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 살아야 한다는 것
기억의 저편에 문득 떠오르는 잔상.
흐릿한 기억 속에 선명한 그의 얼굴.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어
마음을 붙잡아두고 숨겨본다.
닿을 수 없는 진심
닿아선 안 되는 마음
닿지 않을 인연
닿지 못할 사랑
원해선 안 되는 마음
사랑해선 안 되는
좋아해선 안 되는
가질 수 없는
죄다 안 되는 것뿐이지만,
그래도 포기되지 않는 마음에
오늘도 나를 죽인다.
놓치고 싶지 않고,
놓고 싶지 않아서,
아직은 내게서 그를 떠나보낼 수 없다.
끝내 닿지 못할 마음을 안고 산다는 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몰랐다. 그리움이 독이 되어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졌고, 퍼진 독으로 앞으로 살아야 할 날을 걱정해야 했다. 질긴 그리움은 나를 휘감고 떨어지지 않았고, 그리움 속에서 나는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헤어 나오지 못하고 허우적 되고 있다. 예전에 내가 쓴 소설 속 한 문장이 내게 돌아와 가슴에 박히고 말았다. "누구나 하나쯤은 그리운 사람을 품고 산다" 저 때는 저 말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몰랐었기에 쉽게 쓸 수 있었다. 그런데 저 문장이 얼마나 아픈 말인지 나는 지금에서야 절실히 느끼고 있다. 내 손가락 끝에서 남녀주인공을 새드엔딩으로 내몰았던 일들을 벌을 받고 있나 보다.
"많은 이야기 나눠요"
그 어떤 말보다 저 말이 나를 너무도 설레게 했다. 무슨 말을 할지 짐작이 가진 않지만, 그냥 이야기를 나누자는 그의 말이 나에게는 따뜻한 말이 되어 내게 와닿았다. 그가 하고 싶은 말이 '미안하지만, 부담스럽다. 단념해라'는 내용의 말이라도 그의 목소리로 듣는다면 덜 상처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내게 가까이 다가와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벌써부터 그립다.
그리워요 내내
보고 싶어요 내내
사랑해요 내내
'내내' 사전적인 의미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감성 글쟁이 > 엽편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엽편소설)#1-109 서툰 사람, 서툰 사랑 (0) | 2024.10.13 |
---|---|
엽편소설)#1-108 동정은 사랑이 아니다 (0) | 2024.10.12 |
엽편소설)#1-106 제목없음 (2) | 2024.10.11 |
엽편소설)#1-105 이유 있는 이유 (6) | 2024.10.11 |
엽편소설)#1-104 말할수없는 비밀 (0) | 2024.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