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당신을 담을 수 없고 당신은 나를 담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결코 서로 섞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오히려 마음을 내려놓게 하면서도 떨어지는 빗소리에 와장창 무너져 내리곤 합니다. 솔직해지자면요, 같이 있고 싶어요. 무척이나요. 당신을 향한 마음은 현실에 부딪혀 무수히 잘리고 꺾입니다. 그 마음이 지지 않고 이기는 날이 많으면 좋겠어요. 그러하길 간절히 바라면서도 또 바라지 않아야 하는 나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헷갈립니다. 미련인가요, 사랑인가요.
함께한 순간은 잊히고, 한 장면만 오래 남습니다.
당신, 잘 지내세요?
어김없이 봄은 오고 있지만, 당신은 내게 오지 않습니다.
뭐, 당신이 내게 오신다 하신 적 없지만 말이에요^^;;
하얀 눈 나리며 소복이 쌓이는 동네를 기대했건만, 그런 낭만은 어디에도 없었어요. 지금은 하얀 눈 대신 온통 하얀 꽃입니다. 거리에 눈이 쌓이듯 꽃이 쌓여가는 나무가 종종 보여요. 늙은 가지가 어린 꽃과 꽃몽오리를 업고 서 있어요. 바람이 스칠 때마다 어린 꽃을 달래듯 천천히 흔들리면서요.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당신이 그리워요. 봄은 봄이 오는 것을 감추지 못합니다. 숨길 수 없죠. 갑작스레 생겨나는 딸꾹질처럼 이내 들키고 마는 계절이니까요. 나도 잘 감추고 잘 숨기지는 못해요. 다만, 아닌 척은 할 수 있어요. 부담스러워하시기에, 나는 원래 착하고 다정하다며 사랑은 결코 아니라 잡아떼면 되거든요.
우리, 꽃잎 무성히 떨어지는 어느 봄날에 볼까요?
당신에게 나의 봄을 주고 싶어요. 봄에는 그래도 되잖아요. 봄이니깐요. 누구나 피고 싶은 계절. 당신 품에서 나의 봄이 피어나기를...
#당신은 나를 훔쳐, 나를 씹어먹었다고 탓해버릴래요.
"호랑이는 얼마나 맛있을까요"
"그런 생각하는 사람, 작가님 밖에 없을 거예요^^;;;"
당신은 이미 오래전부터 내가 엉뚱하다는 걸 눈치챈 듯싶어요. 내게도 엉뚱하다 이야기한 적 있으니깐요. 그래서 이제 숨기지 않으려고요. 실은 숨기지 못하는 쪽이 좀 더 비중이 크지만요..
조신한 척, 얌전한 척하기도 힘든데 거기다 내 마음까지 숨기기가 너무 벅찼어요. 역시 사람은 생긴 대로 살아야 하나 봐요.
밝디 밝은 대낮, 당신을 보고 나도 모르게 내 손등을 입에 물었어요.
이윽고 알 수 없는 신음이 터져 나왔어요.
내내 그리워만 하던 당신은 그렇게 내게 봄처럼 찾아왔어요.
불안이 일순간 밀려왔고, 나는 그것을 잠재울 장난감을 꺼냈지요. 평소와 다르게 그 장난감은 내 불안을 낮춰주지 못하였고, 나는 초조했어요. 사랑을 들키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이 일순간 밀려들었거든요.
"그동안 잘 지냈어요?"
"초딩들 사이에 유행하잖아요^^"
"날이 제법 따뜻해졌어요"
당신의 엉터리 질문과 틀린 문장들이 느리게 물들였고 나는 다시 봄이 되었어요. 깜장 바지, 깜장 외투, 깜장 머리. 봄이 오는 것을 온몸으로 막고 서있는 듯한 당신은 온전히 봄이었습니다. 잔뜩 처진 눈매 끝에 주렁주렁 봄을 매달고 웃는 통에 나는, 봄의 절정이었어요. 막 함부로 결의에 찬 다짐을 해버리고 싶었다니깐요? 절대 당신을 사랑하지 않노라며 말이에요. 그런데 나 잘 참아낸 거 같아요. 창피할 뻔했어요. 잔뜩 분위기가 우스꽝스러웠을 테니까요. 당신과 같은 공간에 머무르는 동안 무척 행복했어요. 온통 당신의 냄새로 가득한 곳을 오래 머물수록 내게도 당신의 향기가 물들 테니까요.. 나에게 당신의 냄새가 나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미치자 세차게 고개를 흔들어야 했어요. 그때는 당신을 애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하기에..
