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하는 사랑만큼 당신이 사랑을 내게 주지 않지만,
나는 억울하지 않아요.
당신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도,
당신만큼은 나의 사랑을 받아 마땅한 사람임을
진즉에 나는 알았으니깐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다시 사랑해도
과분하지 않아요.
당신은 내 사랑을 마땅히 받을 자격이 있고,
당연히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이니까요.
사랑하고 있어요, 많이요.
그리고, 사랑받고 싶어요, 당신에게서.

#비를 기다려
비 내리는 날은 창밖을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핸드폰에 비 소식을 알리는 연락들이 쌓여만가요. 그 많은 연락 중에 당신의 연락은 어디에도 없었어요. 알고 있어요. 그런데도 계속 이런 일로 괜스레 속이 상합니다. 당신이 내게 연락하겠다 이야기한 적 없고, 나도 기다린다 한적 없지요. 그렇지만, 비가 오면 혹시나 하고 기대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해요. 그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이죠. 비소식 연락을 확인하고 핸드폰을 내려놓는데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해 한없이 쳐지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내가 안쓰러워 다독였다간 눈물이 터질지도 모르거든요.
꽤 많은 비가 내렸는데요... 혹시, 당신은 내리는 비를 보고 날 생각하셨나요.
내리는 비로 내가 보고 싶으셨나요.
나는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튼 사이로 흐리고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은 느낌에 비가 내리고 있을 거란걸 눈치챘었어요. 그리고 잘 울리지 않는 핸드폰이 연신 울리기도 했고요. 커튼을 걷는데 내리는 비로 도로는 촉촉이 젖어있고, 나뭇가지만 앙상한 나무들 위로 빗방울을 잔뜩 머금고 떨어지는 모습이 쓸쓸해 보였지만, 너무 좋았어요. 통창 옆에 쪼그리고 앉아 그런 비를 한참을 보았어요. 한가로이 지나는 차들은 마치 차창밖의 내리는 비를 감상하라는 듯 천천히 지나가주었고, 드문드문 알록달록한 우산을 쓰고 지나는 사람들이 종종걸음 치며 서두르는 모습까지 모두 빠짐없이 눈에 담았어요.
그런 와중에 어김없이 당신이 불쑥 떠올랐어요. 저기 우산을 하나로 쓰고 빗속을 걷는 사람이 나와 당신이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그럴 일이 없겠지만요, 당신과 우산 하나를 쓰고 빗속을 걸어보고 싶어요. 너무 해보고 싶어요. 상상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한데, 당신과 함께 빗속을 걷는다면 얼마나.. 얼마나 행복할까요.
당신은 비를 좋아하세요? 여태 물어본다는 게 결국 물어보지 못했네요. 내가 당신에게 비 좋아하냐고 물어보면은요, 비를 싫어한다고 말해줄래요? 그렇게 대답하면, 더 이상 당신과 빗속을 걷는 상상은 안 할 테니깐요. 비를 좋아하지만, 당신이 비가 싫다고 대답하면, 비를 싫어하는 당신을 빗속을 같이 걷자고 하지 않을 내가 분명하니깐요. 아니죠. 당신이 비를 싫어한다고 하면, 나도 비를 싫어하고 미워하게 될까요.
풉, 그렇게 좋아하는 비를 당신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비를 배신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웃겨요. 나 그만큼 당신을 좋아하고 있어요....
잠을 다시 못 자고 있어요... 주치의 선생님은 건강상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이라는데 큰일이에요. 잠에 들지 못하니 여기저기 문제들이 생겨요. 실수도 잦고요.
당신의 다정함이 아플 때마다 생각나요. 따뜻하고 섬세했던 다정한 안부인사에 몰래 슬쩍 입꼬리를 올리다가도 아련함이 몰려와요.
보고 싶어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하고 '잠은 잘 자요?' 하던 음성이 너무도 그리워요.
만져보고 올걸 그랬어요. 예쁘게 웃던 당신의 얼굴을요.
내게 또 그렇게 웃어 보이면 이번에는 만져볼래요.
가고 싶어요.
사실, 아침에 비가 내려서 얼마나 당신에게 가고 싶었는지 몰라요. 공적인 이유는 충분했으나... 몇 년 치 용기를 끌어다 썼음에도 다른 작가들과 바쁠 당신으로 내가 받을 상처가 걱정되어서 결국 가지 못했어요..... 정말 가고 싶었거든요.. 당신은 모르실 거예요. 얼마나 가고 싶었는지요.
미워요. 당신을 좋아하고부터 주말이 싫어졌어요.
당연하게 당신과 함께 있을 당신의 여자와의 시간이 싫어요. 유치해 보여도 어쩔 수 없어요. 싫은 건 싫으니깐요. 당신을 좋아하는 마음이 커지는 만큼, 당신의 사랑을 받고 있을 여자가 미운 것도 사실이니깐요.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이렇게 미워하게 되는 날이 내게는 없을 줄 알았어요.
진짜 보고 싶어요. 만나고 싶어요. 만나러 가고 싶어요.
당신의 품에 안겨 다 쏟아내고 나면 나 다시 잘 수 있을까요. 조금은 위태롭지만, 정신력으로 버텨보렵니다.
버티다가 영 안 되겠다 싶으면 당신을 보러 갈래요. 내가 잘 버틸 수 있도록 응원해 줘요^ㅡ^
잘 자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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