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한테 아무도 관심 없어!!!!
그래도 속옷은 입고 다녀야지!!!
티도 안나!!!!!
단점을 단점으로만 보면 앞으로 살아야 할 나의 생이 너무도 고달프다. 하여, 극복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단점을 장점으로 보려고 노력 중이다.
강박과 불안은 작가의 직업상 예민해야 예술적인 글을 잘 쓸 수 있는 것이라, 나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거라고... 주문을 외운 지는 꽤 오래된 습관 중 하나다.
극도의 예민함, 속옷이 내게 그렇다.
예민해지면, 숨을 쉬지 못하게 나의 목을 죄어 오는 듯 가슴이 갑갑해서 브래지어가 불편하고, 걸을 때마다 골반에 닿는 면이 마치 나를 잡고 있는 듯해서 팬티가 불편해진다. 그래서 가끔, 진짜 아주 가끔. 속옷을 입지 않는다. 나름의 규칙은 있다. 팬티를 입지 않을 시 치마를 입지 않는다던지, 위에 속옷을 입지 않을 시에는 맨투맨을 입는다던지와 같은 규칙. 이번에는 실수다. 진짜 깜빡했다. 하얀 블라우스를 입은 탓에.. 남편이 알아챘다. 그는 나를 잘 안다. 결벽 또한 심하다는 사실을.. 이유를 설명하자, 그는 씩씩거리는 콧김을 없애고 순한 하마가 되었다. 뒷날 퇴근 후 속옷을 찾아온다고 했지만, 그냥 내버려두라고 얼음장을 놓았다...
결국, 퇴근길에 찾아왔다.

#칠칠맞음과 덜렁이 사이
몸이 천근만근이다.
마음의 문제로 그런 것인가, 속절없이 흘러가는 세월 탓인가. 그 대답을 채 내리기도 전에 무거운 몸을 겨우 일으켜 부엌으로 향했다. 냄비에 물을 붓고, 멸치 육수를 냈다. 그러고는 빠르게 샤워를 했다. 나는 냉장고 앞에서 잠시 고민했다. 만둣국을 끓일까, 시래기 된장국을 끓을까, 시금치 된장국을 끓일까. 된장보다는 가벼운 만둣국에 마음이 갔다. 보드러운 계란을 풀어 만둣국을 먹일 생각에 손이 분주해졌다. 버섯과 당근을 넣은 만둣국을 끓이고, 생선을 구웠다. 식판에 밥과 국, 소고기 장조림, 생선, 김치.. 그리고 사과와 배를 한 조각씩 깎아내고 앞치마를 풀었다. 부리나케 아이들이 자고 있는 곳으로 가, 커튼을 걷고 아이들을 끌어안았다.
"우리 **, 냄새 너무 좋아 ㅋㅋㅋ 아가~~ 일어나"
"언제 이렇게 많이 컸지?? 자고 일어났더니 어제보다 더 큰 거 같은데??"
나의 말에 눈을 비비고 일어나, 거울 앞에서 발뒤꿈치를 들었다 놨다 이래저래 살펴보는 모습이 꽤나 귀여웠다.
"엄마 맛있는 냄새나"
"응~ 생선도 굽고, 만둣국도 끓였어. 양치하고 씻고 밥 먹으러 와~"
우리 셋은 그렇게 식탁에 앉았다.
"엄마 이 물고기 이름 머야?"
"백조기"
"이름이 어려워"
"그럼 갈치 친구라고 부르자!"
첫째의 깔끔한 정리로 일단락되었다.
아침은 항상 바쁘다.
"으악! 지각이다!!!"
식탁에서 이야기하고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부랴부랴 챙겨 급하게 내려갔더니, 아기 아빠가 내가 나오는 쪽을 계속 보고 있었다. 그 덕분에 유치원 차를 놓치지 않고 탈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 넷은 등굣길에 올랐다.
"오늘 왜 늦었어??"
그가 내 아이에게 물었고, 아이는 대답했다.
"엄마가 <고구려 여인 인어> 이야기 들려줬는데요, 그거 듣다가 그만 늦었어요"
"갑자기 웬 인어??"
"아침에 생선 구이 먹었거든요"
"???? 아아... 생선 먹다가 인어 이야기로 빠졌나 보네^^"
유난히 등굣길에 많은 사람들과 눈이 마주쳤다. 나만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뭐지...? 나 오늘 많이 부었나...? 아닌데? 눈꺼풀도 가벼운데? 아니면 나 오늘 좀 이쁜가?'
여러 가능성을 두고 생각을 해보았지만, 여전히 콕 집어 이렇다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의 물음을 듣기 전에는 몰랐을지도..
"오늘 컨셉이 카피바라 맞죠? 비버인가요?"
