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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390 내 사랑은 소설이 아닌, 슬픈 현실이었어요


따뜻한 차 가지고 다니면서 한잔씩 해요~ 마음이 진정되는데 좋아요.
밖에선 잘 못 마셔요.. 화장실도 무섭거든요..
ㅠㅠ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도 불안증상에 원인이 될 수도 있어요.
아프지 말고 불안해하지도 마요....
다가오는 새해에도 늘 평온하고 마음은 흔들림 없는 안온한 날들이 이어지기를 바랄게요. 올 한 해 수고 많으셨어요. 편안한 연말 보내시길 바라요^^ 굿바이


#왜 나는 안정적인 사람에게 끌렸을까

나는 항상 나와는 다른, 안정적인 사람에게 끌렸다. 정확히 말하면, 자기감정을 스스로 다루는 사람에 대한 오랜 동경이었다.

처음엔 그게 사랑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가 필요로 했고, 그를 만나면 안정되는 것처럼 보였으며, 그가 내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풀리는 듯했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도 멋있어 보였고, 어른 남자처럼 보였다.
무엇보다 그는 나를 구원할 것처럼 굴었고, 나는 쉼 없이 그에게 빠져들었다.

나의 유일한 낙이 그였고, 그가 없으면 불안해했고, 그의 반응에 나는 심히 동요했다. 그는 나의 하루를 지탱하는 존재가 되었고, 그건 그에게 강한 존재감과 역할감을 주었다.
사랑하는 느낌과 필요하다는 느낌은 종종 구분하지 못했다.
그는 나를 이해하려 했고, 공감하려 애썼다. 그건 사랑이 아니었다. 나는 늘 설명이 필요했고, 해석해야 했으므로.. 그가 보여 준 순간부터 그와 나의 관계의 무게는 서서히 그에게 기울기 시작했다.

불안이 심해지면, 지난 과거의 불안들까지 마치 지금 당장 일어난 것 마냥, 마음을 소용돌이치며 들쑤신다. 그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건 죽어도 싫다. 누굴 향할지 모르는 공허와 잔뜩 겁먹은 눈으로 그를 마주하는 건 정말이지.. 싫다.
극도로 불안해하는 내게 그가 해줄 건 없었다. 달라지는 건 없었다. 아무것도...
다정한 배려가 담긴 말을 내게 건네도,  화장실을 가지 못한다는 나의 대답에 그는 울기만 했다. 아마 그가 나의 불안을 직접 맞닥뜨린 적 없었기에 나를 좋아한다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화장실 같이 따라 가달라, 무섭다고 손잡아 달라, 일어나지 않을 걱정과 망상들을 늘어놓는다면 그는 줄행랑으로 도망칠 수도 있다. 다들 그랬으니까..  단 한 번도 예외는 없었다.

나의 불안에 끌렸던 이들도 있었다.
그런 나를 가여워했고, 보호해주고 싶다 했으며, 세상 물정 모르는 내가 마냥 신기하다는 이유로 곁에 머물고자 했다. 그러나 그들은 나의 불안을 직면하고부터는 자취를 감췄다.
그 역시 빤하다...  잔뜩 겁먹은 눈을 보여줄 바엔 차라리 그를 잃는 쪽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결론이 나고야 말았다. 그 정도로 불안에 떠는 나를 보여주기 싫다..


어쩌면 나는 다시 불안을 낮추기 위한 상담치료를 해야 할지 모른다.  그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줄 일은 결코 없지만, 그럼에도 나약해 보이므로 나는 진정으로 싫다. 그가 본 나의 모습에서 그렇게 한 발자국 멀어졌다. 호기심 많고 엉뚱한 모습은 불안이 없을 때의 나이기에... 그가 생각하는 나를 보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나는 그의 곁에서 사라지기로 했다. 차라리 잘 된 일이기도 했다. 이 관계의 끝이 좋을 수는 없었으니까.. 그래, 잘 된 거야. 타이밍도 좋은 듯하다. 짝사랑하는 상대가 이제야 내가 좋은 것 같다고 말해주는데 이보다 더한 마무리가 어디 있을까.

그는 이 불안이 '갇힌 사건' 때문인 줄 아는 듯했다.
아예 아니라고는 말하지 못하지만.. 다른 이유는 분명 존재했다.  가끔 그와 가까워지는 것이 두려웠다. 나의 지난 슬픔들을 알고 그가 도망가버릴까 하는 그런 막연한 생각. 이유를 알 수 없는 나쁜 일들이 내게 향한 날들을 말이다...



'아프지 말고  불안해하지도 마요... '

그와 나의 마지막 인사정도가 이 정도면 나 꽤 짝사랑한 성과가 있는 듯한 문장이었다. 그의 걱정과 다정은 마지막까지 내게 확실히 도착하였다.

꼭꼭 눌러쓴 문장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에게 바라는 것과 나의 바람이 더해, 전달하고자 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늘 평온하고 마음은 흔들림 없는 안온한 날들이 이어지기를 바랄게요. 올 한 해 수고 많으셨어요. 편안한 연말 보내시길 바라요^^ 굿바이>

안온한 날들의 연속인 날들 속에서 평온하길 바랐다. 모쪼록 무탈하고 건강하며, 안온하시기를.
절망과 낙담이 난무했지만, 동경했고, 좋아했으며,  사랑했습니다. 참 많이도 말이에요. 나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여기며 살겠습니다.
내게 화양연화는 그쪽과 함께한 그 모든 시간이었습니다.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굿바이.



엽편소설)#1-1화부터 틈틈히 5회분씩 비공개처리되어 삭제 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잠시 쉬었다 갑니다.  공식적인 계획에 차질은 없으니 참고하세요^^  
(오늘부로 엽편소설)#1-1에서 #1-5 소설은 비공개처리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