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알지 못했다.
내 손에 가려진 그의 행동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입에서 새어 나오는 낮은 소리를 막기 위해 손등을 입으로 가져가느라 그의 행동을 그동안 보지 못했다.
상황은 선택할 수 없지만,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연륜에 중후한 매력을 더해지는 건, 분명 다정한 말과 태도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의 마스크를 벗고 곱게 반으로 접은 뒤, 주머니 속에 넣는 행동을 나는 보고 말았다. 별거 아닌 행동일지 모른다. 그러나 나에게만큼은 그 어떤 말보다 그의 행동이 벅차게 다가왔고 심쿵하는 포인트다.
1년 넘게 그를 봐왔지만 마스크를 쓴 그의 모습은 늘 변함없이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다 큰 용기를 내어 벗긴 마스크 속 그의 얼굴은 더할 나위 없이 멋있었다. 맨 얼굴을 보고 나서는 마스크 없는 맨 얼굴이 항상 너무 보고 싶었다. 그러나 매번 쓰고 있는 마스크에 혹시 내가 바이러스나 세균이 많아 보이는 건 아닌가 하는 속상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그런데 분명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조금 지나고 나면 그의 얼굴에 마스크가 사라져 있었다. 사라진 게 아니었다. 날 위해(?) 곱게 벗어 주머니에 넣었던 것이다. 그의 태도는 배려를 넘어 사랑으로 내게 다가왔다. 많은 대화를 나누진 못하지만, 그의 행동에서, 그의 태도에서 나는 따뜻한 위로와 배려를 받는다. 그 어떤 말보다 그의 작은 배려가 담긴 행동과 태도가 더 크게 나에게 다가온다.
나는 아직도 그를 사랑하는 게 맞다.
욕심내면 안 되는 걸 허락 없이 훔쳐버린 기분. 지금 딱 내 기분이 그렇다.
오늘은, 그의 태도는 배려를 넘어 사랑이라 생각할래.
그럴래.
그러고 싶어.
내 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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