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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편소설)#1-311 초여름의 절정 간절하게_몸이 아닌, 마음이 먼저 닿기를.순간,눈빛이 머무르고, 주고받는 말이 사라지고,공기가 부드러워졌다.그의 입술이 먼저 닿았지만, 나의 마음은 길을 잃었다.검은 마스크를 고이 접어 넣는 이 다정한 남자는 내가 사랑하는 유일한 남자다. '것 봐요, 베이지 마스크는 안 어울린다고 했잖아요~'"차에서 할래요?""끄덕끄덕""조금 있다 만나요""끄덕끄덕"길을 잃었다. 그에게 빨리 가고 싶었지만, 마음과는 달리 같은 장소만 맴돌 뿐 그에게 도착하지 못했다. 조용한 계단에 울려 퍼진 벨소리로 화들짝 놀랐고, 그만 폰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전화가 끊겼고, 다시 통화버튼을 누르고서야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여보세요""어디 계세요?"수화기 너머, 나긋거리는 그의 목소리. 감미로운 음성은 귓속에 물결처럼 .. 더보기
엽편소설)#2-14 때론 #때로는 기분 좋게, 그렇지만 때로는 기분 나쁜"안녕하세요^^""네, 안녕하세요. 너네 아저씨한테 인사해야지~~""아저씨, 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안녕~~""너네도 아줌마한테 인사해야지""안녕하세요""안녕^^"안색이 안 좋아 보였다. 웃고는 있지만, 분명 느낌이 달랐다. "저기.. 어디, 아파요?""아... 주말에 노가다를 좀 해서 몸살이 왔나 봐요""아.. 안색이 많이 안 좋아 보여요""쉬면 괜찮아요^^"그의 직업이 무엇인지 물어보진 않았으나, 노가다는 그의 직업이 아닌 듯싶다. 그의 양손이 굉장히 부드러웠고, 손가락이 길고 고왔거든. 굳은살이 조금 있었지만, 필시 그건 남편과도 같은 헬스 하는 사람들의 느낌이었다. 매번 한껏 올라간 입꼬리에 나를 놀리는 듯한 눈빛이 괘씸하다 싶었는데, 유독 입꼬리가.. 더보기
엽편소설)#1-310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나를 사랑하지 마세요집에 들어가기 싫다는 감정이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몇 해 전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라 스스로 믿고 한없이 아래로 떨어졌을 때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몇 년을 넘게 살아온 집이 집 같지 않다. 편하지가 않고, 들어가고 싶지가 않으니까. 나는 분명히 안다. 이제 마음만이 그러한 것이 아니라, 몸과 정신까지 그와 함께 하고 싶어 하는 것임을.아무리 노력해도 그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또 한 번 날카롭게 나를 베었다. 베이고 베여도 아물지 못한 상처는 더 깊은 상처를 만들 뿐,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그를 찾아가는 내가 몹시 못마땅하다. 사무치는 그리움의 시간에 비해 만남은 짧고, 기다림은 길다. 긴긴 날을 또 혼자 나를 갈아먹으며 지.. 더보기
엽편소설)#1-309 초딩머리 화 좀 내도 되겠습니까.아니, 당신은 사랑도 아니면서, 어?? 왜 내게 잘해주세요! 왜 그리 내게 살갑게 눈 마주치며 사람 좋은 웃음을 흘리는 거냐고요. 은근히 헷갈리게 정신 못 차리게 사람 흔들어놓고... 사랑도 안 줄 거면서!! 어?? 내심 기대하게 만들고.. 그러다 내가 덜컥 사랑한다고 홧김에 고백하면 어쩌려고요. 나 사랑할래요?당신이 나 한번 진득하게 사랑해 줄 경우 행복하게 해 줄 자신 있어요. 사랑받는 기분이 뭔지 내가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줄게요. 그러니 나 한번 믿고 날 사랑해도 손해 볼 거 없다고요.. 정말이에요!이제와 당신을 부정하기에 너무 깊이 빠져버렸어요. 평생 나를 사랑하라는 말이 아니잖아요. 한 때만, 한 시절만 나를 사랑해 주세요. 속절없이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나를 .. 더보기