"배고프죠?^^"
"네, 많이요^^"
장소를 개떡같이 말해도 당신은 찰떡같이 알아들었어요. 그런 점이 나는 너무 좋았어요. 이 사랑은 누구든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하 듯 굴었거든요. 망망대해 헤아릴 수 없는 우주와 팔십억 인구가 넘는 지구상에서 우리가 만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고, 필연이라고 믿고 싶었어요. 계단을 오르는 동안 눈이 떠지지 않았고, 나는 비틀거렸어요. 웃느라 바닥이 잘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런 나를 당신은 불안해하셨지요. 조심하라는 나긋 거리는 말들이 나를 더 부추길 뿐이었는데 당신은 모르셨겠지요.
분명, 저 눈은 애정이 담긴 눈인데 하며 당신을 쳐다봤어요. 흐리멍덩한 당신의 눈동자를 마주하고 있는 동안 내 발은 연신 상체가 움직이지 않게 바둥거렸어요. 당신이 너무 좋기에..
기꺼이 전부를 다 바쳐 당신을 가질 수 있다면 나는 영혼까지 팔고도 남을 것이라는 걸 압니다. 아주 위험하죠. 무해한 사람으로 당신에게 머무르고 싶으나, 가끔 솔직한 감정들이 깊숙한 곳에서 예기치 못하게 불쑥 튀어 오릅니다.
"삐리삐리뽀가 없어졌네요?"
"뒤에가 이상해요"
곱실거리는 머리는 당신의 수더분한 마음씨만큼 다소 얌전해져 있었어요. 제법 잘 어울렸지요. 고개를 숙여 들뜬 뒷머리를 보여주는 당신의 모습이 참으로 다정해 보였어요. 그 들뜬 머리는 전에 보았던 삐리삐리뽀가 있던 자리였지요. 가까이 가서 만져보고 싶었습니다. 마주 보고 앉아있었지만, 가까이 다가가 쓰담쓰담해주고 싶었어요. 너무나요.
우리는 같은 양의 밥을 꾹꾹 눌러 담아 펐고, 입속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분명, 같은 양과 같은 속도였지만 씹는 속도가 당신이 월등히 빨랐죠..
"편집장님.. 혹시 식사하시고 바로 편집하러 가야 해요?"
"아뇨?"
"아.. 급하게 드시길래^^;;;;"
"^^;;;;;;;;"
아니라는 말에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모릅니다. 그제야 나도 당신의 속도에 맞춰 밥을 먹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먹는 동안 한마디도 할 수 없었어요. 말하면 더 느릴 테니깐요... ㅠㅠ
"천천히 드세요^^;;;;"
'당신이 빨리 먹잖아!!!!!!'
나도 모르게 버럭 할뻔했어요. 성격이 마냥 상냥하진 않는 거 같기도 하거든요. 나의 폭력성을 당신에게 보여줄 순 없었어요. 그저 웃었어요. 입은 웃고 있지만, 입속에서는 빨리 씹어 삼키기 바빴고요 ㅎㅎㅎ 당신은 결코 모를, 나의 처절한 노력에도 당신이 먼저 식사를 끝마쳤어요.
