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 사랑은 재채기와 같다고 말했어요. 숨길 수 없기 때문이죠. 사랑은 참 감추고 견디기 어려운 것이죠. 특히 짝사랑은 더 하고요.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어찌 버릴 수 있겠어요. 그래서 사랑하는 마음, 그 하나로 어쩌면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뒤돌아 봐주지 않는 당신을 저만치서 뒤따라갑니다. 외롭고 외로워도 그 작은 희망을 버릴 수가 없어요. 언젠가 한 번은 뒤돌아봐줄지도 모르기에 말이죠. 함께 하지 않아도 우린 언제나 하나입니다. 같은 길을 가고 있거든요. 슬픈 짝사랑의 고백은 슬픈 끝맺음이 맞는 겁니다.
"편집장님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넵~"
"제가 편집장님 좋아하는 거,, 편집장님은 알고 계시죠?"
"네~ 알고 있어요."
"아.. 그런데 편집장님은 더 안 좋아하시는 거잖아요. 그렇죠?^^;;"
"작가님이 그렇게 보이게 표현하는데 모르는 게 이상하죠.
작가님을 안 좋아하는 게 아니고요...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잖아요.. 우린"
"혹시 제가 편집장님 좋아하는 게, 안되어 보여서 이러시는 거면.. 안 그러셔도 돼요. 어차피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예요."
"저도 제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여기 있으면 저쪽이 생각나고, 저쪽에 있으면 이쪽이 마음에 걸리니.. "
"그건 편집장님이 착하고 마음이 여려서 그런 거예요. 좋아하는 게 아니에요. 헷갈리면 안 되세요. 어디에 있어도, 무엇을 해도 제 마음은 오직 편집장님이에요. 이건 사랑이에요. 그런데 과장님은 아니에요. 헷갈리지 마세요^^"
"저도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네요.."
"정확한 답을 듣고자 여쭤본 건 아니에요. 단지, 그냥 물어보고 싶었어요. "
"저도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되는지 도무지 생각이 안 나요.."
"그러네요. 우린 서로 잘 아는 게 없네요."
"편집장님은 처음부터 다 알고 계셨던 거죠? 내가 많이 좋아하고 있는 거요.. 그래서 제게 잘해주신 거죠?"
"처음부터는 아니었어요. 언제가부터 느꼈던 것 같아요. 잘해준 거 없는데..."
"오해했나 봐요. 내게만 더 특별히 잘해준다고 생각했었어요. 원래 짝사랑이 그래요^^;;;"
"작가님한테는 특별히 다른 분들보다는 잘해준 것 같네요^^"
"거짓말이면서.. 짝사랑이 좀 그래요. 너무 사람을 구질구질하고 지질하게 만들어요. 아마 당분간은 편집장님 보러 가지 못할 거예요. 이렇게 까지 다 말해버렸으니... 내 마음 내가 알아서 잘 정리할게요. 완전히 정리가 될 때까지는 편집장님이 너무 보고 싶어서 안될 거 같으면 보러 갈 거예요. 협박 아니에요. 그래도 되죠?"
"당연하죠"
고백은 짝사랑의 끝.
속이 시원했어요. 차라리 잘 된 거예요. 내가 당신을 보러 가지 않을 방법은 고백뿐이니까요. 용기 없는 나는 당신 앞에 설 수 없을 테니까요.
참 많이도 울었어요. 오늘 몸이 좋지 않아 내내 병원이었는데요, 한참을 누워서 펑펑 울었어요. 속이 다 시원했어요. 간호사는 내가 우는 이유가 링거 맞고 있는 팔 때문이라 생각하고 종종 물어보긴 했지만 말이에요.
눈물처럼 당신을 내게서 비워낼 수만 있다면.... 당신을 다 비워내고 싶었어요. 나를 생채기 낸 건, 당신이 아니라 나였음을 깨달았어요. 분명히 알았거든요.. 나와 마음이 같지 않은 당신의 마음을, 그럼에도 기어이 물어보고야 말았어요. 역시나 당신이 내게 향하는 마음은 동정이었어요.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었어요.
수없이 당신 마음에 대차게 한 번만 걸려라 하고 바랐으나, 끝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차라리 잘 된 일이에요. 내 짝사랑에 결말이 보이는 듯하니까요.
그럼에도 한편으로는요, '언제 비 오는 날 한번 봐요. 작가님 비 좋아하잖아요' 저 문장이 너무 좋았어요. 염치없게도요.