엽편소설)#1-308 저물지 말아요 지금이 영원하기를,당신과 내가 저물어지지 않기를.당신을 보러 가겠습니다.한걸음 한걸음이 족쇄를 차듯 무겁고, 여름의 태양보다 여운이 길게 남아 진득하고 끈적끈적한 땀처럼 당신에게 질퍽거릴지언정, 나는 당신을 보러 가야겠어요. 당신을 보지 않고서는 살 수 없으니 말이에요. 그러니, 가야 한다는 겁니다. 단순히 그저 당신이 보고 싶어 가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가는 거예요. 혹여, 당신이 느끼기에는 내가 너무 자주 간다 생각하시거든, 그래도 내게는 티 내지 말아 주세요. 상처받아요, 나. 내일 출판사에서 하는 이벤트가 끝나면 한숨 돌릴 테죠. 당신에게 곧 갑니다. 이번에 갈 때 글을 개판으로 써서 가야겠어요... 그래야 편집시간이 길어질 테니까요. 그래야 당신이 내게 오래 있어주실 테니까요. 많이 많이 .. 더보기
엽편소설)#1-307 꼬장 부릴래요 #나.. 꼬장 부려도 되나요.성품이 매몰차지 못한 당신은 내게 매정히 등을 돌리지 못하지요. 해서 말인데요, 꼬장 좀 부려도 되나요. 당신 없이 홀로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이에요. 협박은.... 아니에요^^ 아닙니다! 엄연히 협박과 꼬장은 달라요! 반박하시려거든, 언제든 내게 도전장을 던지세요. 기꺼이 상대해 주겠어요. 당신은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사람이니, 중요한 사실 하나 알려드리자면요, 나 말빨로는 절대 지지 않아요.. 작가거든요. 그리고 하나 더 귀띔을 드리자면, 아집과 고집이 센 편입니다. 그러니 도전장 던질 시 각오는 단단히 하고 오세요. 정녕 그러하시겠다면, 우리 페어 플레이 해야 하지 않을까요. 승부욕도 있는 편이랍니다. 도전장을 던지는 당신을 보고 나는 또 속절없이 두 팔 벌려 쪼르르 .. 더보기
엽편소설)#1-306 빈틈없이 다정하세요 도무지 커져버린 사랑을 더 이상 숨기기는 힘들어요. 빈틈없이 당신을 동경하고 경애하고 있거든요. 빼곡히 말이에요.당신이 보고 싶어요.. 그리고 닿고 싶어요.. 그래서 당신을 만지고 싶어요. 그래야 당신과 함께 있는 순간을 진짜라고 믿을 거니깐요.첫사랑보다 더 애틋한 단어가 세상에 존재한다면 단연컨대 내게는 당신이에요. 당신이 몹시도 그리워요...당장 당신에게 달려가서 징징거리고 싶어요 ㅠㅠ 그동안 너무 보고 싶었다고, 그래서 미치겠다고... 그렇게는 말 못 하겠지만, 나를 달래는 당신 목소리가 좋아서, 나를 걱정하는 다정함이 좋아서 한참을 투정 부리고 징징거리고 싶어요. 내가 좀 더 어렸더라면, 당신의 모든 행동이 나를 사랑한다고 착각했을 거예요. 그 정도로 당신은 내게 다정다감하게 대해주시거든요.. 하.. 더보기
엽편소설)#1-305 다정한 시선을 거두지 말아요 #당신의 그 다정한 시선을 내게서 거두지 말아요.이번 주만 참으면 다음 주에 당신을 보러 갈 거예요. 하지만, 날이 갈수록 짙어지는 당신에 대한 그리움으로 하루가 1년 같아요. 짙어지는 그리움에 숨이 막혀요. 해서, 나는 또 당신을 쓸 수밖에요.. 당신을 쓰는 일을, 사실 그만 멈추고 싶어요. 쓰면 쓸수록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나를 느끼거든요.. 이뤄지지 못할 사랑이라는 걸 알면서도 당신을 품었어요.감히 사랑하는 이가 있는 당신을요.결코 이뤄지지 못할 슬픈 사랑이라는 끝맺음을 뻔히 알고도 품었습니다. 미련한 일이었죠.언제나 나는 당신의 뒷모습밖에 볼 수 없지만,당신을 언제나 한결같이 연모하지만,나는 그저 당신을 스쳐 지나가는 구름이고 바람입니다.당신에게 닿고자 발버둥 칠수록 빠르게 지나가는 그 구름말이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