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부시게 파란 하늘에 냅다 그를 걸어두기로 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를 파란 하늘에 꽁꽁 묶어뒀다.
순간순간 내가 틈을 보일 때마다 찾아오는 그 때문에 요즘 계속 멍 때리는 시간이 늘어나고, 주위에선 뭔 생각하냐는 소리를 요즘 자주 듣는다. 자꾸 나를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그를 이제 하늘에 걸어놨으니 파란 하늘이 보고 싶어서, 그래서 자꾸만 올려다보는 거라고 이야기할래. 그 핑계로 그를 자꾸 볼 수 있게. 그 핑계로 그를 계속 그리워할 수 있게.
오늘 하늘 진짜 너~무 맑고 구름도 정말 이쁘다. 가을바람이 쌀쌀하고 춥지만,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그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 마냥 좋다. 그래서 왠지 웃음이 난다. 그의 얼굴이 하늘에 걸려있다는 생각에 ㅎㅎ 자꾸 웃음이 난다.
나중에 마무리하고 데리러 올게요.
이제 낮에도 쌀쌀한 기온 탓에 서늘하고 춥다. 스타킹을 신을 계절이 왔다. 그도 환절기에 아프지 않기를 조용히 바라본다.
빨리 그를 보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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