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엽편소설)#1-423 흔들릴수록 강해진다면서요...? 내가 지금 붙잡고 싶은 것이 당신인지, 혹은 '나'인지 헷갈립니다. 당신을 통해 다시 살아난 나. 사랑의 본질이 결국 나를 찾는 과정임을 깨닫게 되죠. 오랜 시간 절밥만 먹다가 고기반찬을 알아버린 것처럼 당신에게 속수무책으로 빠지고 있어요. 죽을 때까지 외로움과 허전함, 그리고 쓸쓸한 기분은 살아있는 동안 누구라도 품어야 할 감정이므로 과감히 당신을 버려야 함을 알지만, 나는 또 당신을 켜켜이 가슴속에 숨기고야 말았습니다. 붙들지 말라. 붙들지 말자. 누누이 나에게 주문을 걸어보지만, 부질없는 일이 되어버렸어요. 한 때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잎인 줄 알았으나, 그 잎은 내가 심어놓은 잔상이었나 봅니다. 지금은 당신을 향한 감정이 향기처럼 퍼져버린 건 어쩌면 자초한 일이기도 하죠.상처를 주는 이를 막아야 .. 더보기 엽편소설)#2-64 설레는 일이 무뎌졌으면 해요 부서지는 햇살 속,하얗게 흩날리는 벚꽃은 그리움이었다. 이어지지 못한 인연으로자주 멍하니 창밖을 보고,설거지를 하던 손을 자주 멈추고,하던 일을 멈추고 울컥거리며,글을 쓰다 펜을 내려놓고 가만히 있는 시간이 늘었다. "**엄마!!!!!!!"화들짝 놀랐다.누군가 내 아이 이름을 넣어 나를 크게 불렀으니까.내 두 눈은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허공을 떠돌다 횡단보도에 아이 손을 잡고 있는 익숙한 실루엣이 멈췄다. 둘째 아이가 어린이집 다닐 때 같은 반이었던 아이 아빠였다. 어째서 나를 부르는 걸까..."네?? 저 부르신 거죠?""저 급해서.. 유치원 차량에 탈 때까지 부탁 좀 합시다""아... 네. 신호 바뀌면 제가 건너갈게요"출퇴근 시간이므로 차량과 사람들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횡단보도 끝에서 그는 내가 듣지 .. 더보기 엽편소설)#2-63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예를 갖추기를 몸이 좋지 않았다. 무한으로 사랑해 주시는 나의 부모님께 칭얼거리고 징징거리고 싶었다. 결코 남편이 술을 마신다고 도망친 게 아니었다.. 저녁 먹고 집에 가려 했지만, 친정부모님 눈에는 내가 안쓰러워 보이셨던 모양이었다. 자고 가라고 하셨다. 잠시 고민했지만, 뒷날 주말이기도 했기에 그러하기로 했다. 형수님! 제수씨! 낯이 익은 몇몇 인물이 나를 반겼다.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나는 하얀 트레이닝 세트를 입은 나는 조금 창피했다.. "안녕하세요^^""형수님은 날이 갈수록 더 젊어집니다??""하하 감사해요. 화장을 안 해서 그런가 봅니다^^;;;""예뻐요^^""헤^^ 고마워요. 담에 밥 살게요 ㅎㅎ 우리 오빠는요??"나는 남편이 어디 있는지 물었고, 다들 한쪽으로 눈이 쏠렸다. 하... 남편은 이미.. 더보기 엽편소설)#1-422 밤벚꽃에 홀린 날, 달이 일조했다 봄은 왜 당신 쪽에서 먼저 피어나는지...밤벚꽃이 흩날리는 길 위에나는 그리움을 밟고 서 있고,달은 모른 척 당신의 어깨에조용히 달빛을 얹는다.닿지 못할 걸 알면서도자꾸만 가까워지는 마음한 걸음만 더 가면당신의 숨결이 닿을 것 같아그 자리에 멈춰 선다.이 봄이 끝나면이 마음도 지기를.밤벚꽃처럼 끝내 당신 위에 한 번은흩어지고 싶다..달빛은 느리게 번져당신의 입술과 목선을 훑고나는 그 아래서닿지 못할 체온을 상상합니다.한 걸음,한 걸음이면당신의 숨결이내 이름처럼 흩어질 것 같아끝내 멈춰 섭니다.그리움은 왜 늘이렇게 가까운 곳에서가장 멀리 있는지오늘 밤도 나는당신을 스치지 못한 채밤벚꽃처럼조용히, 안으로 무너집니다.봄이라는 이유로당신을 더 오래 그리워한 죄꽃이 피어나는 이유로당신을 더 오래 바라본 죄밤벚꽃이.. 더보기 목련이 피는 찰나에, 지고 말았다 목련순결한 성모 마리아처럼 고귀한 목련_잎 하나 없이 앙상한 가지 위,혹독한 겨울을 온몸으로 견디어따뜻한 온기에 사랑을 속삭이더니젖가슴인양 몽우리가 부풀어 올랐다.