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요, 그리움의 근원을 파헤치고자 애쓰며 지내고 있어요. 그 그리움이 당신에게서 생겨났음을 선명히 알고 있지만 말이에요..
당신이 수시로 떠오르는 통에 뭐라도 해야 했어서.. 달리, 뾰족한 수가 없잖아요. 그리움이 쉽사리 온몸을 휘감는 통에 숨이 막히는데... 어쩔 도리가 있겠어요...?
당신은 어떤가요.
잘 지내시나요?
귀찮게 연락해 오는 이가 없어 홀가분해지셨으려나, 시원섭섭해하시려나.. 근육통은 심해지셨으려나. 궁금한 것들이 무진장 많은데, 대답은 듣지 못하여 참으로 답답합니다.
아픈 곳은 없으신 거죠? 겨울이 너무 매서워 혹여 감기라도 걸리지 않으려나 걱정입니다. 운동 후 덥다고 반팔 입고 간다는 이야기가 들었을 땐 몰랐는데, 신경이 쓰이네요. 내가 말했죠?
뽄지다가 감기 걸립니다. 내복 입고 다니세요!
깔롱 지고 다니시기엔 나이가 많으시거든요...
궁금해하진 않으시겠지만요,
나는요, 온 힘을 다해 당신에게로 흘러가는 마음을 막아서는 쪽에 서있습니다. 서있다기보다는 버티고 있다는 표현이 맞는 거 같네요. 연락하고픈 마음도 죽을힘을 다해 참고 있어요. 히, 나 잘했죠?? 칭찬해 줘야겠죠?? 그 칭찬 너무 받고 싶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되었네요.
당신에게 '나 잘했죠?^^'라고 물어보면, 필시 당신은 눈에 잔뜩 주름을 만들어 늘어뜨리며 예쁘게 웃어주셨을 거예요. 그 눈은 마치 초승달 모양이 틀림없을 거고요, 안 봐도 비디오예요. 그렇게 또 나를 홀리시겠죠. 그럼 나는 홀릴 것이 빤하고, 어김없이 사랑에 빠지고 말겠죠. 뻔하고 뻔하지만 지칠 줄 모르는 내 사랑은 그렇게 당신에게만 향하겠죠.
황량한 벌판에 일어난 바람이 회오리를 만들어 거대한 도시를 삼키듯, 척박한 나를 달군 당신은, 무진한 그리움이 되어 나를 잠식해요. 그리움은 당신에게서 왔지만, 나의 것입니다. 나의 그리움은 그 누구의 것으로도 치환될 수 없어요. 내게서 더 이상 아무것도 그리워할 것이 없었으면 합니다.

혹, 첫눈을 보셨는지요..
날은 밝고, 어둠은 서둘러 물러납니다. 어둠이 내리고, 달이 무척 크고 밝은 날, 첫눈이 내렸어요. 나는 그 풍경을 바라보았고, 들리지 않겠지만 귀를 기울였어요.
'당신과 함께 첫눈을 보면 얼마나 행복할까'
불현듯 창가에 서서 밖을 응시하고 있을 당신을 상상해 봤어요. 첫눈이니까요. 그 첫눈을 보고서, 나를 떠올리셨을까.
예전에 당신에게 걸었던 저주가 걸렸을까..
시린 사랑을 눈에 실어 보낼 테니,
조용히 내리는 눈을 보거든 그를 잊지 못해 찾아가는 나라고 생각하고 내게 미안해하세요.
실은요, 첫눈을 핑계로 당신에게 연락을 해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어요. 가령, '편집장님, 혹시 밤에 눈 내리는 거 보셨어요?'라고요.. 그러면 당신은 '아뇨! 일찍 자느라 못 봤어요'라고 답이 오겠죠. 당신은 잠이 무척 많은 잠탱이니까요. 참 이상해요. 나이가 들면 잠이 없다던데.. 왜 그쪽은 아닌 거죠?
두 뺨이 아릴정도 휘몰아치는 겨울 속에서 나는 당신에게만 붉을 수 있는데.. 그게 마음이든, 얼굴이든.. 항상 춥지 않을 온도로 당신을 데울 수 있어요. 핫팩 따위는 뭣하러 귀찮게 들고 다니겠어요. 나만 데려가면 되는데요. 내게 올래요? 충전 따위 필요 없답니다.
추운 날씨에 두툼한 외투를 입은 채 펭귄처럼 나는 걷습니다. 제아무리 빨리 걸어도 자꾸만 뒤뚱거리죠. 그 뒤뚱거리는 걸음에 찬바람이 당신과의 기억을 데리고 불어옵니다. 나의 두 볼을 빨갛게 상기시키고요. 헤실헤실 웃다가도 금방 고집스레 슬픈 상태로 돌아와요. 부단히 노력하고, 애를 써도 당신에게서 도망칠 수 없는 나의 부족함에 이별이 무슨 소용 있겠냐며.. 다시 짝사랑을 이어볼까 다짐하다가도, 나는 당신에게 무해하고자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불청객이고 방해꾼, 훼방꾼 아니겠어요..
그래도.. 눈 딱 감고, 악당 역할 조금 더 해볼까요. 그러고자 한다면, 당신은 허락하시려나..
여전히 골백번은 흔들립니다.
안 좋은 일들은 연신 겹치고, 불안은 높아지고, 긴장도도 높은 상태예요.. 책상에 앉아 연필을 잡은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해서, 쉬이 진정할 수 있는 당신의 품으로 파고들고 싶은 건... 아마 살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말이에요. 사랑이 먼저가 아니라, 본능일 거예요. 쉬고 싶거든요. 꽤 앞만 보고 달려왔던 일들이 버거워졌거든요. 그래서 골백번 흔들립니다. 가고 싶어요. 내 불안의 탈출구, 나의 안식처인 당신에게로 말입니다.
내가 가면 당신은 나를 싫어하실 테죠? 귀찮아하실 테고요? 잘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요. 예측할 수가 없거든요.
하긴, 나도 내 마음을 모르는데...
당신에게 가까이 가서, 칭얼거리고 싶어요.
무섭다고, 보고 싶다고, 안아달라고, 아프다고, 많이 아프다고 말하며, 당신의 품에 파고들면 당신은 나를 또 밀어내지 않고 안아주셨겠지요.
다 괜찮다고, 눈싸움을 해서라도 이기라며 용기를 불어넣어 주시겠죠. 나는 또 금방 말랑거리며 헤벌레 하고 웃을 테고요.
그냥 확 그래버릴까요.
또 고민만 오만오천번 했답니다.. ㅠㅠ
눈 감은 얼굴, 살짝 벌어진 입술.
세상에서 가장 무방비한 모습으로
자고 있을 당신을 상상해 봅니다.
조용히 잠든 당신을 바라보고 있으면,
얼마나 귀여울까요.
입 맞추고 싶을 만큼 말이에요.
한편으론 하루 종일 참 애썼을
당신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파
왠지 모르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겠지요.
당신이 자는 동안만큼은 모든 걱정과 무게가
당신을 비껴가길 바라는 마음은 진심입니다.
잘 자요, 내 사랑.
달빛 스며 차가운 밤 끝에 길이 참으로 멉니다.
나를 기억하세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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