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은 아름답고, 곱다.
그래서 우리는 무언가 예쁘고 아름다울 때 종종 꽃에 비유한다.
젊음과 청춘을 '꽃다운 나이'라 하고, 무언가를 발전시키거나 번영하게 하는 '꽃 피우다', 환하고 즐겁게 웃는 '웃음꽃', 밤하늘에 '불꽃', 시린 겨울 온 천지가 꽁꽁 얼어붙을 때 피어나는 '눈꽃'까지..
꽃은 감성이자 로망이고, 낭만 그 자체다.
추운 겨울에도 꽃은 피더라...
겨울, 꽃, 당신
다리를 건너면서 얼마나 몸을 떨었는지 모릅니다.
이 날씨, 돌 틈을 비집고 자라고 있는 잡초와 풀들이
창가로 넘어온 바람 한 줌까지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추운 겨울을 지나 꽃피는 봄이 오면
그대 다시 내게 오시려나요.
같은 이름, 다른 겨울, 낭만
새해를 맞아, 이웃집에 초대를 받았다.
남편의 손에는 딸기와 와인이, 내 손에는 아이들을 양손에 잡고 이웃집으로 향했다. 초대받은 시간 내내 즐거웠고, 연신 행복했다. 어느 누구도 구김하나 없이.. 그 속에서 나도 입꼬리를 잔뜩 끌어올려, 하이볼만 내리 마셨다.
이웃과는 더욱더 가까워졌고, 아이들은 더 친해졌으며 나는 조금 불편했다. 그의 가게 홍보에 내가 돕겠다 말한 적 없었지만, 내가 도와주기로 되어버렸다.
며칠 뒤,
"괜히 번거롭게 해 드려... 미안해요"
"아니에요^^ 내가 도움이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볼게요"
나는 양손을 불끈 쥐고 그에게 힘 있게 말했고, 그는 조소했다.
"풉 ㅋㅋㅋ 어디 반장 선거라도 나가십니까??"
"치ㅡㅡ"
그의 차에 올라타, 그가 사장(?)이라는 회사로 향했다.
"오늘 회사 가죠?"
"네, 잠시 들려야 해서요. 왜요?"
"회사 가는 날과 안나는 날 차이가 너무 심해서요 ㅋㅋㅋ"
"ㅡㅡ 회사에 생얼로 갈 순 없잖아요..."
"누가 뭐래요??^^"
"나빠"
그의 직원들에게 나를 가게 홍보해 줄 사람이라 소개했고, 동시에 이웃이라고도 소개했다.
"엇! 핫초코미떼! 맞으시죠??"
"네^^;;; 맞아요"
"사장님 썸녀인 줄 알았더니... 이웃이었네 ㅋㅋ"
직원이 4명 있었고, 그들은 모두 내게 구면이었다. 그러나 눈인사 말고는 하지 않았었기에.. 그들은 나를 핫초코미떼로 기억하고 있었다. 두 번 봤었는데, 두 번 다 그가 내게 핫초코미떼를 타서 들고 왔기 때문인 듯했다.
"에이, 사장님 스타일은 아니지~~~"
"그건 그래ㅎㅎㅎ"
"내 스타일이 따로 있나??"
"후덕하고 누나 같은??ㅋㅋㅋㅋㅋ"
"에?? 그런 사람 좋아해요??^^"
나는 웃었고, 그들도 웃었다.
"이쪽 불과 전에 엄청 뚱뚱했고, 나보다 나이 많아"
"어??"
"오????"
"그럼 뭐야? 사장님 스타일은 맞는 거네??ㅋㅋㅋㅋ"
"나 그렇게 막 엄청 뚱뚱하진 않았고요, 그쪽보다 나이가 많이 많은 건 아닌데????"
"혹시 나이가....??"
"서른여덟이에요^^"
"아니 아니. 서른아홉, 아홉이야"
"해 바뀐 지 얼마 안돼서 착각했어요!!!! 88년생이에요^^"
거기에서 내가 제일 나이가 많은 자였다. 짧은 인사를 마치고, 나는 연신 동영상과 사진을 폰으로 담아내고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손바닥을 허공이 차례로 올려 파이팅을 외치는 영상으로 마무리했다.
"다 끝났어요! 글은 내가 기획해서 쓸게요. 나중에 보시고 수정해서 사용하게끔 해놓을게요. 사진과 영상은 편집해서 드릴 거고요"
"감사해요! 식사하고 가요. 어차피 내 차로 가야 되잖아요?"
나는 그의 직원들과 함께 생선구이 식당으로 향했다.
"안불편하겠어요?"
"ㅡㅡ 그건 미리 물어봐야 되는 거 아니었어요??"
