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은 유난히 고요합니다.
잔잔한 호수처럼, 파란 하늘의 구름처럼.
그 고요함은 시선에 머무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 스며듭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내 곁엔 당신이 늘 비어있습니다. 해서 나는 그려봅니다. 가을을 그리면 그리움이 되더이다.
나는 알았습니다. 이 가을 끝에는 당신이 없다는 것을.
마치 밤하늘의 달과 별처럼, 아무리 손을 뻗어봐도 닿을 수 없는 거리에 당신이 반짝이고 있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시선은 그 빛을 향해 있고, 나의 마음은 멈추는 법을 배우지 못했어요.
가까이 다가가면 당신은 한 발자국 거리를 두고 멀어집니다. 조심스럽게 고민하여 당신을 부르면 그 메아리만 내게로 돌아옵니다. 당신은 내게 부재입니다.
흩날리는 꽃잎마저 사라지기 쉬운 덧없는 마음들이 차곡차곡 쌓여 활자가 되고, 그 활자들은 사무치는 그리움을 만들며 나는 연필 쥔 손에 힘을 들여 짙은 고백을 씁니다. 이루지 못한 사랑의 잔해가 뿔뿔이 흩어져, 나의 영혼마저 조각내기 전에 내 고백을 글자 안에 봉인해 둡니다. 부디, 당신에게 가닿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나의 모든 문장들이 끝내 당신에게 닿지 못할 나의 영원한 고백입니다. 어쩌면 닿지 못할 마음을 견디며 쓰는 '짝사랑' 이야기는 용기 없는 비겁하기 그지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 움츠려 들기도 합니다.
당신이 무심코 건넨 한마디에 설렜고, 내게 보여준 미소에 기대했습니다. 당신에게 더 잘 보이고 싶고, 더 예쁘게 보이고 싶었습니다. 당신이 보기에는 뚝딱거리고 조금은 바보 같아 보였겠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진심이었어요. 혼자 당신을 마음에 품는 일은 꽤나 외롭고 긴 싸움이에요. 이제는 조금은 지쳤습니다. 의미 없는 일에 힘 빼는 일을 그만두어야 할 때죠. 말과 행동이 다르지만, 지금 나는 당신을 잃어버리겠단 쪽에 서서 걷고 있는 중입니다. 머리와 마음이 하는 일이 달라 조금은 시간이 걸릴 듯해요.

떨어지기 전 낙엽을 잡으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말, 혹시 들어보셨나요?
나무 아래에서 흐트러지던 붉은 낙엽을 낚아채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나는 한참을 폴짝폴짝 뛰어다녔지만 떨어지는 낙엽을 잡을 수 없었어요.
"어떤 사랑이 그렇게 간절하길래, 그런 미신을 믿는 거냐"
삼촌이 한심하듯 내게 말했고, 나는 눈을 흘겼어요.
"그거 다 사랑에 미련이 남은 사람들이 하는 거짓말이야"
숙모도 내게 덧붙여 말하며 웃었어요. 그들은 내가 미련해 보이고 바보 같아 보였을 거예요. 떨어지는 낙엽에 사랑을 부여하고 소망을 붙잡는 나의 모습이요. 그래도 나는 멈추지 않았어요. 사랑을 불신하면서도 사랑을 믿는, 사랑을 잃고자 사랑을 하는 미련한 나는.. 그저 허황된 허무를 품고 사는 작가라고 알 테죠.
점점 내 얼굴엔 웃음이 사라지고, 떨어지는 낙엽을 잡으려 부단히 애쓰던 내가 안쓰러웠던 아빠는 단추를 풀고 팔을 걷어올리셨어요.
"저 황소고집을 누가 말려...."
결국, 아빠가 떨어지는 낙엽을 낚아채 내게 주셨어요^^;;
차마 나는요, 달아나는 당신을 멈춰 세울 수 없어서 애꿎은 나무를 탓하며 당신의 사랑이 이뤄지길 바랐어요.
알아요. 낙엽은 그저 낙엽일 뿐이죠.
당신을 향해 낙하하는 마음을 붙잡을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일까요. 사랑이라 믿고 싶은 나의 마음일까요.
이 낙엽이, 내 사랑을 이루어줄까요.
반쯤 물든 붉은빛이 내 사랑의 앞날을 비출까요.
아마도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할 것이 명확하지만...
그래도 난 믿어볼래요.
내 손으로 떨어지는 낙엽을 잡으면 그때는,
나 딱 한 번만 사랑해 주세요.
내 믿음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말이에요.
당신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이, 내게는 아주 큰일이 되기도 하거든요.
주저하지 않고 오늘도 당신을 사랑하겠다 하는 내 마음을 또 오늘은 무슨 수로 달래 볼까요 ㅠㅠ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이 지긋지긋한 짝사랑 결말에 대해서요.
'당신은 끝까지 내게 다정했다'
이렇게 끝날 거 같아요.
당신은 끝까지 다정할 거 같아요.
누가 헤어지면서 다정을 건네고
누가 헤어지면서 낭만을 주며
누가 헤어지는 날에 예쁘게 웃어줄까요.
그리고 누가 나보다 더 미안한 표정으로 말하겠어요.
나는 결국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당신을 보내 줄 수밖에 없는 것일 뿐입니다.
고백하지 말 걸,
마음을 들키지 말 걸,
당신의 웃음에 설레지 말 걸,
그냥, 당신을 만나지 말 걸,
그럼에도 다시 그날로 돌아간다면
나는 또 당신을 사랑할 테고 또 마음을 고백할 거예요.
당신을 만난 건, 결코 후회하지 않으니까요.
윽, 보고 싶어요..
언젠가는 '윽, 보고 싶어'라는 문장을 쓸 때 내가 하는 몸짓과 표정을 보여줘야겠다고 했었는데.. 이제 보여줄 때인가 봅니다.
라방을 했는데요, 새로운 별명이 생겼어요. 썩 마음에 들어, 당신에게 자랑하고 싶었어요^^
"프로 짝사랑러"
나는 이제 당신의 프로 짝사랑러에요^^
무진장 당신을 좋아해요.
잘 자요, 당신.
자고 있을 당신의 눈썹을 검지로 문지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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