려 한들 역부족입니다. 그리움 앞에 무력해지는 나를 어찌 달래야 하나요..
현실을 이길 배포조차 없으면서 왜 이토록 당신에게 가고 싶어 할까요. 그저 인연이 아니었다 치부해 버리기엔 내 사랑은 너무 깊고요, 당신을 몹시도 애정하고 있어요.
'구하라 구할 것이요, 찾아라 찾을 것이요, 두드려라 열릴 것이니'
기독교 신앙서 중, 가장 오래된 법전 성경구절에 기록되어 있는 말씀이에요. 당신이 알다시피 나는 기독교인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불교인도, 가톨릭 신자도 아니고요.. 그저 종교책을 많이 읽은.. 그냥 책순이일뿐입니다. 쓸데없이 책만 많이 읽었더랬죠. 후회해요. 지난날을.. 그 시간에 연애나 실컷 해볼걸.
구하라, 구할 것이요.
그래서 나는 당신을 원했습니다.
찾아라, 찾을 것이요.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결국 당신을 찾아내고 말았습니다.
두드려라, 열릴 것이니—
그래서 나는, 당신의 마음 앞에 오래 서 있었습니다.
아주 조심스럽게, 들키지 않을 만큼만 두드리면서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두드린 건 당신의 마음이 아니라 닫혀 있는 나의 기대였던 걸까요.
나는 분명 당신을 향해 가고 있다고 믿었는데, 왜인지 더 가까워질수록 당신은 더 멀어지는 사람 같았습니다.
구하면 얻을 수 있다던 말도, 찾으면 결국 닿는다던 말도, 두드리면 열릴 거라던 그 약속도_ 당신 앞에서는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당신을 구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당신을 찾고 있고, 아직도 그 마음 앞에 서서 조용히 두드리고 있습니다. 열리지 않을 걸 알면서도.
어쩌면 이건 사랑이라기보다 집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마음일지도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도 멈추지 못하는 이 마음까지.
나는 결국,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포기하지 못하니까요.
당신은 어디에 계신가요..
질문이 잘못되어서 마주치지 못한 것일까요.
당신의 점심시간은 언제인가요.
혹시.. 벌써 포기하신 건가요?
오전 일정을 마치고 미친 듯이 집으로 갔었습니다.
한참을 옷장 앞에서 고민했고요.. 목티를 입을지, 파스를 붙일지, 스카프를 두를지..
결국 손수건을 손에 쥐고 당신의 맞은편을 수없이 왔다 갔다 반복했어요. 멀리 있는 당신을 보지 못할까 봐 안경까지 끼고 말입니다. 그러나 눈을 씻고 찾아봐도 당신과 닮은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었어요. 꽃가루가 날려서 안 나오시려나, 어디가 아프신가, 고담새 마음이 바뀌어 막살하신 건가 하면서 몇 번을 왔다 갔다 했는지 몰라요. 빌어먹을, 썅.
당신은 그냥 배뚱뚱이 얼룩말 하세요!!!!!
내가 배가 몹시도 고플 때, 내 배를 채울 수 있도록요.
디룩디룩 찌세요. 배불리 양껏 잡아먹겠습니다.

사랑을 해본 적이 없으니,
누군가와 진짜 이별을 해본 적도 없고,
사랑이 끝난 뒤에 어떻게 무너지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당신을 쓰는 일을 그만둬야 하나 생각도 해봅니다.
쓰지 않으면 당신은 더 이상 내게 사랑이 아니거든요.
내 글에서만 당신은 사랑이에요.
글 속에만 존재하는 사랑.
소설 속에서만 가능한 내 사랑은 오늘도 어김없이
슬픈 끝맺음으로 엔딩.
굿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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