"????"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몰랐다. 카피바라? 비버?
그러나 낯설지 않은 동물이름, 꽤 친숙했다.
"!!!!!!!!!!!"
유치원 차량 놓치는 것에만 신경 쓰느라, 내 옷은 전혀 신경 쓰지 못했다. 외투를 입지도 않았다는 사실도 몰랐다. 꽤 따뜻했기에.. 나는 외투까지 완벽하게 입은 줄 착각했다. 카피바라 극세사 잠옷을 입고 등교 중이었다. 얼굴이 화끈거렸고, 귀가 뜨거워짐을 느꼈다.
"표정을 보아하니... 몰랐나 보죠??"
"왜.. 이제서야 말하는 거예요!!ㅠㅠ"
"난 또 유치원에 동화책 읽어주러 가는 줄 알았죠..."
"아니에요. 그냥 잠옷이란 말이에요ㅠㅠ"
"아..... 괜찮아요. 귀여워요!!"
"이모! 할로윈데이에서 이모랑 똑같이 입은 친구들 봤어요!!!"
그의 아들이 하는 위로는 내게 위로가 되지 못했다.
"**야, 엄마 집에 먼저 갈게. 삼촌이랑 학교 가.."
"엄마 이미 다 왔어. 볼 사람들은 다 봤어!"
카피바라 엄마가 창피하진 않을까.. 잡은 손을 놓아주었지만, 그럴수록 내 아들은 내 손을 꼭 잡았다. 기특했다.
이번엔 아들이 교문을 들어서자마자 나는 학교를 벗어나기 위해 그를 잡아끌었다.
"어서 가요"
"풉.. 네"
나란히 신호 앞에 섰다. 등교하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았고, 나는 그와 조금 더 거리를 두고 섰다. 그러나 평소보다 우리는 더 가깝게 서있었다.
"따뜻해요?^^"
"놀리지 마요!"
"그냥 물어보는 건데요?"
"따뜻하다 못해 더워요.. 땀나요"
나는 잠옷을 펄럭거렸고, 추운 날씨에 내 열기는 뜨겁게 내뿜었다. 쪽팔림에 더 그러한 듯했다.
"안에 그거 히트텍이죠???ㅋㅋㅋㅋ"
"어?? 네 ㅋㅋㅋ맞아요. 아무도 모르던데..."
"나도 오늘 춥다고 해서 입었거든요 ㅋㅋㅋㅋㅋ"
그는 소매를 걷고, 검은색 히트텍을 보여주었다. 같은 재질의 내복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 꽤 우스웠다.
"찐빵 먹을래요?"
"그쪽이 사면요..."
"원래 많이 먹는 쪽이 예의상 계산하는 거예요"
"그럼 안 갈래요"
"가요, 갑시다. 내가 살게요"
"많이 먹어도 되죠?"
"살찝니다"
"ㅡㅡ"
나는 또 한껏 눈을 도다리처럼 만들고 그를 째려보았다. 편의점 앞에서 그가 문을 열어주었고, 나는 그가 열어준 틈 사이로 빠르게 들어왔다. 그의 웃음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았다.
"뒷모습은 더 귀엽네요ㅋㅋㅋㅋㅋ"
"이 씨.."
"카피바라, 온순한 동물인데?^^"
"누가 라면 먹었나 봐요"
"라면 먹을래요?"
"라면만?? 라면도 먹고 찐빵도 먹을래요"
"ㅋㅋㅋ그렇게 해요"
나는 새우탕을, 그는 육개장을. 그리고 찐빵.
3분 기다리는 사이, 우리는 찐빵을 베어 물었다.
"카피바라 찐빵 먹네요ㅋㅋㅋㅋ"
"ㅡㅡ"
"오늘 출근 안 해요?"
"네. 글이 많이 밀려서...."
"그럼, 하이볼 마실래요?
"오! 좋아요!!!^^ 그쪽은 오늘 출근 안 해요?"
"난 사장이라니까^^"
그가 한 캔만 사 왔다.
"왜 하나만 샀어요???"
"그쪽은 잘 취하니깐요. 아침부터 고주망태로 취하려고요??"
"..... 이 씨...."
"그쪽 다정과 낭만을 쓰는 작가라매요. 욕과 폭력이 난무할 거 같은데요??"
"내가 어딜 봐서 욕과 폭력을 쓰게 생겼는데요!"
"이봐이봐"
있는 힘껏 그를 노려보았다.
"내가 편하죠??"
"응. 남동생 같아요"
"어째서요?"
