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 치유받는다
그는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사무치게 그립게 만든다. 시간이 지날수록 굳이 그를 일부러 꺼내어 그리워하지 않아도 매 순간마다 그가 떠오른다. 요즘엔 내가 약해질 때에는 더욱더 지독하게 떠오르는 그.
어른 남자가 내게 어떤 커다란 위로라든가 관심과 정성을 쏟아주진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프거나 힘들거나 또 약해질 땐 불현듯 떠올라 더욱 그리움에 사무치게 한다. 그리움에 몸서리치다 결국은 '존재만으로도 이렇게 벅찬데, 왜 그를 소유하고 싶어 할까' 나는 이 문제에 해답을 끝끝내 알지 못할 것 같다.
어떤 때는 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이 들면 내 집은 어디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그와 함께 있는 사무실이 그곳이 곧 집 같다. 왜 나는 그에게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걸까.
왜 나는 그에게 자꾸 가고 싶은 걸까.
버려지고 버려져도 주인을 찾아가는 강아지처럼, 나는 이제 내 원래 주인이 누구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결국엔 둘 다에게 가지 못하게 되겠지. 첫 남자에게는 상처받을 게 뻔해서 가지 못하고, 어른 남자에게는 다른 사람한테 받은 상처를 안고는 차마 갈 생각도 못하겠지.
이제야 이해가 되는 말이 하나 있다. 사람은 소유해서는 안된다는 말, 나에게 따끔한 일침이 된 말이기도 하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를 소유해서 안된다는 말이 나는 그토록 이해가 되지 않았다. 소유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아마 그건 내가 과거에 사랑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른 남자를 사랑하면서 얼굴도 한번 본 적 없는 어떤 이를 향해 불같은 질투를 했고 그로 인해 다 타버리는 건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를 소유해서는 안된다.
#숨결 속 따뜻함
그의 숨결이 내 귀에 닿을 때
같은 공기를 나누며
같은 장소에 있는
그와 나는 그렇게 하나가 되었다.
그의 온기가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그와 함께 있기에 불안도 사라졌다.
그의 뜨거운 숨결은
덧없이 따뜻하고 한없이 부드러웠다.
그의 숨결이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게 아쉬웠다.
"불편하죠?"
배려와 사려가 얼마나 깊은 사람이기에
그 상황에서도 날 배려하는 말을 꺼낼 수 있을까.
이게 연륜인가, 성숙미인가, 아니면 수많은 경험에서 오는 학습된 노하우인 건가. 늙어가면서 익힌 연륜이고, 성숙미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호감을 사기 위한 그의 멘트라고 치부하기엔 불타는 질투가 또 어딜 향해야 할지 모르기에 늙어서 스스로 익혔다고 생각하자. 그는 정말 보기 드문 좋은 사람이다. 그런 그를 계속해서 사랑하고 싶다. 오늘도 용기 내 사랑해 보도록 한다. 그가 너무 보고 싶다.
'감성 글쟁이 > 엽편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엽편소설)#1-111 천연기념물 (5) | 2024.10.14 |
---|---|
엽편소설)#1-110 추억으로 가는 그 (19) | 2024.10.13 |
엽편소설)#1-108 동정은 사랑이 아니다 (0) | 2024.10.12 |
엽편소설)#1-107 내내 (2) | 2024.10.12 |
엽편소설)#1-106 제목없음 (2) | 2024.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