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385 겨울 창가에 서리가 내려 앉았어요


무서워요.. 다리가 무너질까 봐서요.
무너지지 않습니다^^ 무너지면 제가 구해드릴게요.


당신이 주는 평온으로 여지없이 나는 불안으로부터 철저하게 해방되고 말아요. 내게 다정을 주는 인물이 주위에 몇 있지만, 그들은 모두 무해하진 않거든요. 내가 보기엔 그래요..
목적이 있는 친절은 꽤 꼴불견이더라고요..
당신의 다정함에 자꾸만 목을 매는 까닭이, 내가 당신을 좋아하고 있기에, 그런 거겠죠?
당신을 좋아해요, 무척이요.

오전엔 날씨가 새꼬롬하더니 지금은 너무 좋네요^^
새꼬롬??


<새꼬롬하다는 날씨가 흐려 비나 눈이 올 듯하다의 뜻을 가진 경남 사투리입니다>

민망했어요. 누가 들으면 나는 시골 촌사람, 당신은 서울 사람인 줄 오해하겠어요. 나요, 그렇게 사투리 많이 쓰지 않고요, 교정 중이라 테레비에 나오는 아나운서들과 같은 말투예요!
뭐 간혹 사투리가 튀어나오긴 하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급할 때 그렇고요...
이상하게 그 순간, 당신에게 사랑을 말하고 싶었어요. 툭 건드리면 입 밖으로 새어 나올 것 같아서 꾹 참았어요. 당신이 내 마음을 부담스러워할까 봐 그랬던 건 아니었어요. 횡단보도만 건너면 헤어져야 하기에, 아쉬워서 그랬던 걸까요. 붙잡고 싶어서 그랬던 걸까요. 잘 모르겠지만, 그때는 막 사랑을 함부로 고백해버리고 싶었어요. 그때, 그날, 날이 무척 좋았잖아요. 그래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요. 또 당신이 자꾸만 웃고 있는 통에 더 오래 보고 싶기도 한 것 같고요.. 나는 당신을 볼 수 있다면, 길바닥이든 어디든 좋거든요.
내게 특별히 잘해준 적 없다던 당신은, 원래 아무에게나 막 친절하고 다정한 당신이(나 꽤 뒤끝 있어요), 아낌없이 내어주는 다정으로 나는 조금씩 투명해져 갔어요. 불안과 강박에 두꺼운 벽을 두고 살던 세상이 점점 투명해지고 있답니다. 비슷한 온도를 지닌 당신을 만나 사랑을 시작하고 나서야, 나는 자유를 만났어요. 이런 게 사랑이라면 나는 평생토록 이 마음 당신에게 고백하고 싶어요.

실은요, 한편으로는 좀 억울하기도 해요. 왜 나는 여태 사랑 한번 안 해보고 나이를 먹었는지.. 그러면서 당신도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해 봤을까 하고 궁금해요.. 만약 해보셨더라면, 그게 지금 당신이 사랑하는 그대가 아니기를 바라는 못난 마음도 부정할 수 없어요. 당신도 열렬히 사랑하는 이와는 이뤄지지 않았으면 하거든요. 뭐 어쩔 수 없어요. 마음은 숨겨도 티가 나니까요. 나는요, 내가 이렇게 샘이 많은 사람인 지 여태 모르고 살았어요. 난 착하고, 욕심 없고, 마냥 어진 줄 알았거든요. 웃지 마요. 진짜란 말이에요.
아! 오해하지 마요. 내가 여기 소설에서 굉장히 찌질하고, 소심하고, 뒤끝 있고,  구질구질하지만, 이런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 어딘가 있을 거예요!!!! 그.. 개자식 고객도 있고요! 또.. 어딘가 있는 게 분명해요. 아직 나한테 말을 안 했을 뿐이지, 분명 날 좋아하는 사람이 엄청 많을 거예요 ㅠㅠ 인기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내게 다정을 건네는 사람들은 꽤 있으니까요!!!
당신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건, 꽤 슬픈 일이지만 당신이 나한테 큰 실수하는 거예요!! 알기나 아세요..

