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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347 과격해지셨네요


<과격해지셨네요ㅎㅎ>
<과격해지지 않았어요;; 오해하시나 본데, 저 과격한 사람도, 덜렁이도 아녜요.>


#끌림은 우연이라지만, 나에게는 당신이 운명이었을지 몰라요

어떤 감정은 오래 마음에 머물러요.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너무도 간절한 마음. 그 마음이 마치 금기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오랜만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다시 읽었어요. 혹시 당신은 읽어보셨나요? 하지 말아야 할 감정, 슬픈 사랑,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예요. 베르테르는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했어요. 그 사랑은 너무도 선명하여 오히려 불행했죠. 반드시 그 사람이어야 하는 마음. 그 사랑은 끝까지 끝끝내 허락되지 않았어요. 결국은 자살을 선택한 베르테르의 비극적인 결말.
사랑이 금기처럼 느껴졌던 순간들이 분명히 존재해요. 감히 당신에게 다가갈 수 없어서, 나를 사랑하지 않을 걸 알아서예요. 당신에게 빠지는 건 한순간이지만, 그 안에서 나는 허우적 대며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요.
누군가를 보고 기쁨이 왔다면 그것은 끌림이에요. 그러나 그 기쁨이 한 사람만 가능하다면, 필연이라면, 그것은 사랑입니다. 당신을 두고 참 많은 생각을 했어요. 나는 당신을 사랑을 했을까요, 아니면 끌렸을까요.. 곱씹어보아도,  또렷이 사랑이에요.
그러나 이상하게도, 내 마음은 분명 필연처럼 강한데, 현실은 이를 결코 받아주지 않아요. 반드시 당신이어야 하는데, 오직 당신만이 내 사랑인데, 끝내 이뤄지지 못할 일이죠.
끌림은 스쳐 지나가지만,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죠.
사랑이 꼭 이뤄져야만 사랑일까요.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당신에게 향하는 마음이 모두 진심이니, 이건 분명 사랑이에요. 의심의 여지도 없게, 명백하게요. 노을빛처럼 잠깐 스치고 지나가더라도 가슴 한편에 남아 오래도록 빛을 내는 사랑, 당신이 내게 그래요. 사랑은 때때로 기록되지 못합니다. 이름조차 부르지 못하고 끝나버리기도 해요. 여전히 잊히지 않는 마음을 품은 채, 사랑은 늘 그렇게 아름답고 위험한 모순 속에서 꽃 피웁니다. 당신이어야만 했던 이유를, 나는 가슴속에 묻어둘게요.
그러니, 당신도 내게 진심이었으면 하고 바라요, 당신에게도 내가 기쁨이었으면 해요. 필연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비극적인 사랑 중이니까요, 우린.

애써도 닿지 않는 마음.
계속해서 멀어지는 거리.

내 기도가 당신에게 닿은 것일까요, 아니면 신이 내 기도를 들어준 것일까요.

잘 지내고 계시나요? 작가님?
자꾸 창가 쪽에 시선이 가고 있어요~
창가로 보이는 풍경들 중 푸르른 나무나 고요히 흘러가는 강물들 보다는 건너편 뛰고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더 가네요~
저기 뛰는 사람들 중에 작가님이 있겠구나 하고요^^
그래서 그런지 가끔 러닝 하시는 분들을 열심히 보곤 한답니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어요~
감기조심하시고 글 마무리하면 들려주세요^^


느닷없이 연락이 왔어요. 그렇게 뻔질나게 문구점을 다녀도 볼 수 없었던 당신에게서 말이에요. 더군다나 또 애매모한 말들로 잔뜩 나를 현혹하기에 딱 좋은 말들만을 골라서..

'창가에 보이는 풍경들보다 뛰고 있는 사람들에 관심이 더 간다? 그 속에 내가 있을까 봐서?'

궁금한 것들을 죄다 쏟아내버리고 싶었어요.
그러나 나는 또 침묵으로 화답했어요. 혹시나 당신이 숨어버릴까, 연락하지 않으실까 겁이 나서요...
그런데요, 아무리 곱씹어봐도 저 말은 보고 싶다는 말인데.. 내가 저런 글을 썼다면 그 요지는 분명, 보고 싶다는 거거든요? 그렇지만 저 말을 내가 쓴 것이 아니라, 전하고자 하는 말은 또 미궁 속으로 빠집니다. 뭐 어쩔 수 없죠. 짝사랑의 비애는 예나 지금이나 같은 상황들만 되풀이될 뿐이니까요.
그 뜻이 내게 무얼 전하고자 하는지, 그게 뭐든 나는 그저 좋습니다. 나를 잊지 않고서 안부를 물어보시던 당신이 몹시도 좋다는 말이기도 하죠. 그게 단지 나를 설레게 하려던 말이든, 작가로서 놓치기 아쉬워서든, 그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있든 나는 상관없어요. 당신이 내게 연락을 한 것만으로 이미 나는 기쁨이고, 행복이니까요.
당신은 모르시겠죠.
어느 여름 끝자락, 당신을 향해 내가 몇 번이고 마음을 날렸다는 것을요.

