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오시라,
내게 오시라.
버리고 가신 자리에 여전히
내 숨과 마음이 남아있음을
어찌 모르시고 가셨습니까.
돌아오시라,
부디 내게 돌아와주시라.
당신이 떠난 후로
나는 그날에 머물러 있습니다.
원망도, 원죄도, 다 제 몫으로 품고
당신만을 기다립니다.
돌아오시라,
부디 한 번만 돌아봐주시라.
사랑이라 부르지 않아도 좋으니,
미안하다 하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내 앞에 모습을 보이시라.
나는
당신을 잃은 사람이 아니라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으로
그 자리에 있습니다.
#설명이 굳이 필요한가요.
사무실 커튼 사이로 햇살이 기울던 오후,
당신과 나는 함께였습니다.
그 순간,
말 보다 행동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나의 마음과
설명할 수 있는 당신 마음이
가만히 서로를 묶었습니다.
시간은 일순간 멈췄고,
세상도 잠시 조용히 가라앉았습니다.
미지근한 손끝이 내게 닿는 순간,
나의 모든 불안이 녹아내렸습니다.
당신의 존재만으로
내 세상이 조금은 안온해졌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마음이 있고,
장황한 설명보다 조용한 시선 하나가 더 많은 걸
말할 때가 있습니다.
내 사랑은 입술이 아닌,
침묵 속에서 당신을 향해 흘렀습니다.
#당신의 부재를... 온전히 버텨내고 싶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네요.
의자 비스듬히 앉아, 짧아진 머리를 늘어뜨리곤 터질 듯한 핏대에만 매달립니다. 천박한 물소리는 다급해지고, 숨이 막힐 듯한 어둠은 아득해집니다. 겨우 숨 쉬는 입술 사이로 당신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타들어가는 건, 마음일까요. 몸일까요.
타들어가는 전율이 아랫배까지 도달하여 잔뜩 젖은 강을 이룹니다. 나는 그 강에 휩쓸려 당신에게 도달하기를 바랍니다.
#그럼에도 나 당신 사랑 안 해요.
다시는, 두 번 다시는 사랑을 사랑이라 말하지 않겠어요.
그럴 거예요. 두 번 다시는...
그렇다고 해서 당신을 사랑하는 건 아녜요.
나는 지금 이별 중이고요, 당신에게서 멀어지는 중입니다.
당신 없는 나의 일상에 익숙해지나 싶던 찰나, 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버렸습니다. 당신께 결코 전해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 그 정도라 생각하면 될 듯해요.
꽤 오래 고민해야 했어요. 전해지지 못한 것들이 제 주인을 찾아가면 미련은 사라질까 하고요... 아닌 걸 알지만, 그냥 당신께 갈 핑계를 만드는 내가 참 지긋지긋하게 싫었어요. 화가 머리끝까지 났어요. 전해지지 못한 것들을 챙겨 문을 박차고 나왔었어요. 그때였어요. 비도 아닌, 그렇다고 눈도 아닌 진눈깨비가 내 머리와 잠바에 살포시 떨어지는 광경을 보고 눈물이 터져버렸어요. 진눈깨비가 나를 보듬어 주는 듯했거든요. 위로해 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응원해 주는 것 같기도 해서요..
그런데 전해주고 나서도 문제였어요.. 연락을 하기도, 그렇다고 퇴근할 때까지 저대로 두어도 될까 하면서요...
그런 고민들로 나는 빠르게 풀이죽고 말았어요. 더 이상 한 발자국도 떨어지지 않을 내 두 다리를 어르고 달래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그런데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진 않아요...
사랑 없이 사랑을 말하지 않을 거예요.
나 당신 사랑하는 거 아녜요.
단지 질척임일 뿐이에요.
단지, 그거뿐이에요.
진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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