"어째서라뇨. 그냥 동생 같아요. 다 같이 자주 모여서 밥도 먹고... 같이 놀러도 가고, 가까운 친척 같아요. 왜 그런 말 있잖아요.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말이요"
그를 이용해 보겠다는 다짐과 그를 뮤즈를 삼겠다는 건 변함없지만, 그 사실을 그가 몰랐으면 한다. 서로 불편해지면 곤란하니까. 그러나, 편하긴 진짜 편하다. 그 이유는 내게 다정하고,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캔을 열어 가장 큰 빨대를 꽂아 내게 내밀었다. 설명하지 않아도 나에 대해 잘 아는 그가 편하기도 했다.
"와.... 완전 맛있어요^ㅡ^ 짱 시원해"
"ㅋㅋㅋㅋㅋ 나도 먹을래요"
나는 노란색 뚱뚱한 빨대를 빼 입에 물며, 캔을 그에게 밀었다. 그는 입을 대고 벌컥 마셨다.
"아니, 이걸 먹고 어찌 취한데요? 그냥 음료수고만^^"
"맛있죠???^^"
"네^^ 달콤해요. 근데 내 취향은 아니에요. 자고로 술은 써야 술이지"
불현듯 그의 말에 누군가 떠올라버렸다.
남자는 낭만과 고독을 마셔요^^
술이, 맛이 하나도 없던데 무슨 맛으로 드세요?
그 맛으로 마셔요^^
"설마 한 모금 마시고 취한 거예요??"
"아뇨 아뇨"
그가 뭐라고 물었지만, 듣지 못했다. 들리지 않았다. 잠시 사색에 빠졌으므로.
그러나 그가 뭐라고 하던 그건 내게 중요치 않았다.
"그쪽은 왜 술 마셔요?"
"음... 고단한 하루에 대한 보상이랄까요? 낙이에요"
그는 술을 고단한 하루에 대한 보상이라 했고, 누군가는 고독이라고 했다.
"술맛이 좋은 것도 아니고 쓰기만 하는데 무슨 맛으로 마셔요?"
"그 맛으로요"
그와 누군가의 술맛은 같았다.
망상과 허상이 시작되었다.
누군가 갑자기 떠올려버렸고, 한순간에 그리움에 휩쓸려버렸다. 눈물이 차올랐다.
"취한 거예요? 한 모금 마셨는데??"
"....."
"오전이라 그런가..? 집에 가요. 데려다 줄게요"
"안 취했어요. 라면 다 먹고 갈래요"
"근데 왜 울어요? 찐빵 더 사 올까요? 부족해서 우는 거 아니죠?"
저놈의 입을 막아야겠다.
그가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말속에 누군가가 자꾸 오버랩되었으므로.
하이볼에 빨대를 꽂았다. 있는 힘껏 빨아들이는 내게, 그가 빨대를 잡았다. 입속으로 빨려가지 못하도록..
"왜... 왜요ㅠㅠ"
"아니 왜 자꾸 울어요. 형님이랑 싸웠어요?"
"아니라고요.."
"형님이... 괴롭혀요??"
"아니, 왜 그런 생각을 해요??"
"오전엔 괜찮다가 오후에 우울하고,
오후에 괜찮다가 내일 오전에 또 우울하니까요.. 형님 밖에 이유가 더 있어요?"
"아니에요. 그런 거"
"형님이 잘해줘요?"
"잘 안 해주면 어쩔 건데요??^^"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없지만 같이 하이볼은 마셔줄게요^^"
"치... 그런 거 없습니다"
"그럼 울지 좀 마요. 그쪽 보면 불안 불안해요"
"왜요?"
"불안해서요"
"내가 왜요?"
"눈을 뗄 수가 없어요"
"그쪽 라면 다 불겠어요. 어여 먹어요"
나는 빨대로 꽂아 하이볼을 마셨고, 그는 컵라면에 코를 빠뜨려 라면을 마셨다. 나는 그런 그를 가만히 쳐다봤다. 법 없이도 살 것 같은 순한 첫인상이 지금은 어째서 말썽꾸러기가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유독 귀가 귀엽게 생긴 듯했다. 항상 귀 끝이 항상 빨간 것이 여린 토끼새끼 같기도 하고... 그는 젊어서 그런지 궁금한 게 많아도 너무 많다는, 말이 많은 게 단점이지만...
"가요, 빨리"
"왜 이렇게 급하게 먹어요"
"그쪽 취했으니까요"
"나 안 취했어요"
"취하면 울잖아요"
"아니래도... 어쨌든 가요"
"네"
극세사 수면 잠옷을 입은 채, 뜨거운 컵라면과 찐빵, 그리고 마시지도 못한 알코올로 달아오른 몸. 편의점에서 나오자 바깥공기의 매서움이 반가웠다. 단추를 하나 더 풀었다. 차가운 바람이 뜨거운 열기를 일순간 낮춰주는 기분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다 감기 걸려요"
이제는 안다. 그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 내가 말리기도 하지만, 끝이 없다는 것을. 나는 바로 집으로 가는 방향이 아닌, 공원 쪽을 발길을 옮겼고, 그는 조금 떨어져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나 창피해서 뒤에 따라오는 거예요?^^"
내딛는 걸음에 낙엽이 짓밟히며 바스락바스락 뽀사지는 소리가 굉장히 좋았다. 나는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행복에 젖었다.
