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372 거북이 같은 이별에도 슬픔은 같아요



나름 운동 잘하는 편입니다. 안 해서 그렇지...ㅎㅎ
부러워요^^
다른 운동들은 잘하잖아요^^


당신을 만나러 갈 때마다 걸어서 가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셨나요. 그건요, 어떠한 자리든 목적지를 나의 의지로 정해서 가는 일이 거의 없어서예요. 그런데 오롯이 당신에게 가는 길만큼은 내가 가고자 하는 걸음이에요. 당신에게 걸어가는 모든 걸음걸음이 내가 원해서 내딛는 길입니다. 그 길이 온통 낭만과 로망으로 가득하여 오래오래 느껴보고 싶어서, 해서 나는 당신을 만나러 갈 때마다 걷는답니다. 쉬이 사라져 버릴 짧은 행복을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어서요..
당신을 처음 좋아했을 때, 그때 말이에요. 많은 작가들 중에 당신의 눈에 들고자 부단히 애를 쓰던 그때 말이에요. 그 첫 번째 시작이 바로, '달리기'였어요. 무작정 달렸어요. 당신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었고요, 당신의 눈에 들고 싶었거든요. 달리기를 선택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당신을 볼 때마다 두근대는 마음이 마치 달렸을 때와 비슷해 퍽 마음에 들었으니까요.
다른 작가들보다는 뭐든 잘하고 싶었어요. 그래야 당신이 나를 한번 봐줄 테니까요... 그래야 내게 향하는 당신의 다정함이 오래 머물 테니까요.. 평생 나를 숨기고자 했고, 타인의 눈에 띄지 말기를 바라는 부모님 덕에 나는 늘 조용한 쪽에서 걷고 있었어요. 아마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외향인 같은 모습일 거예요. 돌이켜보면 당신이 나를 살게도 했지만, 살고자 하는 이유도 명확하게 알려주었어요. 그런 당신을 두고... 당신을 등지고서 나는 반대 방향으로 걸을 수 있을까요. 당신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을까요. 아무리 내가 빠르다 해도 당신에게서 벗어날 수 있긴 할까요.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고 싶어 전력을 다해 달려도 당신이 나를 부르는 한마디면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가 고분고분 해질 것이 분명해서, 무섭습니다. 당신을 잊고자 한 이후, 나의 겨울이 얼마나 매서울지요.
어찌 보면요, 제대로 된 고백도 없이 시작된 사랑이에요. 그 혼자 하는 짝사랑이 매 그리 대단하다고, 때로는 사랑이 이루어진 것 같이 굴고, 때로는 차인 것처럼 굴었어요. 당신은 나를 쥐락펴락하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그냥, 당신을 품고 살까요..
마음의 무게를 매일 단죄하며 그렇게... 살아질까요?

이번 가을이 끝난다 해도, 슬프게만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 중입니다. 부단히도요...
누군가의 다정함을 경험한다는 건 굉장한 일이니까요. 그게 내게만 향하는 다정이 아닐지라도 말이에요. 요즘엔 본인만 챙기기에도 체력과 시간이 부족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친절을 건넨 당신. 그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마음인가요^^
당신의 겉모습은 다소 다정과는 거리가 먼 듯,  단단하고 빈틈없는 표정 뒤로 무수한 다정을 지니고 있어요. 가령, 치마를 입었을 시에는 담요를 무릎에 무심히 덮어주고요, 이유 없이 계속되는 불안에는 지켜주겠다는 말로 안심시켜 주고요, 휘청거리고 비틀거릴 때는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태워주겠다 하며, 추운 날씨에는 목도리를 상냥스레 다시 고쳐 메어주고요, 관심도 없는 사람이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며 낙엽 보러 가자고 말을 걸어와요. 나는요,  이러한 다정이 참 좋아요. 그게 당신이라 더할나위 없을 테지만요.
나도 배우고 싶어요. 당신의 다정함이요..

가을의 하루가 또 이렇게 지나갑니다. 올해도 다 갔어요. 날이 추워지고요, 자꾸만 흔들리는 마음을 잡기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시린 찬바람 따라 거세게 뒤집혀요. 매일 다짐해 보지만, 한결 같이 와르르 무너져버립니다.
'오늘은 덜 좋아해야지' 하는 마음 말이에요..
다짐은 이별하자로 마음을 잡아보지만, 그 끝은 매번 어느새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을 전부 내어주고 말아요.

