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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23 그에게 가지 못한다


닿을 수 없는 하늘의 햇살 같은 존재.
그는 내게서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지만, 소용없는 것을 앎에도 또 그를 놓지 못하고 하늘을 보며 손을 뻗게 되는.
바라고 기다리는 게 아무 의미 없음에도 끊임없이 기다리게 된다.
혼자 하는 사랑이 이토록 힘들고 아프다는 걸 알았더라면 절대 내 인생에서는 하지 않을 일이다. 분명히 자기 자신을 너무나 아끼는 나는, 아프고 힘든 일에는 무조건 몸 사리고 빠지는 나는, 결단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랑을 알았더라면 작가란 답시고 사랑 타령이나 하며 두 주인공을 구구절절 애틋하게 사랑을 내 마음대로 해피엔딩이니 새드엔딩이니 쉽게 결론지어지지는 못했을 것이다. 누가 짝사랑은 아름답다 했는가? 내가 생각하는 짝사랑은 기승전결 새드엔딩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지독히도 나를 쫓아다니며 괴롭히는 그가 이제는 밉다.



#그에게 갈 수 없다

짝사랑과 탐욕은 내가 보기엔 이름만 다르게 부를 뿐 같은 의미이다. 욕망은 하되 소유할 수 없는 그 경계에 있는 짝사랑과 지나치게 탐하는 욕심인 탐욕은 서로 같다고 본다.
삼세판, 그를 세 번은 더 보러 갈 거라 다짐했었다. 그래야만 그를 다신 보지 않음에 보상이라도 하 듯, 과거의 기억만으로 그를 추억하고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갈 수 없다.
적어도 내 몸에 생긴 상처가 없어질 때까진 그를 보러 갈 수 없다. 적어도 이런 상태로 그에게 갈 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