"악어 맛있데요^^"
"먹고 싶어요^^"
누군가 우리의 대화를 들었을 적에, 미쳤다고 했을 거예요. 혹은, 야만인들이라 생각했을지도요. 육식파에 엉뚱한 상상력까지 더해 더 요상한 대화가 오고 갔지만, 내게는 그 시간이 낭만이 아니었던 적은 한사코 없었어요. 넓푸른 초원 위 나는 굶주린 사자, 당신은 초록 무성한 풀때기를 많이 먹은 배뚱뚱이에 게으른 얼룩말일지라도 그 얼룩말이 당신이라면 나는 당신을 먹지 않을 거예요. 혹여나 착한 얼룩말 당신이 내게 다리 하나 먹으라고 내어준다면... 또 모르죠?^^ 냉큼 먹을지도요 ㅎㅎㅎ 그런 다정은 내게 베풀지 말아요. 난 진짜 먹을 거거든요.
윽,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요.
"겨울 보러 갈래요?"
"응^^"
차 안에는 당신의 냄새가 그득했고,
내 옆에는 당신이 머무르고 있고,
당신의 작은 웃음소리는 연신 내 귀를 건지럽혔으며,
죄다 틀린 대화만 주고받았지만 내 입술은 달아미칠 것 같았어요.
'당신은 어떤가요.
사랑에 절실해, 나와의 영원을 탐내본 적 있으신가요.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고 가정할 적에 얼마만큼 간절해질 수 있나요'
수차례 맴도는 질문은 독백이 되어 봄바람에 살랑거리고 말았어요. 당신을 슬프게 하지는 않을까 침묵하는 건 나의 특기니까요. 한순간 슬픔이 들이닥쳤어요. 정말이지 별안간 계획에 없던 사랑이 당신이라는 것에, 해서는 안 되는 사랑이라는 것이 나의 목을 죄어왔어요. 느리게 운전하는 느림보 당신에게 빨리 가자고 보채고 싶었어요. 그런 슬픔을 떠올릴 새도 없이 당신의 품으로 도망가고 싶었으니까요. 그러나 나는 체면이 중요한 사람이었을까요. 끝끝내 떨치지 못한 슬픔을 끌어안고 나를 서서히 죽게 했어요.
당신은 끝내 알 길이 없는 독백이지만요..
당신의 가장 낮은 곳에서 당신을 올려다보며 순종을 함부로 지껄였습니다. 나는 자꾸만 당신에게 대답을 요구했고, 당신은 어설프게 흘리는 모호함에 웃음으로 지워냈어요. 당신은 나의 목줄을 쥐고 놓아주지 않을 기세였어요. 나는 그렇게 당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할 테죠.
나란히 어깨를 닿아있는 내게 어깨를 둘렀습니다. 당신은 뜨거운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에요. 체온이 그러했고, 감정이 그러하기에 말이죠. 당신을 향해 돌린 고개에 입술이 닿았습니다. 봄이었습니다. 뜨거운 여름이 아닌, 따뜻한 봄이요. 세세하게 기억하고 싶었지만, 이성이 끊어지고 다시 이어짐의 연속이었어요. 닿은 쪽은 당신이지만, 안달 난 건 내 쪽이었어요. 닿고 있지만, 당신과 더욱이 가까워지고 싶었어요. 그때 말고는 그럴 수 없으니까요.. 기어이 당신의 허벅지 위에서 집요히 당신의 혀를 쫓았어요. 알아요, 갈망은 갈망할수록 공허함이 공존한다는 사실을요. 아는데도 멈추지 못하는 건, 그건 분명 망상일 거예요.
엉덩이를 잡은 당신은 나를 당신 가까이로 당겼고, 나는 당신의 목을 한껏 당겼어요. 옷 위에 배회하던 손이 옷 속으로 들어왔고, 나는 숨을 깊게 들이켜야 했어요. 입술이 떨어뜨린 이유는 분명했지요. 상의가 벗겨지고 따뜻한 당신 체온이 한결 가까워졌어요. 당신이 내쉬는 호흡이 가슴에 닿자, 봄은 피어났습니다. 단단함은 여느 때와 같이 나를 격렬하게 반겨주고, 나는 반가움에 친절히 응해줬어요. 우린 제법 속도가 맞는 듯했어요.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몰라요.
