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말할 것 없이, 진짜 좋아했어요.
잘 지내신가요.
당신은 떠났지만 시간은 매일 똑같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요.. 나는 여전히 당신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지내요. 그래도 걱정은 말아요. 당신을 마냥 좋아하던 몽글거리던 그런 애틋함은 아녜요. 내가 왜 당신에게 이토록 끌렸던 건지, 왜 당신을 속절없이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건지, 좋아하는 마음을 내려놓은 감정으로 골몰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난 원래 겁도 많고, 경계심도 심하고, 매사 조심스러운 편이거든요. 그리고 사람에 대한 의심도 꽤 많고요..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동경하고 좋아했다니.. 참, 웃겨요.
당신은 내 인생에 가장 맨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칠 때 만났었어요. 다시 말해, 내가 가장 보잘것없던 시기라는 말이죠. 당신은 어느 누구에게 배려하고 친절했을 테지만 나는 그 다정함이 참 따뜻했어요. 조금이라도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아등바등하다가 겨우 손끝이 닿을락 말락 하는 순간까지 당신은 항상 내게 친절했어요. 밑바닥에서 높은 곳까지 올라온 나의 모습을 당신이 전부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 덕분에 나는 빠르게 높은 곳까지 올랐고, 돈이 인생에 전부는 아니지만 굉장히 빠른 시일 내에 꿈에 그리던 봉급을 매달 받게 되었어요. 그러니 당신을 믿지 않으면 내게 믿을 것이 아무것도 없게 되었지요. 처음에, 서로 주고받는 것이라곤 공적인 대화가 전부였지만 당신의 눈빛이 나를 안심하게 했고요, 내일을 희망하도록 돕곤 했어요. 내게 당신은 한줄기 따뜻한 빛이었고, 구원이었어요. 내가 당신을 참으로 많이 동경했었어요. 나도 당신처럼 되고 싶었거든요. 당신처럼 멋진 어른이 되고 싶었어요. 뭐... 당신이 못생겼으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수도 있어요. 사실, 당신은 꽤 잘생겼으니까요.
당신을 동경하자, 좋은 일들이 한꺼번에 몰아닥쳤어요. 그 효과는 대단했어요. 누군가를 동경하고 좋아하니 많은 행복이 생기더라고요. 건강해졌고, 살도 빠졌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의욕도 생겼고... 그러던 찰나, 당신과 함께라면 행복을 그릴 수 있을듯한 자신감이 솟구쳤던 거 같아요. 가령, 세상 모든 반대를 무릅쓰고서라도 기필코 당신과 내가 사랑을 하겠다, 사회적으로 성공하면 당신을 데려오겠다와 같은 터무니없는 망상들이죠..
난 참으로 쓸데없는 걱정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하는 편인데, 어째서 '당신과 함께'라면 뭐든 두렵지 않았을까요..
매일 당신을 좋아하면서 앞서 나가는 몹쓸 걱정들과 불안도 전혀 무섭지 않았다니까요..^^ 당신은 이토록 내 삶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어요. 그러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어요. 불을 켜지 않아도 무섭지 않게 되었고요, 혼자 잘 수 있게 되었고요, 구멍에 대한 공포증도 굉장히 줄어들었고요, 밤에 잠시 나갈 수도 있게 되었어요. 이것 말고도 많은 것들이 좋아졌어요. 당신은 내게 무언가 한 것이 없지만.. 모두 내가 당신을 좋아하면서 생긴 변화들이에요. 늘 함께였으니까요.. 항상 나와 함께 있었거든요.. 당신은 나와 쭈욱 함께였어요. 간혹... 아니, 가끔, 당신한테 나를 모조리 보여줘도 될듯한 기분에 휩싸이기도 했어요. 왠지 당신은 몽땅 알고 나서도 함부로 나를 판단하거나 나무라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들었거든요.
당신을 떠올리면, 온 사방의 공기가 달달해지는 것 같았어요. 바람이 몹시도 부드러워지고, 움직임 마저 상냥해졌지요. 내 몫의 간식을 눈앞에서 빼앗겨도 인상을 찌푸리지 않았고요^^ 눈앞에서 버스를 놓쳐도 괜찮았어요. 모든 일에 온통 너그러워졌어요.. 오직, 당신을 보러 가고픈 마음만 요동쳤어요.
돌이켜보면 내가 당신에게 끌렸던 건, 불가항력이었을지도 몰라요. 그렇지 않고서야 달리 설명할 길이 없으니까요..

내 사랑, 당신에게 전부 주고 싶었어요.
날씨가 꽤나 추워요. 당신이 감기라도 걸렸을까 하는 걱정이 온몸을 휩쓸고 지나가요. 패딩 안에 넣은 손끝은 무척이나 차갑고요, 시린 입김을 비집고 나온 이름은 여전히 당신이에요. 이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겠죠..
공적으로 갈 수도 없을 테고요.. 그러면서 나는 주야장천 그 시각, 그 장소에서 당신을 보고 있어요.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내렸으면 좋겠어요. 당신의 창밖으로 온통 하얀 세상이 펼쳐질 때 나를 보실 수 있게 말이에요.
며칠 전 날씨가 꽤 포근한 날이었어요. 나는 어김없이 당신이 나를 볼 수 있는 곳에서 한참을 서성거렸어요. 안 하던 스트레칭도 해보고요, 국민체조도 오랜만에 해봤어요^^
걱정은 말아요.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많이 죽였으니깐요. 조금은 가라앉은 마음으로 당신을 잊고자 무척 애쓰는 중이거든요.
너무 사랑해서, 헤어졌어요.
나는 모두지 이해할 수도, 공감할 수 없는 문장이에요. 사랑타령하는 작가이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스토리의 일부라 생각했지요. 저 문장은 핑계인 듯 보였거든요.. 사랑하는데 어떻게 이별할 수 있냐고. 그건 마음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여겼어요. 하지만, 지금은 알아요. 당신을 잃고서야 알았어요. 그래서는 안되었어요.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어요. 당신을 너무 사랑해서 당신을 잃었으니까요..
당신에 대한 이 감정은 많은 시간이 흐른다 해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요. 나는 당신이 웃는 모습을 보는 일이 즐겁고요, 그게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가 되어감으로 부정하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당신을 웃게 만들고 싶었어요. 나는 단지, 당신의 옆에서 잠시 머물다 훗날 나를 그리워하셨으면 했어요. 이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 당신한테 나만이 작은 선물이 되기를 소망하면서요...
찬바람이 거세게 불어요.
매서운 칼바람에 나는 다짐을 굳게 합니다.
그래, 앞으로는 내가 당신을 좋아하나 봐라. 어림없어!!
하지만, 곧장 툭 건드려진 작은 파도 한 번에 마냥 와르르 무너져버립니다.
그래도 걱정은 말아요.
사랑은 아닐 테니까요. 미련이겠지요.
모쪼록 감기 조심하시고, 안온하시기를 소망합니다.
설사, 사랑이라 해도 게의치 마세요.
내 글에 모두 과거형이잖아요. 이렇게 묻어가겠습니다.
묻고 묻어서 묻힐 인연으로 만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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