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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124 보고싶은 얼굴


  그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에게 아무리 말해도 채우지 못할 거 같다. 그에게 "좋아하고 있어요"라는 한마디는 내 안에 있는 모든 감정을 담기엔 너무나 부족하고, 그를 향한 이 마음은 말로 다 전할 수 없다. 세상에 어떤 말로도 내 마음을 전하기엔 그의 존재가 너무 크고 깊어서, 그 크기를 헤아릴 방법이 없다. 그가 내 손을 잡았을 때 내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고, 그의 웃는 모습을 보았을 땐 그 온기로 따뜻함을 느꼈다.
그를 생각할 때마다 내 안에서 피어오르는 마음은 마치 잔잔한 향기처럼 나를 감싸 안는다. 그 향기는 멀리 있는 거 같지만 늘 그와 가까이 있는 듯 내 코 끝에서 느껴진다.  내 안에서 차고 차오르는 감정은 한낱 말로 다 표현될 수 없다. 그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 모든 날들이 그로 채워지고 그 안에서 나는 오직 어른남자만을 그리며 그를 사랑하리라. 사랑한다고,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사랑하고 있어요, 많이.



#눈 맞춤
  내 sns를 티스토리만 보는 그는 내가 엄청 예쁜척하는 사람인 줄 알겠지?ㅋㅋㅋㅋ 나는 뭐 내가 엄청 예쁘거나 몸매가 뛰어나다 생각하지 않지만, 난 나를 많이 아끼고 사랑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줄 안다는 부모님 세뇌교육(?)을 받고 자라, 나는 나를 사랑할 줄 안다. 그렇지만 내 자신을 사랑한다 해도 이렇게 내 사진을  많이 올리는 나를 공주병이라 생각하겠지? 오늘 방송하는데 누군가 그랬다 ㅎㅎㅎ 나는 한참 웃었다. 그도 그럴 거 같다는 생각에 말이다.
  엄마 집 건너편 마트에는 그와 닮은 남자가 있다. 안경을 쓰고 가지 않으면 매번 어른 남자인 줄 착각할 정도니 풍기는 이미지와 외모가 많이 닮았다. 요 며칠 엄마집에 가도 그가 보이지 않았고, 이제 일을 그만뒀나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은 어른 남자와 닮은 그 남자를 보았다. 팔에 붕대인지 깁스인지 감고 있는 어른 남자를 닮은 그를 말이다. 나도 모르게 이어폰 속 노래를 들으며 그를 멍하게 쳐다봤다. 그러다 이내 나는 엄마의 심부름을 위해 다시 장을 보았고, 과일과 야채 코너에서 그를 만났다. 멀찌감치 그를 보았다. 그러다 눈이 마주쳤다. 응?? 그런데 갑자기 어른 남자와 닮은 그가 내게 온다??? 왜지?? 뭐 때문에?? 급하게 나는 다른 야채를 고르는 척 분주했다. 그가 진짜 내게 왔다.
뭐라 뭐라 말하는데 안 들린다??? 왜지???
어른 남자를 닮은 남자가 내 귀에 이어폰을 손짓했다.
그제서야 나는 무선 이어폰을 귀에서 뺐고 물었다.

"왜 그러시죠?"
"제가 묻고 싶은데요. 저 아세요?"
"아뇨. 몰라요"
"오늘도 뚫어지게 쳐다보고, 저번에도 그러셨잖아요"
"아..... 그건 그쪽이 제가 아는 사람이랑 굉장히 많이 닮았어요. 그래서 신기해서요. 죄송해요"
"아니, 자꾸 빤히 쳐다보시길래 저한테 할 말이 있으신 줄 알았어요"
"아닙니다. 죄송해요 제가 괜히 오해를 사게 했네요. 죄송합니다"

냅다 얼른 죄송하다 이야기하고는 자리를 벗어났고, 셀프계산대에서 계산을 하고 마트를 나왔다. 우산을 펼치고 마트를 벗어나는데 어른 남자와 닮은 그가 내게 다시 뛰어 왔다. 빗속을 뛰어온 그를 향해 나는 우산을 들어 비를 맞지 않게 했다.

"왜, 왜 그러세요?"
"저,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저요?"
"네"
"왜요?"
"연락하고 지내고 싶어서요"
"아?? 저 아줌마예요. 아이도 있고, 남편도 있는..."
"아... 몰랐어요 죄송합니다"

내게 대뜸 사과를 하고 우물쭈물하다가 내 우산 속에서 뛰어나가는 어른 남자를 닮은 그 ㅋㅋㅋ
젠장. 당분간 엄마 집 마트는 못 가겠다 싶었다.
빗속을 걸어가는데 그 총각이 진짜 어른 남자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보고 싶다, 진짜 어른남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