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여전히 그때를 기억해요.
웃으면 휘어지는 눈꼬리와 주름, 눈을 맞추며 건네던 짧고 고리타분한 안부인사, 사소한 말투, 미지근한 손의 온기까지도요.
당신을 너무 오래 보지 못했어요.
그립다는 말은 이제 너무 가벼워요. 이건 그리움이 아녜요. 내 삶에 남아버린 결핍 같은 것이에요. 당신을 보지 못한 채 나는 온전한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조금씩, 매일 조금씩 무너지고 있어요.
나는 그 자리에 항상 있었어요.
당신을 가슴에 품고 나는 그 자리에 쭈욱 있는데, 손끝에 닿을 거리에서 끝내 당신을 붙잡지 못하고 그저 하루를 묵묵히 견딥니다. 거울 속 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봤어요. 모든 표정에는 당신을 사랑하는 슬픔으로 뒤덮여 있어요. 그래서 웃어 봤어요. 그런데 웃고 있어도, 웃음 속에서 숨은 공허가 나를 삼킵니다.
부디, 당신이 건네는 안부가 예전처럼 나를 따뜻하게 덮어주지 말기를....
#잃어버린 우산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없는 관계,
하지만 내게는 너무도 분명한 감정.
괜찮다는 거짓말 따윈 하지 않을 거예요. 마지막이니까요.
오히려 당신 앞에서 숨기고자 하는 마음조차 솔직해져요. 당신 앞에서는 모든 게, 모든 게 진짜 같아요. 뭐가 허구인지 진실인지 헷갈린 지 오래 전이거든요.
눈에 당신을 담지 않으면 마음에도 담기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러나 당신은 그 속에 기어이 비집고 들어와 피어나고 자랐어요. 피고 자라지만 영원할 수 없어요. 가을이 오고 시들해지고 결국 겨울이 오기 전에 생을 마감하죠.
당신과 함께하는 봄은 두 번으로 만족할래요. 다음 봄에는 나를 찾아오지 마세요. 부탁이에요. 나를 찾지 마세요. 내 안에서 피고 자라나지 말란 소리예요.
마지막을 마지막이 될 수 있도록... 용기를 내어볼게요.
아무렇지 않아 할 당신을 보고 내가 덜 상처받기를 바라주세요. 어디서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내 사랑은 분명히 존재해요.
당신은 나를 잊지 말아요.
나를 오래도록 기억해 주세요.
그것만이 나를 살게 하는 힘이 될 거예요.
부디, 그렇게 해요, 우리.
'감성 글쟁이 > 엽편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엽편소설)#1-338 사랑이렸다 (4) | 2025.09.01 |
|---|---|
| 엽편소설)#1-337 나의 온 우주가 노을이 되어 지고 있다 (8) | 2025.08.30 |
| 엽편소설)#1-335 그리움은 빗물을 따라 (7) | 2025.08.27 |
| 엽편소설)#2-22 같이와 가치 (10) | 2025.08.26 |
| 엽편소설)#1-334 멸종되기를 (10) | 2025.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