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했습니다.
시들어가는 것들을 좋아했습니다.
아름다운 것들은 영원하지 않기에,
나는 찰나를 염원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얼어있는 땅 위에서도 조심스레 싹을 틔우고,
메마른 감정에서도 사랑을 피우는,
당신을 동경합니다.
아니, 동경했습니다.
#당신 말고는 다른 누군가도 사랑할 자신이 없어요.
나는 당신을 공적인 자리가 아닌, 어디서 만났든 간에 필히 사랑에 빠졌을 거예요. 사실상 장소는 중요치 않으니까요. 당신을 마주한 순간, 분명 끌림이 발생했을 테지요. 가령, 어느 이름 모를 길바닥에서였다고 한들, '당신과 친해지고 싶어요' 라며 말을 붙였을 겁니다. 아마 당신은 그런 나를 오해하시겠지요. 얼굴만 보는 외모지상주의자라며 색안경을 끼고 보셨을 것이 빤해요. 그렇게 첫눈에 반해 끌림이 있었다한들, 외모만으로는 오래가지 못했을 거예요. 나는 잘생기기만 한 사람은 싫어하거든요. '잘생긴 놈은 얼굴값 하고, 못생긴 놈은 꼴값한다' 우리 할머니의 명언이지요. 그러면서 할머니는 동네에서 제일 잘생기고 제일 키 큰 남자와 혼인하셨긴 했지만요..
당신은 반반한 낯과는 달리, 온순한 심성을 가졌고, 참으로 다정다감하셨지요. 그리고 당신은 말이 많진 않았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고우셨어요. 나의 미숙한 점과 현실에 일어나지 않을 망상들로부터 잘 다루는 능숙한 인물이기도 했지요. 원래 자신이 가지지 못한 부분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고 하잖아요. 내가 참, 많이 동경했었어요. 멋있었어요. 당신의 연륜과 여유, 당신이 가진 모든 것들이요.
당신과 같이 있으면 두려움에 주춤거리거나 불안해서 숨어 지내지 않을 것 같았어요. 옆에서 단단하게 잡아줄 것이 뻔하시기에.. 혹여나 내가 삐끗거려도 당신은 내 옆에 있어줄 테니까요. 그래서 욕심이 났었나 봐요. 갖고 싶었어요. 당신이 가진 성숙함이요. 뺏는다고 가질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말이죠.
당신도 알다시피, 작가는 사랑을 해야 해요.
그래야 글을 쓸 수 있으니까요. 쓰려면 사랑을 해야 하고요.
당신을 만나기 전에는 사랑하는 대상이 매번 '슬픔'이었어요. 슬픔과 비극을 사랑했었으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아무런 글을 쓸 수가 없게 되었어요. 당신만 사랑하기에..
이제 당신 말곤 누구도 사랑할 자신이 없어요. 이대로 당신과 이별 후, 내 남은 일생을 모조리 당신을 그리워하는 데에 허비할게 빤하니까요.
기한을 알 수 없는 이번 생을 당신한테 몽땅 내놓을게요. 혹시 부담스러우시다면 못 들은 체 해도 좋아요.
이 마음 결코 당신에게는 들키지 않을 작정이고요. 설사 들켰더라도 시치미 떼셔야 합니다. 그러기로 약속해요.

진짜 어쩔 수 없을 땐 잽싸게 도망가세요!!
'소닉보다 빠르게 당신 품속으로 달려갈게요'
오랜만에 보고 싶기도 했고요^^
그런 말은 짝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하지 말아야 했어요.
부담스러우시면 안 사주셔도 돼요^^
부담스럽지 않아요^^ㅎ
항상 신경 쓰였어요.
키가 큰 당신이 바삐 앞서가는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잰걸음을 옮기는 내가 참 신경 쓰였어요..
혹시 작다고 생각하실까 봐.
작긴 작죠. 그건 하늘이 두쪽 나도 변함없는 사실이에요.
적어도 당신이 보기에 총총총 걷는다고 느끼지 않았으면 했어요. 추호도 당신에게 귀엽게 보이기는 싫거든요 ㅠㅠ
해서, 당신과 나란히 걸을 때는 신경 써서 보폭을 크게 걸으려고 하는 편인데, 내가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못해요. 보폭에 신경 쓰면 다른 걸 못하는.... 당신이 말이라도 걸면 어느샌가 총총총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니까요. 그런데 또 당신과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내 발걸음에 여유가 생겨있어요. 그건, 당신이 내 걸음에 맞춰 걷고 있기 때문이지요.. 나는 그런 당신의 세심한 다정을 참으로 좋아했었어요. 한껏 벅차오르는 마음으로 눈이 휘어지게 웃는 통에 자꾸 내 걸음은 삐걱대지만 말이에요. 당신이 보는 나는 어떤 모습일까요. 매번 넘어질 듯 아슬아슬하고 조심성 없는... 그런 모습이겠죠? 잘 알지도 모르면서..
그런 당신의 다정함에 마음대로 오해도 참 많이 했었어요.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들 중에 나도 필시 포함일 거라고 말이에요. 마음대로 생각해 버렸죠. 참, 어리석었죠.
당신을 사랑하는 동안 나는 당신에게만 집중했어요. 사랑과 동경 사이, 이 애매한 감정이 살랑 부는 바람일 거라고 방심했으나 기나긴 토네이도였지요. 당신이 그토록 나의 하루를 휘몰아치게 분 것은 어쩌면 재난에 가까웠을 수도 있어요.
당신은 나의 허상과 허무한 기대이자 동경의 대상이었어요. 내가 사랑했던 남자가 아니라, 끝내 되고픈 사람이 당신이었기를 바랐어요. 그러나 아니었어요. 나는 당신과 가장 오래 눈 맞춤을 할 수 있는 인물이 되고팠어요. 연인이 되고 싶었어요.
누군가 나를 탐내어도 나의 온정은 오로지 당신 것이었지요. 다만, 당신은 한 번도 원한 적 없단 게 이따금 날 아프게 하곤 한답니다. 어쩔 수 없죠, 뭐..
누누이 말하지만, 나 당신 사랑 안 해요.
단지, 당신을 사랑했던 마음을 채 비우지 못한 것뿐이에요.
그러니 마음대로 내 마음 오해하지 말아요.
그러니 내 마음 부담이 되지 않기를 바라요.
당신이 버리지도, 가지지도 못하시겠다면,
내가 기꺼이 당신에게 쓰음과 이용으로 남으려는 거니까요.
서로 윈윈 하는 거죠.
서로 윈윈 맞나요? 아니면 그 반대인가요...
자고 싶은데, 잘 수 없고요.
보고 싶은데, 볼 수 없어요.
일은 바쁜데, 손에 잡히지 않고요.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데,
지금은 설레요.
오늘부터 잘 자고 싶었는데,
또 실패네요.
4시거든요..
오늘 저녁부턴 술을 다시 마셔서라도 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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