"미안해요^^;; 말해놓고 아차 했어요 ㅠㅠ"
"괜찮아요~ 그쪽이 사요"
"당연하죠. 홍보영상도 만들어주시는데.. 오늘 마음껏 먹어요!!"
"그럼 비싼 걸로 사야 되는 거 아닌가...?"
"제 밑에 딸린 식구가 많습니다ㅠㅠㅠㅠ"
"^^"
그렇게 무해한 농담들이 난무했고, 그와 나는 웃었다.
인원이 6명이기에 4인 테이블을 2개 써야 했다. 먼저 도착한 직원이 한 테이블을 꽉 채웠고, 우리는 그 바로 옆 테이블을 붙여 마주 보고 앉았다. 4인 테이블에 남자 셋과 여자 한 명은 조금 좁아 보였고, 그중에 가장 말이 많은 직원이 수저와 물수건을 들고 내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는 여유롭게 밥 먹을란다"
마주 보고 앉은 그는 내게 눈썹을 추켜 올려 괜찮냐고 묻는 듯했고, 나는 작게 긍정을 표했다.
"이모, 정식 4개 4개 주이소~~"
"누가 더 올끼면 좀 있다 구울까?"
"지금 해주이소. 다왔어예~~"
표준어만 쓴다는 그는 사투리가 아주 자연스러웠고, 친근감 마저 들었다. 그리고 웃겼다. 낯설기도 하고...
그는 수저를 조용히 내게 내밀었고, 나는 가만히 그의 수저를 받으며 직원들과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 평소 볼 수 없는 모습... 완전 적응 안 됨"
여자직원은 야유했고, 다른 직원들도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아니, 평소 어떤 모습이길래 그래요???^^ 뉴스에서 나오는 막무가내 횡포를 일삼는 악덕 사장은 아닌 거죠?"
"완전 정확하십니다"
그들은 '완전'이라는 말을 자주 썼고, 나는 '너무', '몹시'를 자주 썼다. 아마 그들은 젊었고, 나는 늙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말을 되게 예쁘게 하시는데, 사투리가 영 거슬리네요..."
"저 사투리 씁니까..?"
"ㅋㅋㅋㅋㅋ 네 씁.니.다"
여전히 돈을 들여 교정 중이나 내 입에선 투박한 사투리와 억양이 나오고 있었다. 이제 그러려니 해야 하나 보다 싶다.
정식이 나왔다. 기름에 갓 구운 생선의 고소함과 밑반찬들이 정갈하게 수놓아졌다.
"맛있게 드세요"
"네^^ 잘 먹겠습니다^^"
숟가락에 밥을 한껏 올려 먹는 나를 쳐다보는 시선을 느꼈고, 서툰 젓가락질로 생선을 바르는 손에 자꾸 시선이 쏠렸다.
"젓가락질이 좀 서툴러요^^;;"
"...."
"그것만 이상한 게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 공깃밥 한 그릇이 몇 숟가락으로 끝나는 게..."
"제가 또 많이 먹기도 하거든요^^"
익숙했다. 나와 식사를 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하는 말이기에 게의치 않았다. 그리고 적게 먹고 조금 먹는 것보다, 많이 잘 먹는 편을 훨씬 좋아하는 듯했다.
내 왼쪽에 직원이 있었기에 오른손으로만 젓가락질을 했고, 왼손잡이인 나는 손가락에 쥐가 날 지경이었다. 서툰 젓가락질에 생선 가시까지 발라야 하니 말이다. 그런 나를 위해 그는 조용히 생선을 발라 내 밥 위에 생선들을 올려주었고, 나는 작게 감사합니다^^ 하고 웃었다. 문득, 누군가 떠올랐고, 나는 잠시 누군가를 떠올리느라 생각에 잠겼다.
"가시 있냐고요.. 있으면 뱉어요"
"아... 아니에요.. 가시 없어요^^"
"별로예요?"
"아뇨^^ 맛있어요. 나 한 그릇 더 먹어도 돼요? 배가 고픈 게 아니라, 생선이 좀 짜서..."
"풉 ㅋㅋㅋ 이모 공깃밥 2개 더 주이소"
다들 식사가 마무리되고 있었고, 나는 그가 올려준 생선 덕분에 숟가락만 연신 움직여 밥과 함께 먹었다.
"사장님이 연상이 아니라, 이쪽이 연상인 거죠?"
생선가시를 발라 공깃밥 뚜껑과 밥 위에 연신 올려주는 그의 행동에 내 옆에 있던 직원이 비꼬듯 물었고, 나는 민망하듯 웃었다.