혹시 당신은 알고 있나요.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도
여전히 당신의 흔적을 품고 있는 나를요..

당신의 달콤한 눈빛이 내게 머물기를.. 그 시선 한 번이면 나는 세상을 구할 만큼 힘이 날 텐데.
당신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듣고 싶어요. 그 음성 한마디면 나는 마음 한편이 잔잔한 설렘으로 물들 텐데.
당신의 따스한 손길이 내 곁에 머물었으면 해요. 그 미지근한 손끝이 스치기만 해도 나의 모든 걱정과 불안이 사라지는 듯한 순간일 텐데..
당신의 미소가 날 향한다면 그 짧은 찰나가 영원처럼 굴텐데.. 그렇게 당신이 보여주는 세계에서 살고파요. 나는 그 안에서 오래도록 머물고 싶어요. 나요, 당신에게 가고 싶어요.. 진정으로요.

끝내 닿지 않았지만, 여전히 마음 한편을 말랑하게 만드는 사람. 나는 당신의 기억 속에 이렇게 남고 싶어요. 날 향하는 마음이 사랑이 아닐지라도 말이에요.

오해하지 말아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당신을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는 것을요. 오늘보다 내일이 더 커지는 마음을 감당할 수 없어서이니까요. 지키려 했던 수많은 약속들이 이제는 지키지 못할 약속들이 되었을 때 비로소 끝을 실감합니다. 당신에게는 언제나 무해하고 싶었는데 그게 잘 되지 않습니다. 부담을 주려는 의도는 어디에도 없었으나 당신이 그렇게 느끼시기에 나는 멈추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그뿐입니다.
당신이 자꾸 욕심이 나고요, 왜 나는 당신의 사랑이 될 수 없냐고 따져 묻고 싶고요, 나만 사랑해 달라 떼쓰고 싶어요.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그만두는 겁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오해하지 말아요.

가을의 끝자락부터는 아푸지도 마세요. 걱정해 줄 나도 없을 테니까요. 대신 아파해줄 나도 없을 테니, 절대 아프면 안 됩니다. 매일 아프지 말고 건강하기를 빌겠어요.
그리고 누군가 당신을 자꾸 울게 하고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은 과감히 버리세요. 당신을 웃게 하고 힘을 주는 사람들만 챙기기에도 우리 인생은 너무도 짧고 아깝기에, 그런 사람 때문에 너무 애쓰지 말기를 바라요. 당신의 착한 심성을 다른 이들이 이용할까 봐 걱정입니다. 그런 사람 있다면, 미리 내게 알려주세요. 가을이 가기 전에 파묻어 버릴 테니까요^^ 포크레인으로 깊게 파서 묻을게요.

"단풍이 너무 예뻐요"

솔직함이 매력인 내가 유일하게 솔직하지 못하게 되는 사람이, 당신입니다. 그냥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면 되는데 그게 자꾸 망설여져, 그게 어려워 자꾸만 다른 핑계를 늘어놓게 만드는 사람. 점심 먹는다며 보내는 음식 사진들이, 단풍이 예쁘다며 보내는 단풍 사진들이, 다쳤다고 보낸 사진들이 이런 모든 핑계들이 단지 그냥 당신이 보고 싶다는 마음인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몰랐으면 하는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이, 내게는 당신이에요.

나만 듣고 싶은 노래가 있듯이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이 있듯이
나만 알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다른 사람들은 몰랐으면 하는 오직 나만 알고 싶은 사람,
당신은 알고 있을까요.
나에게 그런 사람이 바로 당신이라는 사실을요.

지금 내가 쓰는 활자들은 당신을 향한 사랑 고백일까요, 이별을 앞둔 독백일까요.. 아무래도 고백인 듯하여 자꾸 주춤거립니다. 손끝에 이별을 대롱대롱 매단 채 글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당신을 기다리는 마음을 완전히 지울 수가 참으로 어려워요.
보고 싶어요.
빨리빨리 시간이 흘러, 당신을 보고 싶습니다.
온통 내게는 당신뿐입니다.

낙엽은 지고 있고요,
온통 흩날리는 낙엽들 사이로 세상은 아름다워지고 있습니다.
당신과 나란히 서서 그 속을 걷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