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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2-37 오해하는 오해


"그게... 내 잘 못이에요?"

얼마 전부터 자전거를 배우고 있다.
매일 가도 실력이 늘까 말까 한데, 나는 바쁘고 겁이 많아 실력이 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거기 배우고 있는 사람 중, 가장 나이가 어렸기에 드문드문 배워도 엇비슷하다. 온전한 내 생각이지만..
시작한 지 3주가 지났기에, 여전히 비틀거리고 흔들거리지만 스스로 시작을 할 수 있고, 평지에서 직진은 할 수 있게 되었다. 의외의 성과에 내가 참 기특하고 뿌듯하다^^
열심히 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모습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본다면 심히 안타까울 테다. 나도 그런 학생들을 볼 때면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은 사람이니까. 이건 공과사로 구분해서 나누자면 분명, '공'에 가깝다.

"**씨, 남아요"
"네?"
"마치고 남으라고요. 그렇게 해서 도로에 못 나갑니다"
"아... 네ㅠㅠ"

그렇게 정규 수업 2시간은 마쳤고, 나는 남았다.

"자전거 끌고 나오세요^^"
"네...."

집에 가고 싶었다. 발만 저으면 간다는 자전거 타기가 이렇게 힘들고, 온몸이 아플 줄은 몰랐다. 이는 내가 겁을 먹고 몸에 힘을 잔뜩 준 덕에 어깨와 목 엉덩이 아프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었다.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하여 가르쳐주신다는 강사님의 호의를 거절하지 못했다. 그리고 나만 뒤처지는 건 추호도 싫었기도 했고..

"어깨.. 힘 빼세요. 팔 쭉 펴지 말고"
"네...."
"눈 감지 마세요. 뜨고 타야 됩니다!"
"네..."
"자, 이제 제가 뒤에서 밀거에요. 핸들 잡고 방향은 선혜씨가 잡아요. 눈을 뜨고 앞을 보세요. 이 정도 속도가 나야 비틀거리지 않고 안정적이에요"
"으악... 너무 빨라요 무서워요ㅠㅠㅠ 살려주세요ㅠㅠㅠ"
"눈눈눈 떠요!! 브레이크!"
"으악"
"괜찮으세요?"
"아뇨..."

자전거를 타고 있는 시간보다 자빠지는 시간과 횟수가 전반적으로 더 길다. 보호장비가 없었으면 무릎에 피가 마를 날이 없을 테고, 팔꿈치도 성할 날이 없을게다.

"오늘은 이만하죠"
"수고 많으셨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식사... 같이 하실래요? 저 선혜씨 가르쳐준다고 혼밥 해야 되는데"
"아.... 저... 사무실에 들어가 봐야 해서요.."
"아,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네.. 식사 거르지 말고 꼭 하세요^^ 내일 봬요~~"

거짓말이었다.
불편했으니까. 나 때문에 밥을 혼자 먹는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지만 식사하는 동안 내 마음이 더 불편하기에 말이다.

그다음 날도 수업이 끝났고, 내게 남으라고 했다. 다른 학생들은 연세가 많으셔서 남지 말라고 하는 건가.. 설마 나만 너무 못 타서 자꾸 남으라고 하는 건가..

"양쪽 페달 접고 따라와요"

약간 경사가 있는 곳에서 페달을 접고 두 발로 밀면서 타고 내려갔다. 약간의 내리막길에서 내려오면 적당한 속도와 어깨 긴장도를 낮출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눈은 절대 감으면 안 됩니다"
"네.."

일부러 눈을 감고자 하지 않지만, 무서우면 눈을 저절로 감는 걸... 어쩌라는 거야. 이날 처음으로 눈을 한 번도 감지 않고 타게 된 첫날이었다. 40분 정도 시간이 흘렀고, 마쳤다. 보호 장비를 풀고 있는 내게 물었다.