포근한 햇살과 따사로운 바람이 빚어내어,한 겹 한 겹 꽃망울 터질 때 비로소 눈부신 여인이 되었다.송이송이 피어난 커다란 꽃잎은어쩐지 기품 있고 화사하고 단아하다.지나가는 바람마저지나가는 구름조차아름다움에 취해 걸음을 멈춘다.순간, 하얀 꽃잎들이 일제히 문을 열고나무 전체가 환하게 밝혀졌다.고귀하고 순결한 목련,가히 누가 꺾으려 드는가.목련이여,활짝 벌리어 피어나거라.아름다움에 흠집을 내고순백의 드레스를 벗기려 할 때그때는 여지없이 죽거라.고귀하고 순결한 목련이여,꽃잎이 떨어져 누렇게 색이 변색될지 언정애처로이 최후를 맞는다 해도미련 없이 지거.. 더보기 엽편소설)#1-421 밤에는 사랑을, 낮에는 이별하느라 몹시도 바빠요 젖은 몸이 이내 아래로 자꾸 미끄러지고,오랜만에 살아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현실은 비극이지만, 그 비극은 모순이었다."작가님이 말했던..... 작아졌어요"순한 당신을 닮은 듯 수수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그러해도 되는지 묻기도 전에 머금고 말았다. 한없이 유들유들한_ 당신의 다정이 입속에 있는 듯 굴었다. "뼈가 어디 갔어요?""뼈는 없어요"더 궁금했지만, 자꾸 대화를 이어가다간 결국 엉뚱함이 들통나기에 멈춰야 했다.혀보다 부드러운 살덩이는 이내 피어나는 몽오리인 양 움트기 시작했고, 곧 있어 꽃몽오리를 터트렸다. 조금 더 부들부들함으로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봄은 빠르게 지나고 있었다. 당신의 다정이 내 입에 있는 양, 삼켜버리고 싶었다. 꽃을 피우기 위해 움트는 모양새가 퍽 마음에 들었다. 일.. 더보기 엽편소설)#2-62 매일 닳아가고 무너진 마음에 피어나는 위로는 다정일까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그렇게 내뱉어지고 말았다"그쪽이 우리 오빠한테 쌀쌀맞게 대하는 거.. 내가 예민해서 그렇게 느끼는 거죠...?""맞는데?""왜? 왜 그런 거예요?""몰라서 물어요?""네"둘째 등원할 때 남편과 함께 했었다. 교육으로 출근 시간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왜인지 그의 태도가 매우 거슬렸다. 전과는 달랐으니까. 둘째 아이가 유치원에 차량에 오르고 남편도 교육받으러 갔다. 첫째들과 등굣길에 오르며 나는 물었다. 그가 몰라서 묻냐고 아니 꼬아 되려 물었고, 그 대답이 채 끝나기 전에 나는 대답을 했다. 정녕 이유를 몰랐었기에."일단 얘들 등교부터 시키고"아이들이 교문 앞에 도착할 때까지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내 머릿속에는 온통 왜 그런 무례한 행동을 했는지 떠올려 보았지만 이유를 찾을 수 .. 더보기 엽편소설)#1-420 얼룩말은 동물의 왕이 되어 오래오래 초원을 누볐다고 해요 사랑은 기도가 되고당신은 나의 신앙이 되어,한때는 무척이나 눈부셨고한때는 몹시도 아팠으며,떨치려 애쓴 적도 있었고가지려 애쓴 적도 있었습니다. 눈물 속에서도 꽃잎을 틔우듯당신은 나의 일부,내 영혼의 숨결입니다.때로는 침묵 속에서때로는 작은 흔적 속에서사랑은 여전히 속삭입니다.당신을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고.#'사랑' 나도 잘 몰라요.작가라는 이유로 내게 자주 물어와요.사랑이 뭐라고 생각하세요?사랑도 예술이에요?사랑을 주야장천 쓰면서도, 사랑이 뭔가요라고 물어온다면 이렇다 할 명쾌한 답이 없어요. 아직 '사랑'을 나도 잘 모르기에 말입니다. 누군가 내게 골몰히 생각해 볼 질문을 던졌어요.'그럼, 작가님은 사랑이 예술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나요?'오랜 고민을 하고 그 질문에 답을 찾았어요.'사랑은 살아 숨 쉬는 .. 더보기 이전 1 2 3 4 ··· 7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