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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391 낭만과 로망을 싣고 달립니다


당신을 좋아하다 한해를 몽땅 다 써버렸는데, 당신을 품고서 또 새해가 밝았어요. 당신을 버리고자 큰 마음으로 다짐 해본건만, 그 다짐은 하는 족족 마다 실패로 끝나버리고 맙니다. 최대한 당신으로부터 가까워지지 않으려 뒷걸음질 치면 어느새 당신과 나는 거리를 좁히고 있었어요. 좁혔다 싶으면 또 당신은 저만치 가있을 테지만요..
우리 지금 술래잡기 중인가요? 내가 술래인 듯하니, 당신은 멀리 도망가세요. 잡히면 놔주지 않을 작정이거든요. 나 승부욕 강하고, 게임에 목숨 거는 여자예요^^


잘 지내시나요?
당신은 나 안 보고 싶죠?
아픈 데는 없는 거죠? 새해엔 무얼 하셨으려나..
떠오르는 해를 보고 무슨 소원을 비셨으려나.. 잠이 많다는 당신은 해를 보지도 못한 채 쿨쿨 잤으려나요.
하기사,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잘 보내셨겠지요.
난 당신에 대해 이리도 궁금한 게 많은데.. 당신은 아니라는 거잖아요. 그런 거잖아요. 나랑 다른 마음이니까.
궁금하지 않을 테지만, 나요, 이제 당신이 생각하는 그 불안은 사라졌어요. 걱정하실까 말해주고 싶은데, 말하지 않으려고요. 누군가 도와줘서 괜찮아졌다고 하면 기뻐하시려나요. 그 누군가에 대해 물으시려나요. 또 당신의 별 뜻 없는 한마디가 내 하루를 슬프게도, 혹은 신이 나서 발을 동동 구르게 할 것이 분명하기에, 나는 연락을 안 하려고요.. 그만 당신한테 목매고 싶어요.

그럼에도, 보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가 없어요. 도저히 나로서는 방법이 없어요. 당신을 사랑하면 안 되는 이유는 수만가지예요. 그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력을 다해 달려갈 정도로 탐나는 사람이에요... 당신 때문에 내 마음이 자꾸만 소란스러워요. 당신을 처음 본 순간부터 나의 경계를 허물고 휘청이던 나를 일으켜 세워준 유일한 이였지요. 그러고 보니, 당신은 처음부터 내게 특별했어요. 원래 당신이 좀 특별한 편인가요? 아니면 내가 당신을 사랑해서 특별해진 건가요..

나요, 당신을 진심으로 깊이 사랑하고 있어요.
더는 조신한 척 못하겠고요, 더는 어른인 척하기 어려워요.
무진장 막.. 당신이 좋거든요.
당신은 이런 나를 결코 이해 못 하시겠지요.. 짝사랑해 봤냐는 물음에 어렸을 때 해봤다는 대답과 덧붙여 짝사랑해도 살이 빠지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서, 나는 한참을 웃었어요. 그리고 곧바로 정색했지요. 그러다 금방 콧김 씩씩 내뿜는 하마가 되었다지요. 그 대상이 누군지 궁금하기도 하고, 질투가 났거든요... 그 와중에도 왠지 통쾌하기도 했어요. 짝사랑 안 해봤다고 했으면 아예 내 마음을 이해조차 하지 못할 것이기에..  


온 힘을 다해 당신 품 속으로 도망가고 싶어요..
아니면, 온 힘을 다해 당신으로부터 도망가야 할까요.

대체 당신이 내게 주는 안정은 어디에서 오는 건가요?
가끔은요, 당신한테는 나의 지난 치부를 다 들켜도 될 것 같은 기분에 휩쓸리기도 해요. 그럴 리가 없을 텐데 말이에요. 나는 어리숙한 표정으로 두 팔 뻗어 안아달라 할 테고, 당신은 그런 나를 밀어낼 테죠.
전에 그랬잖아요. 사기 많이 당했을 것 같다고요.. ㅠㅠ
맞아요 ㅠㅠㅠㅠㅠ 혹시 티가 나나요?
나쁜 의도를 가진 자들이 내게 끊임없이 맴돌았어요. 덕분에 나는 새장 안에 갇혀 살아야만 했어요. 나 꽤 착했고요, 남의 말도 귀 기울여 잘 들어주었거든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한 시기였기도 했고요.. 그런데 그들은 하나같이 나와는 의도가 달랐어요. 사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많은 상처들로 숨어 살아야 했어요. 겁도 굉장히 많았거든요... 다시 세상으로 나오기까지 시간도 필요했고요.
그 숨어있는 시간에서 빼내준 인물이, 바로 당신이에요. 사기를 당한 것은 아니었으나 또 다른 상처들로 한껏 움츠려 들고 있던 나를 말이에요. 안 봐도 뻔하게, 당신을 잃어버리고 나는 또 숨어 지낼 것이 분명해요. 이런 대목에서 당신은 나를 구원할 자가 아니라 구렁텅이에 빠뜨릴 자이기도 하죠. 아예 세상 밖으로 못 나올지도 모를 테니까...

올해는 삼국지에 나오는 적토마처럼 붉은말의 해라고 합니다.
2026년, 나는 낭만이라는 이름의 말에 올라탔어요.
단단하고 듬직한 말 등에 몸을 싣고, 바람을 가르며, 당신에게 또다시 달려가겠죠.
'가지지 못할 당신'이란 허들에 넘어지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 장애물에 걸리고,
숨이 차서 멈추고,
길을 몰라 헤매고,

결국엔, 당신에게 도착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고삐를 단단히 쥐고 당신을 향해 달릴 것이 뻔합니다.
그러니, 당신이 잘 피해 가세요.
힘차게 당신을 향해 달릴 나를, 당신은 그저 나를 못 본 체 해주세요. 나와는 눈을 마주치지 말도록 해요. 울고 있는 나를 보시면 착한 당신은 기어이 당신의 다정을 내어줄 터이니.

모순이긴 합니다만,
나의 모든 로망과 낭만을 당신에게 탈탈 털어 전하겠어요. 당신은 나를 그리워하세요.
나를 보고 싶어 하세요.
나를 사랑하세요.
나만큼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마음이라도 생겼으면 해요.
승부욕 아니고요, 자존심 때문에도 아녜요.
단지, 당신이 아끼는 사람들 중에 내가 포함되고 싶을 뿐이에요. 나도 당신의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걱정 마세요. 당신에게 더 이상 가지 않을 겁니다.
안심하세요. 작심삼일인 뿐인 새해 목표겠지만, 무해하지 않을 시에는 당신에게 다가갈 수 없어요.
추호도 당신에게 해가 되는 일은 싫거든요^^

잘 자고 있는 거죠?
새벽 내내 당신을 그리워하다 잠들면 인간적으로
꿈에도 나오고 그럽시다. 너무 내게만 매정한 듯하세요.



<엽편소설)#1-6 화부터 10화까지 비공개처리 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