"오늘도 회사 가요?"
"아뇨^^"
"그럼, 요 앞에 추어탕 먹으러 갑시다"

응? 내게 메뉴가 괜찮은지 묻지도 않고 자기가 마음대로 추어탕 먹으러 가자고 했다. 나는 얼른 마무리하고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

"이모, 추어탕 2개 주세요"
"아니, 사장님 3개 주세요"
"누가 옵니까?"
"제가 두 개 먹을 겁니다^^"

뜨끈한 추어탕이 나왔다. 향신료를 넣어 간을 맞추는 내게 그가 한마디 했다.

"제피가루도 넣어요?"
"이게 빠지면 추어탕 먹었다는 소리 못하죠??^^"

밥을 말아, 먹었다. 자전거를 3시간 탄 셈인데 얼마나 허기가 졌겠는가...

"며칠 굶었어요?"
"배가 너무 고팠어요"
"아침 식사를 하고 오세요. 히마리가 없으니 페달이 안 밟히죠"
"저.. 단 한 번도 아침을 거른 적 없어요. 많이 먹고 와요"
"다른 분들은 자전거를 못 타서 배우면 금방 늘건데, 선혜씨는 배우는 건 얼마 안 걸려도 겁을 잔뜩 먹어서 무조건 연습만이 답이에요"
"네...."

한 그릇 더 먹어야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그러나 나는 다시 집으로 걸어가야 했기에 하나를 더 시켰고.. 이모라 불리는 사장님은 그런 나를 보고 의아해했다.

"니보다 몸은 반에 반도 안 되는 기, 무슨 여자가 저래 먹노 ㅋㅋ"
"제가 많이 편인데, 여기 추어탕 짱 맛있어요^^"
"반찬 좀 더 갖다 줄게~"

선생님은 식사를 마치고 밥 먹는 나를 신기하게 쳐다봤다. 부담스러웠다.

"밥값은 선혜씨가 내요"
"네^^"

자세히 볼일이 없었는데 선생님은 굉장히 컸다. 지방만 두룩두룩 찐 뚱땡이는 아니었다.  몸이 엄청 탄탄해 보였고 시커먼 스킨에 쌍꺼풀도 진했다. 마치 다부진 산 같은 모습이었다. 운동을 굉장히 하는 듯..

"아줌마제??"

이모님은 식사가 끝난 우리 테이블에 귤과 쌍화차를 내어오셨다.

"네~ 저 아줌마인 거 티나요?^^"
"그렇게 많이 먹는 사람은 아 낳은 아줌마지 뭐"
"선혜씨 결혼했어요?????"
"네"
"아니, 언제요?"
"10년 전에요"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서른여덟이요"
"아????"
"왜요?"
"아닙니다"

계산을 하고 나왔고, 길을 잘 모르기에 다시 교육장까지 선생님을 바려다 준 셈이 되었다.

"왜 따라오세요?"
"저.. 길을 잘 몰라서 아는 길에서부터 걸으려고요"
"태워드릴까요?"
"수업 있으시잖아요. 괜찮아요. 오늘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자전거를 알려주겠다며 남으라고 했고 그렇게 나는 개인 레슨을 받았다. 그러고는 처음보다는 가까워졌다.

다른 날, 교육장 앞에서 수업을 받고 있었다.
마치기 10여분 전이었다.

"형수~~~"
"형수님!!!"

근처 남편이 다녔던 직장 동생들이 손을 흔들며 나를 불렀다. 붕어빵을 한아름 안고서 말이다.

"형수 ㅋㅋㅋ 보호장비 풀장착하고 타세요??ㅋㅋㅋㅋㅋㅋ"

나보다 어린 동생들은 웃었고, 나는 조금 창피했다.
선생님은 수업을 급히 마쳤고, 자전거를 끌고 가는 나 대신 남편 직장 후배들이 정리해 주었다. 붕어빵을 선생님들과 같이 배우는 분들께 나눠드리고 입에 붕어빵을 물고 보호장비를 하나씩 풀었다.
그런 와중에 이웃주민도 왔다. 소풍을 가기 위해 같이 장보기로 한 날이었으니까..  

