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은 왜 그랬을까요.
그저 장난이었을 뿐인데, 나 혼자 심각해져 쩔쩔맸던 걸까요. 아니면 당신은 내가 이만큼 당신을 사랑할지도 모르고 그랬던 걸까요. 어쩌면 당신도 사랑일 수도 있겠다 싶었던 말과 행동들이 전부 나만의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런데도 솔직히 말하자면요, 지금도 착각일리 없다 믿고 싶어요. 당신이 내게 보여주었던 배려와 다정다감한 모든 행동이 아무 의미가 없다면 너무 슬플 거 같아요. 이럴 거면 왜 머릴 쓰다듬어주고, 목도리를 왜 둘러주며, 왜 내게 예쁘게 웃어준 건데요. 우리가 우리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내게 당신이 남이었던 적도 한사코 없었단 말이에요. 당신도 알잖아요. 별거 아닌 말에도, 별거 아닌 행동에도 나의 모든 행동에는 사랑이 묻어난다는 것을요. 구태여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내가 당신을 얼마큼 사랑하는지 너무 잘 아시면서 왜 내 사랑을 모른 척하는 거냐고요..
누가 나랑 결혼해 달래요? 누가 나한테 오래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왜 내 마음을 모른 척하냐고요!!!!!!!!!!!!
아무리 곱씹어보아도 당신은 내게 분명 장난이었을 거예요. 아니라고 말해도 소용없어요. 사실이니깐요. 단순히 호기심이었을 뿐일 거예요. 그러다 알고 보니, 당신을 짝사랑하고 있는 나를 보고 당신 눈엔 내가 얼마나 한심스러워 보였을까요. 얼마나 내가 못나보였을까요. 또 아니라고 하겠죠. 입장 바꿔 생각해 봐도 그럴 것이 빤한데 말이죠. 혼자 짝사랑하는 내게 왜 장난을 쳤어요... 왜 하필 나였나요. 그 많고 많은 작가들 중에 왜 하필... 나인 건데요. 말했지만, 나는요 어쩔 수 없었어요. 당신을 보고 첫눈에 반해버린 걸 어떡하라고요. 그런데 당신은 아니잖아요. 아니랬잖아요.
나는 아직도 의문이에요.
바람둥이 아니라면서요, 쉽게 생각하고 쉽게 행동하는 사람 아니라면서... 개뻥쟁이!!!! 수천번 수만 번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당신에게 향하는 내 마음은 사랑이 맞아요. 처음이라 헷갈리는 게 아니고요, 분명한 사랑이에요.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가 사랑이겠어요. 이게 사랑이 아닐 시에, 세상에 모든 사랑은 없어요. 난 당신을 무진장 사랑하고 있다고요. 그런데 당신은 아닌 거죠?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 봐도 당신은 내게 향하는 마음이 사랑은 아닌 거죠? 그렇죠? 알아요. 분명히 알고 있는데, 당신을 보면 그게 아닌 거 같아서 헷갈린 단말이에요. 그래서 자꾸만 바라게 돼요. 당신은 내게 하나만 하세요. 전에도 말했듯이, 나는 사랑을 할 테니 당신은 내게 동정과 연민만 하세요. 당신을 보러 가겠다 마음먹으면요, 그 공적인 시간이 데이트하러 가는 것처럼 마냥 설레요. 당신을 보면, 당신의 다정함에 나는 또 오해해 버리고요. 또 나에게만 향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미치면 또 실망해요... 끊임없이 반복이에요. 그럼에도 나는 또 당신을 보러 가겠죠. 당신의 다정함이, 당신의 배려가, 따숩은 손길이, 당신의 너무도 식상한 안부인사가, 당신의 웃음소리가, 당신의 웃는 얼굴이 너무, 정말 너무 좋으니까요. 마치 그동안 열심히 살아낸 나에게 주는 포상휴가 마냥 당신을 보러 가요. 웃기죠..

#당신에게 가고 있습니다.
나, 당신을 보러 가도 될까요.
가자니, 당신이 내 마음을 알기에 부담스러우실까 봐
안 가자니, 당신이 몹시도 그리워서 더 이상 참지 못하겠어서...
고민하고 고민하다 당신을 보러 가겠다 다짐하면요, 나 좀 많이 아껴주세요. 당신의 손길에 온기를 가득 담아주세요. 연민을 꽁꽁 감추고 사랑인 것처럼 대해주세요. 당신이 내게 향하는 마음이 사랑이라고 오해라도 마음껏 하고 싶어요. 그러니 사랑이 아니지만, 사랑인 것처럼 대해주세요. 그래야 나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헛된 희망을 품고 사는 편이 나을 거 같아요. 헛헛한 마음을 품고 살기엔 온통 허무라 도저히 안 되겠어요. 내게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요...
당신이 머무는 동안은 내 품에 당신을 품어보려 합니다. 그거라도 하고 싶어요. 사실 내가 무얼 하든 당신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차라리 내게 진짜 사랑을 주시면 안 될까요. 아마도, 당신의 사랑을 받지 못해서 안달 난 거 같으니 옛다 사랑받아라 인심 쓰듯이 날 사랑하는 건 어떨까요 ㅎ 너무 속보이죠 ㅠㅠ 눈치채셨죠? ㅠ 근데요, 나 당신 사랑받고 싶어요.... 받아보고 싶어요. 내게 오라는 말이 아니잖아요. 잠시만, 아주 잠시만 날 사랑하세요. 날 사랑해 주세요. 당신이 날 사랑한다고 해도 다른 이들 생각에 마냥 행복하지 못할 것이 분명해서, 당신의 사랑이 가야 할 곳으로 어서 가라 등 떠밀 거예요. 그러니까, 나 좀 사랑하세요. 그래야 내가 미련 없이 당신을 보러 가지 않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이렇게 점점 말려 죽일 작정이신 건 아니죠.
마음대로 되지 않는 당신이 너무 원망스러워요.
당신에게 가는 길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러나 나요, 당신에게 진정으로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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