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당신을 생각하면서 아무 일 없는 척 지내고 있습니다.
당신 이름을 입술 끝에 숨기고서 말이에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요, 나는 잘못이 없어요. 다만 내 사랑이 깊었을 뿐이죠. 도덕적 잣대와 거부할 수 없는 끌림, 그 사이에서 나는 오늘도 고뇌합니다.
고뇌하다, 달이 뜨면 달님께 기도 해요.
그를 향한 내 사랑이
덧없는 집착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절망과 갈망이 엇갈리고,
허무와 공허가 겹치고,
그리움과 위선이 갈라져
내내 길을 잃지만..
그에게 향하는 내 사랑은
거짓 하나 없는 진실입니다.
허니, 그를 내 앞으로 데려와주십시오.
그게 정녕 아니 된다 하시면,
나를 비워주십시오.
아무것도 담지 못하도록 그를 내게서 지워주소서.
아마, 오늘도 내게 비추고 있는 달빛은 나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려나 봅니다. 무척 예쁜 빛을 내고 있거든요.. 내게 미안해서 그러한 것일 테지요.
하여 나는, 해본 적 없는 엉터리 기도를 다시 합니다.
신이여, 저들을 축복하소서.
끊임없이 무너져도
다시 일어서려는 나를요.
신이여, 저들을 축복하소서.
홀로, 외롭게, 쓸쓸히 싸워내고 있는,
몸과 마음이 지친 나를요.
신이여, 저들을 축복하소서.
매일을 자책하며 후회하고 다시 사랑하는
어리석은 나를요.
신이여, 저들을 축복하소서.
신이여, 부디 나를 축복하소서.
나를 구원하소서.
나를 버리지 마소서.
나를 구하소서.
신이여, 저들을 축복하소서.
신이여, 나를 그만 죽여주소서.
허무와 공허 속에 살아야 함이면
그저 나를 죽이소서.
신이여, 나를 용서하소서.
구태여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이라..
용서하소서.
신이여, 나를 구원하소서.
신이여, 나를 죽이소서.
신이여, 그대를 내게 데려와주소서.
부디, 신이여,
그를 내게로 인도하여 주옵소서.
신이여, 간구하나이다.
그를 내게로 데려와 주옵기를 원하나이다.
만일 주께서 그리 베풀어 주옵시면
이는 주의 은혜라 하겠나이다.
해서, 주님만을 사랑하며 그 누구도 품지 않고 살겠나이다.
나는요, 신을 믿지 않지만 매일 기도를 합니다.
아직은 나의 간절함이 누구에게 닿지 않았나 봐요.
이는 엉터리로 한 기도 때문이라 탓하고, 조금 더 간절히 기도하리라 다짐합니다. 어떤 신이시든 내 기도가 닿길 바라며, 지금도 간절함으로 기도를 합니다.
주님, 자비와 사랑의 근원이신 아버지.
연약한 저의 마음을 아시는 주께 간구하나이다.
저의 심중 깊은 곳에 품은 사랑을 주께서도 아시나이다.
주께서 뜻하신다면,
저의 사랑하는 이가 제 곁으로 오게 하여 주옵소서.
오직 주님의 은총 안에서 더욱 굳건해질 수 있게 하옵소서.
만일 주께서 그리하여 주시옵거든,
저의 영혼이 기뻐하며, 밤낮으로 찬미하겠나이다.
허나 주의 뜻이 다르시더라도
그 길이 곧 선하심을 믿사오니,
끝내 주님의 뜻 안에 그를 안식케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비오며,
아멘.
이번 신께도 내 기도가 닿지 못했나 봅니다.
나는 지칠 줄 모르고 다음 기도를 합니다. 어리석게도 말이에요.
거룩하신 부처님 전에 삼가 절하옵니다.
저의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한 이를 아시나이다.
사랑하는 그 사람이 제 곁에 오기를 원하오니
부디 인연의 끈을 이어 주옵소서.
만일 그리 이루어 주신다면,
저의 마음은 한 송이 연꽃으로 피어나
부처님 은혜에 찬탄하리이다.
혹 인연이 되지 못하여도,
그 그리움마저 법의 길로 이끌어 주시어
저로 하여금 집착을 놓고 평안히 머물게 하소서..
일체중생이 다 함께 해탈의 길을 걷게 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어느 누구에게도 닿지 못한 간절함은 당신이라도 알아주길 바라는 건 더 염치없는 것이지요? 당신의 종교가 무엇인가요.
궁금해요...
가을을 핑계 삼아 안부를 묻습니다. 잘 지내십니까.
직접 묻고 싶으나 내게는 그럴 용기가 없습니다. 오해는 마셔요.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이 용기보다 작아서가 아니랍니다.
우리는 어디서부터 어긋났을까요.
마음에 간직해선 안될 이를 품고 산다는 게 이토록 힘이 들 줄이야.
당신에게 내 모든 걸 자꾸 거는 내가 이토록 안쓰러울 줄이야.
이 마음, 돌이킬 수 없고 후회하지 않는다는 내가 이토록 애달플 줄이야.
당신에게 가는 길이 밤하늘의 달만큼 멀어요. 달만큼 먼 길이 당신에게 가는 길이죠. 그 먼 길을 가겠다고 다짐하는 매일 밤이 이토록 허무할 줄이야.
그 길이 몹시도 험해서 막아 보고, 억지로 마음을 칼로 베어 보지만 결국 가겠다고 하는 나를 내버려 두는 내가 이토록 안타까울 줄이야.
잠시 지나는 바람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그냥 지나가지 그러셨어요. 그저 바람처럼 지나가지 그러셨어요. 내가 당신을 붙잡은 건가요.
당신이 나를 붙잡고 있는 건가요.
부서지고 무너진 건 몸인가요, 마음인가요.
왜 나만 여기 남겨두고 가버리신 건데요...
보고 싶어요.
당신이 몹시도 말입니다.
내게 오실렵니까.
하하. 농담입니다.
깨지 말고 푹 자기를 바랍니다.
꼭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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