"형수.. 누가 형수 찾는데요??"
"아...!!! 시간 맞춰오셨네요??^^"
"형수님, 누구...? 누구세요?"
"아! 우리 동네 아이들 친구 아빠예요. 주말에 수목원 갈 거라고 장보기로 했거든요! 오빠도 같이요^^"

어린 직장 동료들이 나와 그를 오해할까 상세히 알려주었고, 그들은 내 말에 서로 인사했다. 직장 후배 5명과 이웃주민.. 그 사이 나는 웃고 떠들었고, 동생들은 자전거를 배운다는 내가 마냥 웃긴가 연신 웃었다..

"선혜씨, 오늘도 남으세요"
"아.. 저 선생님 오늘은 선약이 있어서요..ㅜㅠ"
"아이고, 우리 막내는 인기가 참 많네?? 남자들한테 둘러싸여서 얼굴이 보이도 안 한다~~"

같이 배우는 어르신들이 한 마디씩 하며 떠났고, 그와 장을 보러 가야 하는데... 이 동생들을 회사로 돌려보내기엔 딱 12시 점심시간이라 마음이 불편했다.

"이렇게 다 같이 점심 먹기엔... 불편하겠죠??"
"네. 둘이 후딱 먹고 장보죠"

그의 솔직한 답변에 나와 남편 회사 동생들은 당황했다.

"형수님 저희는 괜찮으니까 식사 맛있게 하세요. 행님이 형수 여기서 자전거 배운다기에 점심시간이라 한번 들린 거예요^^"
"애기 아빠, 요 근처에 간단히 식사하고 장 보러 가죠??????"

나는 약간의 인상을 쓰고 그에게 말했다.. 무언가의 압박이었다.

"뭐... 그러죠"
"가요, 내가 밥 살게요!^^"
"아닙니다. 형수, 편히 드세요"
"붕어빵까지 사서 왔는데 어떻게 그냥 보내요~~ 갑시다!"

그렇게 우리는 다 같이 걸어서 뼈다귀해장국집으로 갔다.
나를 중심으로 나보다 어린 남자들이 양쪽에 있었고, 그중에 내가 제일 나이가 많음에 웃겼다.

"뭐가 그리 웃깁니까?"
"그거 알아요? 여기서 내가 제일 연장자예요ㅋㅋㅋㅋ"

나의 한마디에 그들은 다들 웃었고, 동안이라는 말을 들으며 밥집에 도착했다. 우리는 총 7명이었고, 해장국은 1개 더 시켰다. 난 많이 먹으니까... 적게 먹어 잘 보여야 할 사람은 없었으니까..

"형수랑 같은 동네 사세요?"
"예.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아요"
"형수님이랑 가까이 살면 재미있겠어요! 러닝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오락도 하고 게임고 하고ㅋㅋㅋ"
"오락? 게임도 해요???"
"뭐.. 조금요?"
"조금이 아니고 진짜 잘하세요, 형수님은"
"형수는 대체 못하는 게 뭐예요ㅎㅎㅎ"
"왜 ㅎㅎ 행님이 맨날 하는 말 있잖아.. 숙맥이라 재미없다고"
"순수하다는 거 아냐? 그럼 좋은 거지"
"그래서 니가 애인이 없는 거야.. 인마"
"나 숙맥 아니에요!! 우리 오빠가 그래요??????"
"네"

회사 동생은 입을 맞추기라도 하듯 대답했다. 썅.
이런 식으로 험담을 하고 다닐 줄이야.

그는 키득키득 웃었고, 남편 직장 동료들은 해맑게 웃었다. 아니, 내가 숙맥이든 숙맥이 아니든 뭐 그리 웃기다고.. 샐쭉거린 표정으로 있다가 덩달아 나도 예쁘게 따라 웃었다. 최대한 무해하게. 그리고 주문한 해장국이 나왔고, 서툰 젓가락질에 살코기와 분리하기 여간 불편했다. 낑낑 거리는 내게 그는 살코기와 뼈를 바른 해장국을 내게 건넸고, 나는 얼떨결에 받았다. 그러곤 나의 뚝배기를 들고 갔다. 배려였다.

"오~~~~"

그것을 본 동생들은 야유했고, 한마디 거들었다.

"저런 센스가 있어야 연애를 하는 거다 ㅋㅋㅋ"

나는 그가 발라준 해장국에 밥을 말아먹었다. 내 옆에 얌전히 기다리고 있던 해장국은 동생 중에 한 명이 뼈와 살코기를 발라 바꿔주었다.

