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사랑이 그를 힘들게 하지 않기를.
내 사랑이 그에게 짐이 되지 않기를.
내 사랑으로 그가 나에게 미안해하지 않기를.
내 사랑으로 그가 부담스럽지 않기를.
그의 말이 계속 날 따라다니고 신경 쓰이게 한다.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미안하다는 그의 말이 이토록 거슬리는 이유가 뭘까.
그가 내게 고마워할 필요는 전혀 없다. 더군다나 그가 나에게 미안해할 일은 더더욱 절대 절대 아니다. 내 말이 사실이지 않는가. 굳이, 굳이 잘잘못을 따지자면 내쪽이 아닌가? 뭐 사람의 마음이 하는 일에 잘잘못을 따지는 게 모순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나의 감정을 토해내는 글을 계속 써도 될런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내 글로 그가 계속 부담을 느끼고 미안해한다면 안 쓰느니만 못한 일이니깐. 그런데 이 글을 처음부터 그가 봐주었으면 하고 시작한 글이 아니었을뿐더러, 내 마음을 이대로 숨겨서는 안 된다고 결론이 내려졌다. 나도 어딘가에는 충분히 내 감정과 마음을 쏟아내는 공간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이곳은 철저하게 나를 위한 공간이니 말이다. 내 마음을 읽고 불편하시면 그쪽이 읽지 않도록 하세요?
처음부터 나는 그에게 바라는 것은 없었다. 뭐 가끔 그가 너무 좋아 욕심내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를 쉽게 갖고 있다는 생각에 질투가 나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내 마음이 하는 소리였고, 그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것에서 그쳤다. 그 이기심과 욕심을 그에게 내비친적은 없었다. 내 사랑을 무기 삼아 그를 마음대로 휘두르고 다치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건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 결코 아니다.
그러니 내 마음에 그가 고마워할 필요도 미안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나로 인해 그가 마음이 무거워진다면 나는 굉장히 슬플 것이다. 내가 정확하게 바라는 건 하나다. 그가 살다가 힘들 때 나를 꺼내어 그에게 힘을 주는 것. 그걸로 족하다. 진심이다.
닿을 수 없어도, 닿지 못하더라도,
이제 그를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못할 거 같아요.
그러니 내 마음에 부담 갖지도 미안해하지도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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