내가 말했죠?? ㅋㅋ 당신은 절대 읽으면 안 된다고요... 뒤에서 내가 이러는 거 평생 모르셔야 해요. 조신(?)하고, 퍽 괜찮은 이미지로 나를 아실 테니 말이에요.
처음 사랑을 하면서 느낀 바가 많아요.
사랑을 말하고 싶다면 보답을 바라지 않아야 한다는 것,
한쪽만 뜨거운 사랑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
적당한 거리에서 마음의 온도가 비슷해질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사랑을 배우는 일은 꽤나 어려워요(책과는 달라요!). 그래도 이제는 두렵지 않습니다. 서툴지만 당신에게 배운 사랑을 조금씩 실천하고 있거든요.
보채지 않을 거예요. 사랑 달라 구걸하지도 않을 거예요.
그렇다고 확답은 드리지 못합니다...ㅠㅠ 이번 사랑이 처음 이랬잖아요.. ㅠㅠ 처음은 늘 다 서툴고, 실패하고, 어설프고 그렇잖아요. 그런데요, 당신을 좋아하는 마음이 어딘가 어설프고 서툴러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마음이에요. 꽤 단단하거든요. 나보다 훨~~ 씬 단단해요^^ 뭐, 확인시켜 달라하시면 꺼내 보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가진 것 중에 가장 단단한 거예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래요.

당신의 성숙함을 동경해요.
'성숙'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 봤어요. 성숙하다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안 흔들리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흔들리는 자신을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 바라볼 수 있는 그런 묵묵함과 우직함이 아닐까요.
또 빙빙 돌려 말하고 있지만, 나는 당신이 좋다고요^^
성숙하고 연륜 있는 당신이.. 늙은 당신이 좋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뿐이에요. 전에는 불안하고 글이 써지지 않으면 사계절 변함없는 도서관이나 대나무 숲을 찾았어요. 그러나 지금은 당신을 찾게 됩니다. 한없이 당신에게 파고드는 나를 무슨 수를 써야 막을 수 있을까요. 마치 두더지가 땅속으로 파고드는 것처럼 말이에요^^
온통 무서움 투성이고요, 글은 한 글자도 쓸 수 없게 되었어요. 당신에게 가야겠어요^^ 절대 당신에게 가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에요. 진짜예요.
윽, 보고 싶어요.

너무 많은 흔적은 나를 괴롭게 하고,
너무 적은 흔적은 당신을 그립게 합니다.
그리워요, 당신이,
보고 싶어요, 당신.



처음 당신을 봤을 때부터 사심밖에 없었어요.
마스크를 썼지만 내게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 내게 걸어오는 모습, 날 자세히 들여다보는 모습까지. 내가 한 모든 행동은 철저히 사심으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훗날, 당신을 보고 꼭 이 말을 해주는 날이 왔으면 상상했어요.

'좋아해요. 처음부터 쭉, 그러지 않은 적이 없었어요'

...라고 말하면 당신은 어떤 표정으로 나를 보실까요.
당신은 워낙 감정 표현을 잘 못하시기에 민망해하시려나요..
아니면 또 잔뜩 미안한 표정을 가득한 얼굴로 나를 보실까요?
어떤 모습이든 이미 당신에게 푹 빠져있으므로.. 나는 좋아요.
한번 용기 내서 말해버릴래요.

당신이 내 턱을 만지면 난 고양이예요.
당신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 난 강아지가 되겠어요.
당신이 내게 무언가를 바라신다면 그게 뭐든 되어줄게요.
당신은 그저 나를 바라봐줘요. 난 당신이 바라는 것이 될게요.

아니, 당신에게 하고픈 말인데, 나는 또 주야장천 다른 이들의 턱을 만져주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고 있겠죠.. 난 당신이면 되는데...
당신이 아닌 누군가에게 뱉어지고 말겠지만, 용기가 생긴다면 꼭 당신한테 말하고 싶어요.

당신이 내 턱을 만지면 난 고양이예요.
당신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 난 강아지가 되겠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