"형수, 은근 손 많이 가는 타입ㅋㅋㅋㅋ"
"아닌데요??"
"맞는데요??ㅎㅎㅎ"
"치...."

조용히 밥 먹던 그가 동생들의 나이를 물었다.
모두 90년대였다. 80년대는 나뿐이었고, 이곳에서 제일 연장자로 있다는 사실이 꽤나 충격이었다. 서러웠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다들 다 한 그릇 뚝딱 비웠고, 나는 여전히 꼭꼭 씹어 먹었다. 그들은 모두 밥 먹는 나만 바라봤고, 나는 입에 한거석 밀어 넣으면서 예쁘게 웃었다. 민망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았으니까..

"커피 드실 분~~?"

나를 제외한 모두는 믹스의 달달한 커피 타임을 가졌다.

"형수, 진짜 잘 드세요^^"
"압.. 나 돼지 같아 보여요?"
"아뇨 아뇨!! 복스럽게 드셔서 너무 예쁘십니다"
"이러니 공주병에 걸리지...."
"내가 왜 공주병이에요!"
"형수는 공주병이 아니라, 진짜 공준데요?"
"맞아"
"ㅋㅋㅋㅋ여기 다 내편이에요!!! ㅎㅎㅎ"

그렇게 즐거운 점심시간이 끝났다. 그들은 다시 회사로 돌아갔고, 나는 그와 나란히 그의 차를 향했다.

"아까 그 남자는 누군데 남으라고 하는 거예요??"
"누구요??"
"그.. 츄리닝에 덩치 큰"
"아!! 자전거 강사님이세요"
"근데?? 왜?? 수업이 끝났는데 왜 남으래요?"
"너무 못 타서 알려주신다고 남으라는 거예요. 감사하죠. 개인 레슨이니깐"
"그런 특혜 조심해요"
"왜요? 나는 득인데요?"
"두 시간 수업을 하고, 그쪽만 남아서 가르쳐준다는 건 너무..."
"너무 뭐요???"
"눈치가 좀 없는 편이죠?"
"저 눈치 정말 빨라요. 글 쓰는 작가가 그런 미묘한 차이를 못 느끼면.. 웃기지 않아요?"
"그쪽은 예민한 거 같지만 둔감해요"
"아니, 말하고자 하는 요지가 뭐예요?"
"강사 조심해요"
"왜요?"
"그쪽은 자기가 불리하거나 하면 예외 되는 일들이 많나 봐요?"
"무슨 말이에요"
"기억 안 나세요? 그쪽 아버님이 제게 말씀하시길, 남자가 시간과 돈을 들이면 그건 꿍꿍이가 있다 하셨잖아요"
"그건.. 아빠가 그쪽이 나랑 잘 지내는 듯해서 충고 아닌 충고 해주신 건데.. 기분 나쁘셨어요??ㅠㅠ"
"아니 아니 그 말이 아니라, 아버님이 말씀이 맞다고요"
"뭐가... ㅠㅠ 뭐가 맞다는 거예요"
"강사랑 개인적인 시간 갖지 말라는 말이에요"
"아니, 왜요. 가르치는 입장에서 학생이 못해서 가르쳐줄 수도 있는 거고, 그건 공적인 일이에요. 그리고 돈?? 밥을 같이 먹을 때도 제가 돈 썼어요!!"
"밥도 먹었어요?????"
"네...."

그의 놀란 듯한 말에 나는 주눅이 들었고 하여 조그마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마치 큰 잘못을 한 것처럼... 그가 열어주는 차에 탔고, 나는 생각했다. 분명 강사님은 다른 의도가 없었다. 그러나 이토록 그가 신경을 쓰는지가 나는 더 신경이 쓰였다.



첫 도로주행하는 날이었다.
A4용지에 왕초보를 크게 적어 강사님께서 붙여주셨다. 배려였겠지? 다들 실력이 썩 좋지 않은 편이었고, 강사님은 자전거를 타지 않고 뒤를 따라왔다. 두려움에 페달을 힘차게 밟지 못했고, 느리게 가면 더 중심 잡기 힘들어 비틀거리고 휘청거렸다.

