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307 꼬장 부릴래요


#나.. 꼬장 부려도 되나요.

성품이 매몰차지 못한 당신은 내게 매정히 등을 돌리지 못하지요. 해서 말인데요, 꼬장 좀 부려도 되나요. 당신 없이 홀로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이에요. 협박은.... 아니에요^^
아닙니다! 엄연히 협박과 꼬장은 달라요! 반박하시려거든, 언제든 내게 도전장을 던지세요. 기꺼이 상대해 주겠어요. 당신은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사람이니, 중요한 사실 하나 알려드리자면요, 나 말빨로는 절대 지지 않아요.. 작가거든요. 그리고 하나 더 귀띔을 드리자면, 아집과 고집이 센 편입니다. 그러니 도전장 던질 시 각오는 단단히 하고 오세요. 정녕 그러하시겠다면,  우리 페어 플레이 해야 하지 않을까요. 승부욕도 있는 편이랍니다.  도전장을 던지는 당신을 보고 나는 또 속절없이 두 팔 벌려 쪼르르 달려가 품에 안길지 모르니, 하여 한껏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 마냥 당신 앞에서 가장 연약한 배를 뒤집어 복종을 하겠지요. 이건 반칙이에요. 공평하지 못해요. 전화로 하죠! 얼굴을 안 보고는 상대해 볼 만합니다. 아니려나요? 당신의 나긋 거리는 음성에, 내 이름을 부르는 예쁜 목소리에 또 속수무책으로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지겠죠...ㅜ 그러면 문자로 하죠!! 것도 안되려나요? 당신과 주고받는 문자가 너무 벅차 전투태세를 잃어버리겠죠. 에잇! 결코 나는 당신을 이길 수 없나 봅니다. 져야 할 이유가 이렇게나 많은 걸 보니 말이에요.
그래도... 나 꼬장 부려도 돼요? 따지러 오지 마요 ㅜ 진짜 협박 아니란 말이에요..
알약을 하나씩 삼키던 지난날_ 알약을 삼키지 못해  휴지에 뱉어버린 나를 보고 예쁘게 눈꼬리 내리며 웃고 있던 당신 얼굴이,
내가 알지 못하는 상처를 먼저 알아봐 주고 걱정하는 당신의 진중한 미간이, 손목이 아프다고 꾀병 부린 지난날에 이리저리 꼼꼼히 살피던 나를 걱정하는 당신이, 추웠던 어느 날에 손난로보다 더 따뜻한 온기로 목도리 둘러주던 당신의 겨울이, 편집시간이 훌쩍 넘겨 오지 않는 내게 천천히 와도 된다고 전화 너머에서 당신의 토닥토닥거리는 배려와 세심함이 몹시도 그리워요. 남들은 모르는 나만 알고 있는 그런 면들을요.
당신이 좋아요. 진정으로 말이에요. 당신이 내게 한 모든 행동과 말들을 자꾸 기억이 나요. 내게 와요. 와주세요.
협박은요... 이런 게 협박이에요. 예를 들어 알려드릴게요.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을 시, 뱀과 함께 당신을 찾아가겠다. 한 마리가 아니라 3마리로!'


더할 나위 없이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의심 따위는 할 필요도 없어요.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거든요.
당신을 생각하면 심장이 자기 위치를 알리듯 두근거리고, 내 모든 감정들은 설렘과 그리움으로 꽉 찹니다. 이 나이에 아무런 계산 없이 온전히 당신을 마음에 품습니다. 매일 깊은 새벽에 독백처럼 써 내려가는 내 고백이 당신에게 가닿기를...
해서 나를 사랑하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