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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일상기록

내면의 평화 이너피스, 엄마도 가끔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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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엄마이자 아내, 딸, 며느리, 친구, 선후배.
일당백을 소화하려고 오늘도 최선을 다하지만
최선을 다하면 할수록 사라지는 나.
버겁다.

요즘 너무 힘들었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내가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건지, 하고 있는 게 맞는 건지, 나는 진짜 행복한지 수 없이 나에게 질문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쳇바퀴 돌 듯 항상 물음표.   늘 제자리걸음이었다.
"불성실한 사람과 잘하려는 사람은 중간이 없다."라는 말을 책에서 본 건지, 어디서 들은 건지 모르겠지만, 이 말이 너무 와닿는다. 나는 분명 잘하려는 사람 쪽이니까. 완벽한 아내, 다정한 엄마, 야무진 며느리, 자랑스러운 딸, 내가 하는 모든 일까지 완벽하게 잘 해내고 싶은, 인정 욕구까지 강한 나.
자꾸 입으로는 '힘들다 죽겠다' 말하면서도 어느 것 하나 내려놓고 싶지 않은 내 욕심과 망할 책임감.
그러다 불안이 높아지고 스트레스 쌓이고 결국은 병이 났다.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 탓에 목은 담이 오고, 몸살까지 오고 말았다. 매주 도수치료를 받는 곳이 있는데, 거기 과장님이 바쁘셔서 당일 예약은 되지 않는 듯하여 결국 다른 병원 가서 치료를 받았다. 원래 가던 과장님께 받는 게 편하지만 아픈데 어쩌겠는가..


내 등은 흉터가 없는 날이 없는 듯하다. 그래도 치료받고 나니 뭉친 근육이 풀리고 목 움직임이 부드럽고, 묵직한 통증이 사그라졌다. 긴장과 불안이 있는 사람은 신체도 긴장을 하여 담이 자주 걸리기 쉽다. 그리고 자세가 바르지 못하거나 갑작스러운 움직임에도 담이 걸리기도 한다. 자주 걸려본 나는 담 걸렸을 때, 내가 셀프로 풀 수 있는지 아니면 병원을 방문해야 되는지 느낌을 안다.


이번에 걸린 담은 한 번의 치료로 해결되지 않았다. 원래 다니던 치료사님이 편하고 익숙한데 이곳의 치료사님이 불편해서일까? 내 몸이 더 긴장하고 몸에 힘이 들어가는 듯했다. 나는 자주 가는, 자주 사용하는, 자주 보는, 자주 먹는 이 모든 익숙한 것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결국 다시 방문해서 담 치료를 받았고, 몸살도 더 심해져 비타민 링거도 맞고 왔다.


나는 어느 것 하나 최선을 다하지 않는 일이 없다.
좋은 결과를 내야 하니깐, 인정받아야 하니깐.
완벽한 사람이고 싶어서 나를 몰아세우고 나를 다그치는 건 항상 나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무게처럼 느껴지고 매사 날카롭고 예민해진다. 사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썩 괜찮치 않다. 괜찮은 척하는 것일 뿐. 좀 더 정확히는 괜찮아지려고 노력 중이다.
나는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나름의 방법으로 해소한다. 쉼 없이 달리거나 글을 쓰는 방법으로.
정제 없이 나가는 문장이 다소 거칠고 두서없지만 습관적으로 공백에 내 글로 채워지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듯하다.


요즘 들어 고집도 세지고 떼를 쓰고
울기나 떼쓰기를 시작하면 멈추질 않는 너.
참다 참다 결국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작은 너에게는 내가 전부이고 우주일 텐데
너에게 해선 안 되는 일을 해버렸다.
놀란 너는 나에게 와락 안겨 서럽게 우는 너.
우는 너의 눈망울을 보고 나도 같이 울었다.
다시는 너에게 상처 주는 행동 하지 않을게.
버럭 소리 지른 엄마라도 엄마 품이 마냥 좋은
한창 폭풍 성장 중인 너.
내 품에서 사르르 웃는 너의 얼굴을 보고 엄마는
오늘도 너를 통해 내면의 평화 이너피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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