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나의 봄입니다.
당신, 잘 지내고 있죠?
모쪼록 당신이 행복한 날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나는요, 여전히 당신을 갖지 못해 안달이 나 있는 상태라 퍽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진 못하겠어요.
당신이 너무도 보고 싶어요. 당신 보러 가도 될까요? 가면 싫어하실 거죠? 부담스러워하실 거죠? 그럼 나는 또 상처받을 거고요? 너무너무너무 보고 싶은데... 어쩌죠?
날이 밝아 새 아침이 밝아오면요, 무탈하게 하루를 보내길 바라요. 당신과의 기억을 되새기다 보면, 무언가 아쉬움을 남기고 또 그리움을 만들어 냅니다. 무한 반복이죠...
내 직업이 세드엔딩, 그러니깐 슬픈 끝맺음 전문 작가잖아요? 제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옛날옛날에, 아주 먼 옛날에요, 봄을 무척이나 사랑한 겨울이 있었어요.
그러나 겨울은 결코 봄과 함께 할 수 없었죠.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했거든요.
따스한 봄이 시린 겨울을 녹여 겨울을 사라지게 할 수도 있으니깐 말이죠. 다가갈 수 없는 겨울은 그럼에도 그런 봄을 몹시도 사랑했어요.
겨울은 매 순간 봄에게 다가가고 싶어 했어요.
자신을 버릴 만큼 봄을 사랑한 겨울이었죠.
나는 그런 겨울이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는 겨울에게 물었지요.
"봄아, 그만 가. 자꾸 다가가게 되면 너는 사라지고 말 거야. 널 버릴 만큼 봄을 사랑하는 거야?"
겨울은 내게 웃으며 대답했지요.
"나는 어차피 녹아 사라질 거야. 천천히 녹아 사라질 것인지, 따스한 봄의 품에 안겨 빠르게 녹아 사라질 것인지 딱 그 차이일 뿐이야. 그런데 나는 평생 차갑게 살아왔으니 내가 사랑하는 따뜻한 봄의 품에서 녹아 사라지는 편에 섰을 뿐이야. 그게 내 운명이야"
내게 이 대답만 남기고선, 겨울은 한달음에 봄에게 달려가 있는 힘껏 봄을 안았어요. 그 걸음에는 망설임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고, 고민도 하지 않았어요. 자기의 운명을 겸허히 받아들인 겨울만이 있었죠.
그리고 곧 겨울은 사라졌어요.
겨울이 사라진 자리에는 겨울이 흘린 눈물만이 바닥에 반짝이고 있었고, 그 틈엔가 봄의 생명이 움트고 있었어요.
내게도 봄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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