실은요, 병원에서 진료받고서 당신 차 옆에 나란히 주차하고 연락을 주고받았어요. 보고 싶었어요. 아프니깐 당신이 더 보고 싶더라고요. 당신과 너무 가까이 있는데, 볼 수 없는 처지에 화가 치밀어 올랐어요. 당장이라도 내 손끝은, '안아주세요'라는 말을 쓰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었어요. 용기 없는 나는 그걸 또 참아냈어요. 아프니깐 더 보고 싶었거든요. 당신이 안아주면 금방 나을 거 같았거든요.
당신의 허벅지 위에 앉아 목을 끌어안고, 당신의 살냄새를 맡고 싶었어요. 잔뜩 날을 세우지 않아도 되고, 내가 가장 무방비한 상태여도 괜찮은 자세거든요. 기특하게도 나는 당신에게 와달라는 말을 꾹 참아냈어요.
그런데 곧 또 후회하고 말아요. 그냥 말해버릴 걸 하고요.
"여기 있으면 저쪽이 생각나고, 저쪽에 있으면 이쪽이 마음에 걸리니.. "
이 말이 자꾸 맴돌아요. 마음에 걸린다는 말이 미안하기도 하면서요... 한편으론 굉장히 좋았어요. 당신이 나를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에요. 그런데 마냥 좋을 수 없고, 마냥 미안할 수도 없는 말이에요. 당신은 매번 나를 생각하게 만드네요.
"마음에 병 무섭습니다. 하고 싶은 말 하세요"
'내려와서, 잠시만 안아주세요'
"없어요"
나는 늘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부 하지는 못합니다. 짝사랑이 꽤 어렵고, 당신은 더 어렵거든요.
가을비는 많이 내리지 않아요. 당신은 모르시죠? 10월에는 대략 일주일 정도 비가 내려요. 통상적으로요.. 비가 오는 날, 그때 당신에게서 다시 연락이 온다면요.. 당신을 보러 가겠다고 말해버릴래요. 많이 보고 싶다고요...
나는 오지 않을 비를 기다립니다.
사실은요, 당신을 기다리는 겁니다.
이제 비는 더 이상 행복이 아니고요,
그렇다고 슬픔은 또 아니랍니다.
사랑이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동정이어도 좋습니다.
그게 뭐든 나를 그리워하세요.
당신을 보지 않고서는 나는 살 수가 없어요.
날 사랑하지 않는 당신이 원망스러요,
그래서 당신을 잊겠다, 잊어버리겠다, 잃겠다고 말해버리지만, 항상 내가 다시 붙잡아요. 여기서 얼마나 구질구질해야 당신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나는 당신이 너무 좋은 걸요.
내게는 당신이 전부인걸요.
#가을, 그리움은 종종 바람을 타고 와요
거짓말을 했어요. 당신을 안심시켜 드려야 했기에...
'내 감정은 내가 잘 정리할게요'라는 거짓말이었어요. 정리가 될 감정이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테죠.
아마 잊히지 않을 거예요. 내게 당신은 말이에요. 그냥 묻어두고 살아갈 뿐이죠. 처음에는 노력도 해보고 애를 쓰며 잊으려 했지만, 그럴수록 당신에게 향하는 마음만 선명해지더라고요. 억지로 노력한다 해서 마음을 버릴 수 있겠어요? 기억을 지울 수 있겠어요? 다 새겨진 것 투성인데... 그래서 그냥 묻어두고 살아요. 구태여 꺼내보지 않고 억지로 노력하지도 않고요. 그러다 너무 힘들면 당신을 보러 갈 거예요.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당신을 품고 어찌어찌 또 살아지겠죠. 이러다 언젠가는 내 손으로 당신을 버리는 날이 오겠지 하면서요... 당신을 잊으려 애쓰지 않을 거예요. 잊으려 하면서 당신 생각 한번 더 하면 고민만 더 깊어질 뿐이거든요.
내가 사랑하면 할수록 그것들은 내게 아주 깊게 새겨져 파고들어요. 정말 괴롭기 그지없고 아픈 기억이 돼버립니다.
나는 당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어요. 당신은 내 사랑으로부터 가벼워지세요. 무겁고 아픈 건 내가 하겠습니다. 내 사랑으로부터 당신을 지키는 길입니다.
잘 자요, 내 사랑.
잘 자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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