"살이 쪄서.... 끼여요ㅠ"
비로소 알몸이 되고서야, 편안해졌어요. 무게와 짐들이 벗겨져 나간 듯했거든요. 닿아 있는 모든 면들이 좋았습니다. 고백하고 싶었어요.
내 사랑은 순수하다고요.. 그러나 상황은 늘 그렇지 못해 슬프다고요.. 전하지 못했지만 말이에요. 짝사랑은 늘 독백과 좌절이 난무하잖아요.
이마가 닿고 숨이 섞이면, 비로소 당신의 사람이 됩니다.
그 속에서 나는 당신에게서 안전하다는 걸 알아요. 그 무해한 당신 속에서 영영 살고픈 심정으로 현실을 부정할 만큼이요.
당신을 좋아하고 있어요.
변함없는 마음은 또 그렇게 확신하게 되었죠..
당신의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하는 길은 늘 같습니다. 그러나 그 길이 매번 달랐어요. 환희였어요. 입속에서 터지는 당신 불꽃처럼 피어났습니다.
"너무 밝아요....."
옅어진 키스마크를 발견하지 않기를 바랐으니까..
당신이 나를 그렇게 상세히 봐주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혹여나 보게 될 적에 왜 그런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무너져 버릴 것이 당연하니까요. 그래선 안 되는 일이잖아요.
다 버리고 당신에게 가겠다고 울면 안 되는 거잖아요..
유독 당신 위에 있던 시간이 짧았던 건 나의 착각이었을까요. 당신에게서 가장 연약한 부위를 더 오래 머물고 싶었고, 단단함과 만나지 못했던 시간을 회포도 풀고 싶었으며 피어나는 여린 살결을 오래 핥고 싶었는데... 당신이 한순간 자리를 바꿔버렸어요. 한껏 다정하고 느린 모양새로, 내게 내려오는 당신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 목적지가 '나'인 게 너무 좋았어요. 살포시 닿은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타액을 내쪽으로 끌어당겼어요.
당신이 내어주는 건 죄다 좋거든요. 그게 무엇이든 간에.
내 위에 부드럽게 있는 당신이.. 몹시도 다정하여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그 작은 배려가 뭐라고 날 울게 만드는지.. 반발심도 났지만요.. 당신의 단단함을 내 세상으로 끌어왔습니다. 당장이라도 미끌거리며 들어오도록 애썼어요.
"넣을까요"
"네"
내게로 오는 단단함이 순간 무서웠어요. 공백이 길었거든요..
"내가 위로 갈래요"
당신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 앞에서 배를 보여주며 누웠고, 나는 그 배려가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긴 시간 공백 탓인지 아플 것이 분명했지요. 그렇다고 무섭다고 잠시 쉬겠다고.... 말하기에는 나는 어리지 않죠.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몸은 당신을 빠르게 갈망했어요. 마음과 몸이 다른 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내 세상에 들어오는 당신은 다정했지만 결코 다정하지 않았어요. 깊이 닿을수록 더 갈망하는 욕망을 채울 수는 없나 봅니다. 낮고 낮은 당신의 호흡과 참을 수 없는 신음은 정신없이 흩어져 사라졌어요.
순간, 당신이 나와 자리를 바꿔버렸고요.. 나는 무서웠어요. 누군가 떠올려버렸거든요. 몸이 먼저 긴장을 해버린 탓이겠지요. 내가 나를 지키려는 방어태세인 셈이죠.
잔뜩 긴장한 표정에 그러한 것인지.. 어딘가 불편한 건지.. 당신은 계속 주춤했어요. 그러나 몸이 긴장을 풀 수는 없었어요. 그렇지만, 또 멈추지도 못했어요. 당신을 내게서 떨어뜨리고 싶진 않았으니까요..
"아파요?"
묻지 않을 수 없어요. 잘 보지 못한 표정이었기에..
"아뇨"
두어 번 더 물었지만, 한결 같이 아니라고 대답했죠.