편집장님은 잘 지내시죠?^^ 식사는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밥은 안 굶고 잘 먹고 다닙니다~^^

잘 지내고 있으시다니,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속이 상한 건 그건 제가 속이 좁아 그런 것이죠? 밥도 잘 먹고 다니신다니.. 나와 다르게, 퍽 잘 지내고 계신가 봅니다.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잘 드신다니 왜 내가 다 뿌듯한가요. 포동한 뱃살을 하고 있을 당신 모습이 떠올라버렸어요 ㅎ 윽... 보고 싶어요, 무척이 나요.

글 쓰다 막히면 무리하지 말고 내게 와요~
저, 가도 돼요?
그럼요~ 당연히 오셔도 되죠^^
진짜요?^^ 그럼 갈게요.


착한 당신은 예의상 하는 말이었을지도 몰라요.  허나 나는 그저 또 진심이었지요. 다시 마음을 바꾸실까 재빠르게 가겠다고 답했죠. 말했잖아요. 짝사랑에는 자존심 챙길 여유 따위는 없다고요..

여기 출판사는 아픈 말로 맨날 아프게 하고, 예약하고 갔는데도 맨날 무한 대기 중이에요ㅠㅠ썅
그.. 저기.. 뒤에 '썅'은 취소예요. <보내기 취소>가 5분이 지나고 나면 안 된다네요^^;; 편집장님한테 한 말은 아니니까... 잊어요.
과격해지셨네요~ㅎㅎ


이게 끝이었어요.
간다고 해서 부담스러웠던 게죠..? 그런 것이죠?
썅 취소 안 해!!! 취소하지 마!!!!!!
아니면 설마 과격해져서 싫다는 건가요?
그럼 큰일인데요? 썅 한마디에 과격해져서 싫다 하시면..
글을 보시면 아주 내게 학을 떼시겠는데요?
납치해서 가두겠다는 둥, 가둬서 내 사랑만 주겠다는 둥, 혀를 뽑아버리겠다, 피부를 벗겨내고 싶다 등등 아주 험한 글들이 꽤 많은데....?? 치.. 이건 분명, 당신이 사랑하는 이가 굉장히 조신하고 단정하다는 말이겠지요. 더 열받네.. 썅
무슨 연유가 있으셨겠죠. 설마 오라고 말해놓고 부담스러워서 쌩까는 건 아니셨기를....
아니,  나 근데 진짜 이전에는 과격하지 않았어요. 순했고, 얌전했고, 조용했고, 조신했어요. 당신은 내 성격이 이렇게 과격해진 이유에 한 몫하셨어요. 진짜.
어휴.. 당신이 내가 부담스러워서 연락을 안 하는 와중에도 당신을 기어이 보러 갈 생각에 들뜨는 내가 원망스러울 만큼 저주스럽습니다. 짝사랑, 절대 할 것이 못됩니다. 혹시  하시려거든, 날 짝사랑하세요. 당신이 덜 아프게, 덜 다치게 해 줄 자신 있어요. 꼭 나를 사랑해라는 말은 아니니, 오해 말고요.

#잠겨 죽어도 좋답니다

처음엔 잔잔한 파도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살짝 발만 담갔어요. 발끝만 적시고 지나갈 줄 알았죠. 그런데 당신은 어느새 내 무릎을 적시고 허리까지 삼켰어요. 그리고 결국엔 숨 쉴 틈 없이 나를 휘감았어요. 도망칠 틈 없이, 숨 돌릴 여유도 없이. 그렇게 나는 당신이라는 바다에 빠져버렸어요.
잠겨 죽어도 좋으니, 당신은 파도처럼 내게 밀려오시라.

당신 없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당신 없이 아무것도 아닌 내가 되어버렸어요.

나를 바라보던 눈빛으로 다른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을 당신이 조금은 원망스럽고요, 그 눈빛을 아무런 노력 없이 받고 있을 누군가에게 질투가 나고요, 언젠가부터 습관처럼 남아 나를 또다시 아프게 하는 기다림도 징글맞아요. 기다림조차 지친다는 게 이토록 슬픈 거였어요. 당신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을 걸, 이제는 알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당신은 내게서 멀어지지만,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울리지 않는 핸드폰을 빤히 들여다보는 일이 잦아졌고, 당신이 보낸 것 같던 알람이 다른 사람이었을 때 가슴이 턱 막히는 듯한 허망함과 허탈감이 몰려와요. 다 너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