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소설)#1-236 하얀세상
어느 날은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다가도, 문득 당신이 떠올라요. 별다른 이유는 없어요. 그냥, 깊은 밤공기가 차가워질 즈음, 창문 너머 희미한 별빛과 환한 달빛이 두 눈에 담긴 순간, 잊으려 했던_잊어야 하는_당신이 불쑥 내게 찾아와요. 그런 당신을 나는 또 어김없이 되뇌입니다. 사랑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기엔 늘 조심스럽고, 그렇다고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도 분명한 사랑이에요. 이게 사랑이 아닐 수 없는 일이잖아요. 그렇잖아요. 잠을 자야 하기에 이번 주 약을 다시 약을 먹기 시작했어요. 현대인의 고질병이라고 하죠, 불면증 말이에요. 약이 또 몸에서 적응을 했나 봅니다. 이른 저녁잠에 들었지만, 새벽, 어둠이 깊을 시간에 잠에서 깨어났어요. 커튼틈으로 스며든 희미한 달빛이 방 안을 채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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