"좀 더 세게, 힘차게! 그 정도 속도로 가는 게 더 힘듭니다"

뒤에서 계속 다그쳤고,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앞에 지나가는 행인을 피하고자 페달을 세게 밟았고, 나는 행인과 부딪히지 않으려 나무 쪽으로 핸들을 틀었다. 그리고는 눈을 감아버렸다. 그러나 부딪히지 않았다. 강사님이 나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들어주셨기에... 너무 순식간에 일이었다.

"또 눈 감았죠???!!! 위험하다고 절대 눈 감지 말라고 했잖아요. 넘어지고 부딪히더라도 눈을 떠요"
"네.."
"안 다쳤어요??"
"네.."

그러고는 강사는 나를 지나쳐, 앞서가는 어르신 뒤를 따라갔다. 나는 자전거에 조심히 올랐고, 남편 회사 근처 지나갈 때쯤 나를 불렀다. 그러나 나는 고개 돌리면 핸들이 움직이기에 볼 수 없었고 앞만 보고 갔다. 형수라고 부르며 달려왔고, 그제서야 나는 멈춰 섰다.

"형수 추워요?"
"아뇨"
"안색이 안 좋아요"
"무서워서 그런가 봐요.. 저 그만 가볼게요"

혼자 자전거 타기가 가능했었는데 잘 되지 않았고 나는 도움을 청했다.

"시작할 수 있게 잡아주세요ㅜㅜㅜ"
"풉ㅋㅋㅋㅋ 네 형수!"
"갈게요~~ 고마워요!!!"
"조심히 타세요 ㅎㅎㅎ"

다시 천천히 앞으로 향했다. 멀리서 보이던 강사님은 보이지 않았고 나는 무서웠다. 나는 또 자전거에서 내려왔다. 그리고는 강사가 사라졌던 곳으로 자전거를 끌고 걸었고, 어느새 강사와 학샹들을 다시 만났다.

"왜 안 타고...??"
"무서워서요..."

잡고 있던 자전거를 가져가, 안장을 높여 강사가 탔다.

"뒤에 타요"
"아뇨 전 걸을게요"
"이 속도로는 마칠 시간 안에 못 가요. 타요"
"네..."

뒤에 걸터앉아 강사 겉옷을 잡았다.

"너무 빨라요!!"
"이정도도 느린 거예요. 빨리 달려야 안 넘어지고 잘 갈 수 있어요"

강사 말은 낙엽과 단풍에 시선이 팔린 내게는 들리지 않았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쳐 지나갔고, 기분이 꽤나 좋았다. 매일 걸어가던 길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 풍경과는 달랐으며 강사 옷에서 나는 섬유유연제 향은 꽤 달달했다.



카드 지갑을 잃어버렸다. 번거로운 일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그 지갑에는 시댁에서 주신 카드가 있었고, 분실 신고 하라 연락드렸다. 그리고 뒷날 어머님께 연락이 왔다.

"아가, 부적도 깊이 잃어버린 거지??"
"아... 네ㅠㅠ 죄송해요, 어머님"
"아이다. 다시 부적 써서 줄 테니깐 항시 몸에 들고 다녀야 한다"
"네..."

몰래 어머님을 만났다. 아무도 몰라야 하는 일이기에.. 그러나 이번에도 부적은 두장이었다.

"이거는 남자 안 꼬이게 하는 부적이고, 이거는 임신부적이다"
"네.."
"항상 가지고 다녀"
"그럴게요"

남자가 많이 따르는 사주라나... 남자들이 사족을 못쓰는 사주라나 그놈의 도화살, 홍염살은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 건가 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사주가 다 맞지 않는 것 같다.. 내가 여태 연애를 못해봤으니... 임신부적도 여태 들고 다녔지만 효음이 없는 듯싶다. 아.. 둘째가 생긴 건 부적 때문이었을까.
새로 산 카드지갑에 고이 접은 부적을 깊숙이 찔러 넣었다.

남자가 따르지 않기를 바라며,
임신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