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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158 건강을 위하여




약과 끊을 수 없는 유혹



#재활 pt장

"이런 몸으로 어떻게 살았어요"
이곳에 오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어김없이 오고야 말았다. 그리고 운동하는 날마다 아픈 곳이 생겼다.

"트레이너님, 저 오늘 아랫배랑 골반이 아파서 빡세게 운동 못해요"
"또?? 또 아파요?!!!"
"네 아파요 ㅠㅠ"
"오늘은 왜 또 아픈데요"
"무리했나 봐요"
"뭘 무리하셨길래 배도 아프고 골반까지 아프데요?"
"달리기요"
"일단 시작합시다"
"네"

시간은 왜 이리 안 가는지,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데 왜 여기만 오면 시간이 느리게 가는지 알 수 없다. 형별 같은 시간이 지나고, 마지막은 폼롤러로 스트레칭을 하고 그다음엔 근육과 뭉친 곳을 크림과 도구를 이용해 풀어준다.

"어? 오늘 승모근 상태 월요일 보다 좋은데요?"
"오늘 도수치료받고 왔어요"
"또?? 자주 가시나 봐요?"
"시간 날 때마다 가려고 해요"
"다시 승모근 올라가면 치료받고요? 가지 마요 도수. 그 시간에 센터로 오세요. 물리치료랑 재활 pt 차이점이 뭔지 아세요?"
"무슨 차인데요?"
"도수나 물리치료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주지 못해요. 거기 가면 근육을 이완시켜 일시적으로 편안하다 느끼지만 교정은 못해요. 왜냐면, 다시 금방 돌아가거든요. 여기는 몸의 밸런스를 맞추고 자세를 교정하는 운동을 시켜요. 몸이 기억하게 만드는 거죠. 그리고 ~~~~~"

설명이 길어 집중할 수 없었다...

"도수치료 얼마나 받으셨어요?"
"1년?"
"것 봐요. 그리 오래 다녀도 또 가야 되잖아요? 이제 거기 가지 말고 여기 와서 운동합시다 같이. 제가 1년 안에 코어 잡고, 밸런스 맞추고, 근력 늘리게 해 드릴게요"
"싫어요!!!!!"
"왜요?"
"너무 힘들어요. 오늘도 아프다고 했는데 빡세게 시키고 하는데 무슨..."
"돈 많으세요?"
"네"
"ㅋㅋㅋㅋ운동해야 됩니다. 몸이 주인을 잘 못 만나 고생이 많습니다"
"ㅋㅋㅋㅋ네네 알겠어요"
"골반 아프다고 그러셨죠?"
"네"
"풀어드릴게요"
"시간 지나면 나아요"
"가만히 계세요. 말씀드렸지만, 좌우 힘을 골고루 줘야 하는데 한쪽으로 더 힘을 주니 이걸 바로 잡아야 밸런스가 맞아요"
"네..."

스트레칭 시간에는 나보다 한참은 어려 보이는 트레이너님에게 왠지 혼나는 느낌이라 싫다.

"몸이 전체적으로 근육이 없으니 살이 완전 두부 같아요"
"네..."
"허벅지 쪽도 풀어드릴까요?"
"아뇨. 다음에요. 집에 가게 해 주세요ㅜ"

그제야 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몸과 멘털이 탈탈 털리고 택시를 탔다. 창문을 내렸다. 저녁 공기에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리는 느낌이 퍽이나 상쾌했다. 허리인지 골반인지 모를 뻐근함과 걸을 때마다 쓰라린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