뒤를 보며 그에게 물었고, 그는 폰만 보다 걷다 내게 눈길을 주었다. 그러고는 빠르게 내게 다가왔다. 극세사 잠옷 후드를 씌워주었고, 풀어버린 단추를 채워주었다.
"옷 좀 똑바로 입고 다녀요"
큰 모자로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벗으려 했다. 허나, 그는 모자가 벗겨지지 않게 카피바라 귀를 잡고 놔주질 않았다.
"아니, 더워요"
"옷을 좀..."
"내복인 거 그쪽 말고는 아무도 몰라요ㅋㅋㅋ"
"욕하고 째려는 건 취미고, 특기는 덜렁이"
"사람 하나 이렇게 나락을 보내 버립니다?"
"^^"
집 앞 신호등 앞에 나란히 섰다. 그와 나의 거리는 점점 더 좁혀갔다. 닿진 않았으나 닿을 거리였다. 그가 내 카피바라 귀를 잡고 있으니까.. ㅋㅋ
"모자 벗지 말고 집에 올라가요"
"네, 나중에 오후에 봬요^^"
"조심히 가요"
엘리베이터에서 알았다.
내가 속옷을 입지 않고, 카피바라만 입고 신나게 나풀거렸다는 사실을....
하필, 흰색 내복을 입어서...
나는 그렇게 엘리베이터에서 칠칠맞은 나를 원망하고 원망하며 또 원망했다.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할까..
소심하고 더 조심스러워 외부로부터 단절하며 말이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다정한 것 같다.
#11월 말일
김장으로 몸이 녹초가 되어 주차장에 도착했다.
자는 아이들을 각자 등에 업고 침대에 조심히 눕혔다. 내가 움직일 때마다 김치 양념 냄새가 나는 거 같았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욕실에 들어가, 옷을 벗었다. 벗은 옷 여기저기 양념이 튄 부분이 눈에 들어왔지만, 지워야겠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만큼 고단했다. 거울 속에 나는 참 지쳐 보였다. 매운 양념에 코끝과 입술은 빨갛고, 피곤한지 눈도 충혈되어 있었다. 샤워기에서 뜨거운 열기를 품은 물줄기를 연신 토해냈다. 살이 벌게진 정도로 뜨거운 물에 샤워를 했지만, 그래도 마음에 시린 끼가 사라지질 않았다. 그만 눈물이 터져버렸다.
남편이 먼저 씻고 나와있었다.
"오늘 진짜 고생했어. 핫초코 타줄까?"
"응"
그는 핫초코와 맥주 한 캔을 들고 왔고,
나는 빨래를 개켰다.
"사랑해 선혜야"
"응, 나도"
불쑥 내게 입을 맞추려는 남편의 행동에 나는 내 입을 양손으로 틀어막았다.
"왜????"
"말일이잖아"
"아.... 근데 나 아파...ㅠㅠ"
"오늘 해야 배란일이잖아"
"....."
"왜??"
"나 임신해도 자궁이 아기를 밀어낸다는데... 그런데도... 아이를 갖고 싶어?"
"...."
"그렇게 해서 내가 또 아기를 못 지켜내면..? 나 죽어 진짜. 그런데 이제 죽을 수도 없어"
"왜 죽는다고 이야기해ㅠㅠ"
"내 배에 아기가 있다가 아기가 잘못되면, 아기를 품고 있던 엄마가 어떻게 살 거라고 생각하는데...."
"...."
"오빠, 진짜 딸이 갖고 싶은 거야? 아니면 임신해서 날 또 집에 가둬놓고 싶은 거야? 정확하게 어느 쪽이야?"
"가두긴 뭘 가둬... "
"그럼 오빠, 임신 때문에 매달 하는 거야?"
"그건 아냐"
"...."
"우린 자주 안 하잖아. 그마저도 정해놓지 않으면 아예 안 할 거잖아"
"...."
"화났어?"
"아니, 그냥 피곤한 것뿐이야"
"재워줄까?"
"나 이제 혼자 잘 수 있어. 오빠 나 먼저 잘게. 잘 자"
그렇게 오랜만에 침대에 기절하듯 쓰러져 잠들었다.
피곤하니 더 예민해지고, 예민해지니 날카로워진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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