"우리 사장님 이렇게 다정한지 여태 몰랐네"
직원들은 그를 놀렸고, 그는 원래 다정했다며 여태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랬다며 능청을 떨었다. 그렇게 느린 식사를 끝냈다. 옆에 카페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 해서 가기로 했다. 음료는 내가 산다고 했고, 나는 페퍼민트를 주문했다. 그리고 화장실에 다녀온다 했다.
"괜찮겠어요?"
"응. 볼일 볼게 아니라, 양치를 해야겠어요. 입이 찝찝해서..."
"다녀와요^^"
다른 이가 듣지 못하게 작게 물어보는 그가 귀여웠다.
주문한 음료가 나왔고 그의 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그의 차에 올랐다.
배도 부르고, 차 안은 따뜻하고, 등과 엉덩이도 열선으로 따뜻했다. 나른했다. 식곤증인가 보다 생각하던 찰나 나는 꾸벅꾸벅 졸았다.
"회사로 바로 갈까요?"
"아.. 네.. 나 졸았죠?ㅠㅠ 미안해요"
"졸지 않고, 잤어요^^"
"미안해요. 조수석에서 조는 건 민폐라던데.. ㅠㅠ"
"누가 그래요? 조수석에서 자면 민폐라고?"
"내가 자면 운전자도 따라 졸리니깐요ㅠㅠ"
"아닌데? 난 좋던데요?"
"뭐가 좋아요?"
"차는 내 공간이잖아요? 내 공간에서 곤~~ 히 자고 있는 모습이요"
"아....."
"코도 골던데요?"
"거짓말. 나 코 안 골아요"
"블랙박스 돌려볼까요??"
"진짜요??? 나 코까지 골았어요??ㅠㅠㅠ"
"아녜요ㅎㅎㅎ 밤에 안 자고 뭐해요? 요새 맨날 병든 닭 같이 졸고, 멍 때리고...."
"^^;;; 추워서 그런가 봐요 ㅋㅋㅋㅋ"
그는 전보다 편했고, 편한 만큼 본래의 모습이 막 그 앞에서 나온다. 원래 나는 차만 타면 잠이 온다. 그러나 긴장과 불안 속에서 자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남편이 차에서 자는 걸 극도로 싫어하기도 하고..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 특징이라는 짧은 영상을 봤는데요. 딱 그쪽이더라고요??"
"내가 나왔다고요??"
"아뇨! 역시 공주병이라니까"
"이 씨....ㅡㅡ"
"덜렁대는 여자, 잘 먹는 여자, 게임 잘하는 여자, 승부욕 강한 여자, 잘 웃고 잘 우는 여자, 본업에 집중하는 여자, 말 예쁘게 하는 여자, 사투리 쓰는 여자, 그게 매력인지 모르는 여자"
"그게 나라고요?"
"네. 딱 그쪽인데요?"
"아니. 나 덜렁대지 않고요, 난 내가 매력 있는 거 알아요 ㅋㅋㅋ"
"공주병 맞다니깐... 전부 해당이에요. 내가 살면서 그쪽만큼 덜렁대는 여자는 처음 봐요"
"무슨 소리예요. 나 조신하고 참하고 그래요... 내성적이고요"
"절대 아니에요. 길거리에서 개다리 춤추고 짱구 춤추는 사람이 어딜 봐서 내성적이라는 거예요"
"........."
"맞죠?"
"그건 얘들이랑 같이 기분 좋아서 신났을..."
"내가 봤을 땐 조신은 어울리지 않아요"
"아니!! 내가 조신하다는 데 뭐가 자꾸 아니래요!!"
"그럼 조신하다 칩시다! 됐죠? 은근 손이 많이 가는 타입이에요"
"......"
누군가가 떠올라버렸다. 내가 보는 나의 모습과 남이 보는 나의 모습이 다른 건가.. 덜렁대지 않는다 생각했다. 불안과 긴장도가 높아 가끔 삐걱거리긴 해도... 그와 주고받는 말에 누군가 기어코 떠올라버렸다. 금세 나는 풀이 죽었고, 슬픔이 피어났다.
"또...."
"....."
"설마 갱년기예요?"
"아니라고요!!!!"
"와.. 깜짝이야. 갱년기 맞네 맞아. 엄마도 그랬어요"
"아니라고요 아직 갱년기는 아니란 말이에요ㅠㅠ"
"왜 왜 또 울라고 그래요ㅠㅠ 농담이에요"
"왜 자꾸 놀려요ㅠㅠ 안 그래도 슬픈데 ㅠㅠ"
"귀여워서요. 그쪽은 사흘이 멀다 하고 슬픈 이유가 대체 뭔데요?"
"말했잖아요. 소설 쓸 때 가끔 이렇다고요.."
