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낮에 달이 뜨면 사랑하자고요.
종일 당신이 보고 싶어 참고 참았지만,
새벽에 이르러서야 결국 또 슬퍼지고 말아요.
너무나 보고 싶다가도 못난 내가 당신에게 실망만 줄까 두려워 당신을 보러 가는 대신 그저 추억만 들여다봅니다. 당신과의 모든 순간을 곱씹어 그리워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의 전부예요. 하여, 나는 또 무너지고 말아요.
괜히 사랑했나 봅니다. 괜히 사랑했습니다.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걸.
당장에 가서 당신을 보고 싶어요. 포옥ㅡ 소리가 날만큼 으스러질 듯 당신을 안고 싶어요. 삐죽 튀어나온 머리를 쓰다듬고, 당신의 입술과 귀, 온몸에 빠짐없이 입맞춤을 하고 싶어요. 당신을 안고 싶어요.
당신과 있으면 내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나를 발견할 때가 많아요. 솔직해지기도 하고요.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못됐다, 이기적이다라는 말보다는 착하다, 참하다는 소리를 훨씬 많이 들었고, 듣고 있어요. 그러나, 사랑에 있어서는 "착함"이 필요 없게 되더라고요. 사랑은 아름다운 욕망이라, 착함으로 그것을 가려서는 안 되는 것이죠. 한마디로, 사랑할 때는 착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는 거예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면요, 당신에게 무례하게 굴겠다는 말이 아녜요. 단지 당신을 사랑하는 동안만큼은 착함이라는 말에 숨지 않겠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 당신 덕분에 착함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게 되고, 나를 옮아 매고 있는 착함에서 해방시켜 주었어요.
당신을 벅차게 안고 싶어요.
말했잖아요, 당신을 사랑하는 동안 굳이 착한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않겠다고요. 당신에게만큼은 솔직하고 싶어요. 걱정 말아요.. 그렇다고 해서 무해한 사랑을 안 하겠다는 말이 아니니깐요. 안심하셔도 돼요. 당신만큼은 무한으로 무해한 사랑만 드릴 테니깐요.
당신을 내 세상으로 끌고 오고 싶다고요.
마음이 올 수 없다면 당신의 몸이라도 내게 두고 싶다고요. 그저 그뿐이에요.
어째서, 왜, 당신은 나와 같지 않을 것일까요. 당신 눈에는 내가 그렇게 못나 보이나요. 뭘 고쳐야 당신이 날 봐줄까요. 뭘 고쳐야 당신이 내게 머물까요.
대체 뭘 해야 날 봐줄 거냐고요.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골똘히 고민해 보지만 내게는 방법 없어요..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매달리는 거 말고는요.
미안해요_ 오늘도 당신에게 미주알고주알 떠들고 싶은 욕망을 꾹꾹 눌러 담아 버렸어요..
당신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아침에 달이 뜨면 내게 와요
"하늘 보세요?"
또 당신에게 묻고 싶은 게 생겼어요.
밤하늘에 꽃을 피우는 별빛과 달빛을 당신도 보는지 궁금해요. 오늘 밤하늘엔 상현달이 떴어요.
반달 모양을 닮았어요. 빛을 내어준 달은 과연 따뜻할까요, 아니면 차가울까요.
반이 되어버린 달을 가만히 바라보면요, 밤이 너무도 부러워요. 다 가지고 있잖아요. 달도 별도, 달빛도 별빛도.
나도 하늘이 되고 싶어요. 그래야 당신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깐요. 나 당신을 가지고 싶어요. 몸만 갖고 싶은 것이 아니라, 마음도 같이 나에게 왔으면 해요.
요즘에는 책상 말고, 통창 옆에 앉아 밤하늘을 보며 글을 쓰는 일이 잦아요. 오늘도 역시 그렇게 글을 쓰던 참이었어요. 핫초코 담은 머그컵에서 피어오르는 김이 창문에 맺힌 습기와 어우러져 흐릿한 그림을 그려내더라고요? 그 모습이 마치 내 모습 같아서 퍽 슬펐습니다. 선명하지 않지만, 그렇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그래서 더욱 소중해지는 이 마음.
그리하여, 핫초코를 단숨에 목구멍으로 털어놓고, 소주를 사 왔어요. 큭, 당신은 평일에 술 안 먹는다는 말을 여전히 잘 지키고 있을지 궁금해요.
마시겠다고 사온 소주를 앞에 두고 한참을 고민했어요. 약을 먹을까, 소주를 마실까. 결국?? 빤하게도 소주를 선택했지요. 술이 몸속으로 퍼질 때마다 당신이 몹시도 그리워요. 술기운으로 빨리 뛰는 심장과 가빠지는 내 호흡엔 온통 당신의 그리움으로 뒤엉켜있습니다.
당신과 뒤엉켜 세게 안고 싶어요.
날이 많이 차요.
시릴 만큼 추운 날씨가 손을 흔들며 인사해도,
부디 당신은 좋은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어제의 힘든 모습은 어차피 지나간 일이니
머릿속에서 다 비웠으면 해요.
당신의 우울은 내가 가져가겠어요.
그대는 부디, 행복만 하세요.
깨지 말고 잘 자요, 당신.
나는 오늘도 잠들기는 틀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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