"쌀 거 같아요"
"벌써요? 오늘은 참을성을 두고 왔나 봐요^^"
대답을 채 듣기도 전에 당신은 빠르게 움직였고, 내게 더 바짝 다가온 당신의 목을 끌어안았어요. 당신의 호흡, 움직임 모든 것이 내 것이었지요. 입을 틀어막을 새도 없이 당신의 목덜미에 낮은 호흡은 뱉어졌어요.
'당신만을 사랑해요'
고백해버리고 싶었습니다. 진정으로 뱉어버리고 싶었어요..
그다음 상황은 나중에 생각하고서라도 말해버리고 싶었는데.. 침묵으로 나는 또 한 번 지켜냈어요. 사실은 당신을 지켜낸 것이 아니라 나를 지켜낸 것임을 알아요.
당신의 겨울이 흘러내리기를 원한적 없었으나, 결국에는 흘러내리고 말았어요.
"미안해요^^;;;"
"아니에요^^;;;"
사랑이 끝나고 내게 다정히 말하는 당신이 참 좋았습니다. 사랑은 없지만 사랑이라 착각할 만큼이요.
"힘주고 있었어요?"
"...."
표정을 읽었구나 싶었어요. 순간 놀랬어요. 그러나 곧 지나 그건 아님을 알았어요. 전에는 당신이 위에 있어도 무섭지 않았어요, 전혀요. 그러나 누군가가 지켜내지 못한 약속은 내게 상처가 되어버렸고, 그건 내가 날 지키기 위한 방어태세였어요. 누군가는 내게 상처를 주었고, 또 누군가는 회복시켰으며, 또 누군가는 약속을 어겼고, 또 누군가는 다시 한번 치유해 주었답니다.
"원래.. 힘을 빼고 하는 건가요?"
당신도 사실 잘 모르고 있는 거 같았어요. 말했지만, 당신은 성숙함과 연륜이 있지만, 나만큼 모르는 것이 많은 엉터리 어른 남자였어요!!! 그럼에도 나는 당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요...
당신은 누웠고, 나는 엎드렸어요. 등을 쓸어내리는 손길이 참으로 따뜻했어요. 그 손길이 뭐라고, 그 온길이 뭐라고. 나는 또 못난 마음들이 물밀듯이 밀려왔어요. 왜 나는 이런 다정함을 가질 수 없음에 말이에요. 무슨 노력을 해야 가질 수 있는 거냐며.. 방아쇠는 누군지도 모를 이에게로 향했습니다. 내가 이토록 속이 좁고, 셈이 많은지 당신을 사랑하고부터 기하급수적으로 깨닫고 있어요.
눈물이 왈칵 났어요.
안전함이 주는 평온은 내게 절실했나 봅니다. 당신을 옆에 두고 고개를 돌려서 눈물을 닦아냈어요. 들키고 싶지 않았거든요. 주체 못 할 감정이 당연하니깐요.
당신이 왜 우는지 물어보기라도 한다면.. 나는 와장창 무너져 주저앉아버릴 것이거든요. 그러면 착한 당신은 나를 구원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자책할 것이 빤하고요.. 우리는 딱 이 정도가 적당한 거리인 거예요. 더 가까워지지는 말자고요.. 서로가 서로에게 하는 배려이자 서로 상처 주지 않는 적당한 선.. 우리 사이의 간극이지요.
다시 당신에게로 돌렸더니 당신이 몸을 틀어 나를 안아주었습니다.
여지없이 행복했습니다.
조금의 틈도 없이요..
포근하고 보드랍고.. 그 품속이 몹시도 갖고 싶었어요. 나도 이런 안전하고 무해한 사람을 곁에 두고 싶은 욕심이 불현듯 피어올랐고, 동시에 내가 너무도 가여웠어요. 나를 끌어안고 있는 당신의 품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어요. 이대로 죽어버리고 싶었어요. 그 품 안에서 영원토록 말입니다. 다시 눈물이 차올랐어요. 아늑하기에.. 무해한 당신 품속에서 나를 가두고, 당신을 내게 묶어둘 수만 있다면....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낙담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에요. 절대.
당신은 나 말고 절대 사랑하지 말아요. 협박 아니라, 통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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