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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301 초과했습니다

악필인 필자를 그냥 받아들이세요.


"물 마셔도 돼요. 내가 같이 가줄게요"

세상 그 어떤 말이 이보다 더 달콤할 수 있을까요.  당신의 끝없는 다정함이 흘러넘쳐 낭만이 폭발해 버린 순간이었어요. 모르셨지요? 식당 의자에 닿지 않는 발만 파닥파닥거렸던 나를요... 소심한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치의 표현이었어요.  에잇, 그 핑계로 당신 머리 한번 쓰담쓰담해 줄 걸 그랬어요. 어떻게 이렇게 예쁜 말만 하실 수 있냐고요..^^ 아마 그랬다면, 엄청 어색했을 테죠? 쓰다듬은 나도, 쓰다듬을 당한? 당신도  쑥스러워 어쩔 줄 몰라했겠지만, 한번 쓰다듬어볼 걸 그랬어요. 이렇게 후회할 거였으면 용기 내볼걸요...
기억하세요? 지난번에 물을 마시지 못하게 하셨잖아요.. 그때가 기억나서 물 따르는 당신에게 투정 부리듯, 농담처럼 말해봤는데 느닷없이 훅.. 엄청나게 큰 낭만이 예고도 없이 들이닥쳤어요. 온통 식당은 로망뿐이었죠. 죄다 로망이 둥둥 떠다녔어요.
왜 갑자기 변하신 거예요^^ 따지듯 묻는 게 아녜요. 너무 좋아서 , 막, 엄청 막막 좋아서 물어보는 거예요^^ 왜 예전과 달라진 건데요~ 설마... '나 좋다고 하는 불쌍한 얘한테 옛다 선물이다' 이렇게 인심 쓰듯이 한 건 아니죠??!!!! 그러시기만 해 봐. 아주, 그냥 아주 확.. 가만 안 둘 겁니다.
나는, 나는요, 로망과 낭만 과다치로 기절할 만큼 좋았단 말이에요. 그러니깐 그런 마음이었다면 내게 사과하셔야 해요!!

그때요, 한편으론 기어코 나를 순순히 놓아줄 리 없겠구나 생각했어요. 당신을 잊기 위한 나를 말이에요.
말문이 막혀버릴 만큼 당신이 좋아요. 가만히 마주 보고 있기만 해도 웃음이 나고 마냥 좋은데.. 당신이 내 안에서 주인인 양 구는데,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오면 그때 나는 살 수 있을까 하면서 덜컥 겁이 났어요. 아마 내 몸 어딘가 잘려나간 것처럼 큰 고통이겠죠? 준비가 안되었다는 핑계로 아직은 당신을 사랑하고 있지만요, '잊겠다' 다짐하기 전까진 당신을 잡으려 부단히도 애를 쓸 내가 너무도 빤해요...

당신을 품고 사계절을 함께 보냈어요. 데일 듯 뜨겁고, 끝날 것 같지 않은 긴 겨울이 지나자 어느새 익숙한 사랑이 더 커져 내게 다시 돌아왔어요. 새벽까지 팩소주를 마신 날에도, 언제나 당신은 내게 머물렀어요. 그렇게 그리움을 버티다 버티다 도저히 안될 듯하여 당신을 보러 갑니다. 안부를 주고받고, 뜨겁게 몸을 나누면 그 함께한 짧은 시간으로 또 당분간은 나는 버틸 수 있었어요. 이상하게도 몸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곪아갔어요. 당신은 내게 100을 주고,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으니까요.. 나를 말려 죽일 것이 너무도 명백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당신에게서 벗어나는 방법 따위는 어디에도 없어요.

그러니 날 사랑하는 게 어때요.
내가 더 구질구질하게 매달리지 않도록, 당신이 날 사랑해 주세요. 나는 결코 당신에게서 벗어날 수 없으니, 내게서 벗어나는 길은 오직 당신이 날 사랑하는 것, 그 단 한 가지 방법뿐이에요. 나는 분명히 알려줬어요..
날 사랑하지 않다는 건, 내 사랑을 오래 받고 싶은 걸로 마음대로 오해해 버릴 거예요!!! 협박 아니에요. 나 착해서 협박 같은 거 못해요.... 알잖아요. 착한 거랑 욕하는 거랑은 별개예요!! 미리 내가 선수 쳤으니 내 말이 옳은 걸로 하죠!

하도 떠들어서 푹 자질 못할까 걱정입니다.
(병 주고 약 주고 아녜요!!!!)

꼭 잘 자요, 당신.
이불 단디 덮고 자야 배탈 안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