"그럼 슬픈 소설을 쓰지 마요"
그의 말이 정답일지 모른다. 슬픔을 놓지 못하는 건, 내가 슬픔을 붙잡고 있는 탓일지도..
"담배는 언제 가르쳐줄 거예요?"
"진짜 배울라고요?"
"뭐 하러 배워요. 몸에 좋지도 않은데.. 그냥 피우고 싶을 때 내가 대신 피울게요. 대리만족 해요"
"나도 담배 피우고 싶어요"
"왜요?"
"내뿜는 연기 속에서 왠지 글을 잘 쓸 수 있을 거 같아서요. 낭만적이잖아요. 몽환적이고"
"영화가 사람을 다 망친다니깐.. 그거 다 연출이에요. 무슨 영화 보고 그런 생각한 거예요?"
"화양연화 홍콩영화요"
"네?? 무슨 영화라고요?"
"화. 양. 연. 화"
"또 엄청 오래된 영환가 보네"
"2000년에 개봉한 영화예요. 옛날 영화 아니에요"
"26년 전 영화면 옛날 영화예요"
"무슨 영화인데요? 재미있어요?"
"학생 때 봤을 땐 재미도 없고, 감독이 뭘 말하고 싶은지 몰랐는데 최근에 다시 봤는데 좋았어요. 화양연화 뜻이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 그러니깐 청춘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인데요..
짧게 줄거리를 말하자면... 두 부부가 나오는데요. 이 두 부부가 한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남자주인공의 아내는 호텔에서 일해서 집을 자주 비우고, 여자주인공의 남편은 출장이 잦아 집을 자주 비워요. 그러면서 두 주인공은 동네, 집, 가게, 음식점에서 자주 부딪히고 그러면서 가까워지죠. 그런데 어느 날, 여주가 아내와 같은 가방을 들고 다니고, 남주가 남편과 같은 넥타이를 매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자신들의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그렇게 그들은 서로 배우자의 외도를 위로하며 서로 가까워져요. 결국 두 주인공은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돼요. 그런데 그들은 사랑임을 정확히 아는데도 절제만 하다 끝이 나요. 시작도 못하고.. 그 애틋함만 중점적으로 다룬 영화예요. 그리고 결국 헤어져요. 사랑임이 분명하지만 사랑을 말하지 않는 것으로 사랑을 했어요"
"왜요?"
"뭐가 '왜요'에요?"
"왜 두 주인공은 시작을 안 한 거죠?"
"그건 당연히 도덕적 이유에서죠"
"영화 망했죠....?"
"아뇨 ㅋㅋㅋㅋㅋㅋ 스토리보단 감정을 풀어내는 방식을 초점을 두는 영화예요. 시대 배경상 색감도 예쁘고, 낭만적인 장면들이 많아요. 주인공들이 비를 몽땅 맞고 만난다던지... 아! 그 영화에서 남자주인공이 원래 직업은 신문사였는데 무협소설을 쓰는 장면이 있어요. 현실의 도피 같은... 배우자의 외도와 갑자기 찾아온 사랑이 혼란스러워서라고 생각해요. 아무튼 소설을 쓰면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너무 로맨틱했어요. 그 몽환적인 연기가 내면속 혼란스러움을 너무도 연출이 잘 되어서.. 그 장면이 머릿속에 박혀있어요^^"
"비슷한 이야기네요?"
"뭐가요?"
"같은 아파트, 이웃, 직업이 작가에, 우리는 등굣길 하원길 마트 놀이터 등등 자주 만나잖아요 ㅋㅋㅋㅋㅋㅋ"
"제일 중요한 게 없어요"
"뭔데요?"
"낭만과 사랑"
"말만 해요. 당장 줄 수 있어요"
"ㅋㅋㅋㅋ 당장 주는 건 진심이 아니죠. 그리고 하나 더 없는 게 있어요"
"????"
"로맨틱한 양조위"
"대신 젊고 잘생긴 내가 있잖아요ㅋㅋㅋ"
"남자가 없잖아요"
"내가 여자예요?"
"동생이잖아요"
"동생?"
"꼭 우리 집 막내 동생 같아요^^"
"....."
대화가 끊겼고, 곧이어 회사 앞에 도착했다.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제가 고맙죠~ 나중에 오후에 봐요"
"네^^ 조심히 가요"
"네"
울려 퍼지는 구두 소리에 미세하게 떨림이 묻어났다. 주고받는 대화가 마냥 편치 않았다. 선을 그어야 했으므로.
여러 사람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도 그는 나와 눈이 자주 마주쳤고, 그의 눈이 내게 오래 머물러 있었다. 이는 내가 누군가를 짝사랑할 때 했던 내 모습과 오버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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