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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322 부산스러워


#끝끝내, 굳이, 기어이

나는 나를 말렸어요. 지독하게도요.
설득도 했고, 기다려도 줬어요.
그럼에도 나는 끝끝내 굳이 기어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을 기필코 멈출 수가 없었어요.


내리쬐는 불볕더위, 푹푹 찌는 여름. 뙤약볕 아래를 걸으면 턱끝까지 숨이 턱ㅡ하고 막혀요. 더 악덕해진 날씨와 징글징글한 폭염 속에도 잔잔히 당신은 내게 떠올라요. 땀방울이 땀줄기가 되어 흐르고, 맹렬히 기승하는 더위속_ 높은 체감온도에 짜증이 절로 나요. 그러다 홀연히 나타나 나를 어루만지는 당신의 손길에 한갓 나는 차분해지고 맙니다.

동경해요, 당신.
본받을 점이 수두룩한 당신을, 무진장 동경한다고요.


아무도 모르게 그림자처럼 당신 곁에 머무르고 싶어요. 당신의 숨소리마저 닮고 싶을 정도로 동경하거든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당신에 대한 감정이 깊어짐을 부쩍 느낍니다. 내가 줄 수 있는 사랑과 동경을 담아 당신을 가만히 어루만지고 싶어요. 내 작은 손끝으로 당신께 닿고 싶어요. 하염없이요. 부드럽고, 조용하게 쓰다듬고 또 쓰다듬고 싶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다정함으로 나를 아껴주시니까요..  당신이 보고 싶어요. 나는 당신이 필요하거든요...
나는 당신 없는 내 안에서 그윽이 소란스러울 것을 예측하지 못했어요. 그리움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고, 내 마음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루지 못할 사랑이, 무엇을 잃었는지도 모른 채 매일 밤 애달피 요동칩니다.
당신과의 모든 시간, 그 찰나가 전부였어요, 내게는요.
가고 싶어요.. 여전히 나를 부담스러워하시나요.
당신에게 준 선물은 선물이 되긴 했을까요. 똑같은 선물을 4번 더 전해주고선 아예 나를 부담스러워하게 만들어버리고... 이제 그만, 당신을 보러 가지 말아 버릴까요..
그렇다면 나는 당신을 보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내가 당신을 사랑해도 될까요.
많은 궁금증이 입술에 머물지만, 결국 묻지 못하고 사라질 질문들이 무수히 많아요. 나는 물을 수도 없고, 묻지도 못하는 입장이거든요.

나는
최선을 다해 당신을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상처받고 있으며,
최선을 다해 당신을 떠나려고 해요.
그리고 나는
최선을 다해 당신을 지켜낼 거예요.
최선을 다해 당신에게서 멀어질 거예요.


연모의 정을 절제하고 싶어요.

조건 없이 사랑하고 대가 없이 사랑을 하는 일이 이렇게 아플지 몰랐어요. 당신이 나와 같지 않는 것도, 당신이 나를 지겨워할 거란 것도, 당신이 나를 부담스러워하는 것도 죄다 아파요.

당신에게 가고 싶어요.

수 없이 적어내려요. 조용히 읊조리기도 하고요. 달빛 아래, 두 손을 나직이 맞잡아 간절해지는 마음은 대체 어딘가로 흘러가는 걸까요.

나를 그리워하세요.

당신을 갈망하는 마음 무거워, 새벽엔 눈물 젖은 눈꺼풀이 무척이나 무겁습니다. 내가 과연 당신께 지나간 소나기이었을지, 아니면 예고하고 내린 장맛비였을까요. 이토록 간절하지만 당신과 나는 결코 '우리'가 될 수 없죠. 당신의 웨이브진 머리카락이 어찌나 낭만이었는지, 눈꼬리가 휘어질 듯 웃는 당신의 웃음이 어찌나 상냥한지 진심으로 당신이 보고 싶어요. 갖고 싶어요.. 가지고 싶어요. 사람은 소유할 수 없지만, 그래도 당신은 가지고 싶어요. 나도 잘 모르겠어요. 내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요. 가져야겠어요. 아무도 모르게 비밀리에 숨겨두더라도 가지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되는 거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후드득 떨어지는 여름에 기어이 여름을 앓고 있는 나를 당신이 떠올려주기만을 기다립니다.
수없이 보낸 고백에 답이 오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어요. 왜 내게 그러셨어요. 내가 이만큼 사랑할 줄 모르고 그랬던 건가요. 모두 당신 탓으로 돌리고 원망하고 미워하고 싶어요.


오늘은 그만 당신을 그리워해야겠어요.
솔직하자면요, 차라리 이 모든 게 사라질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 버렸으면 해요. 그렇지만 꿈에서라도 내게 와줘요. 현실에서는 힘든 일이 꿈에서는 쉬울 거잖아요. 나를 바라봐주세요. 살갑게 대해주고 상냥하게 웃어주세요. 꿈에 취해 영영 깨어나지 못한다 해도 원망하지 않을게요.
꼭 잘 자요.
자고 일어나면 분명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
이제 곧 구질구질하고 질척이는 내 사랑은 거두고 무해한 사랑을 드릴 시간이잖아요.
나를 그리워마세요(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