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워도 남아 있는 마음, 미련
흘러가는 시간을 물결 삼아 따사로운 햇빛이 창가를 스치듯 당신이 내게 머무릅니다. 찰나의 당신이라도 당신을 놓치지 않으려는 나의 하루는 오늘도 슬픕니다. 스쳐 지나가는 당신일지라도 당신을 보낼 수 없으므로. 당신의 이름만 떠올려도 가슴이 은은히 울리는 그리움은 쉬이 나에게서 벗어나지 않고 여전히 맴돌고 있어요. 이렇게 슬플 때에는 어김없이 당신이 주었던 다정함에 침착하게 돼요. 웃기죠? 내게 잔뜩 슬픔을 주면서도 당신의 다정함에 다시 진정되고 마는 내가 너무 못나보여요.
좋아해요, 그것도 많이요.
사랑해요, 그 누구보다도.
에둘러 말할 거 없이 있는 그대로 내 감정에 솔직하고 싶어요. 내 공간이니까요. 살면서 이상형을 만날 확률이 몇 퍼센트나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만났잖아요. 돌이켜보면 그런 내가 운이 좋았던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당신을 만났지만 하필 이뤄질 수 없음이 그저 안타까워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려고요. 난 운이 나빴던 거예요. 단지 운이 나빠 당신과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할래요.
당신과 체온이 비슷한 점이 참 좋았어요. 당신을 안고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고 안락했어요. 딱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아무 말이 없어도 안정감을 느꼈어요. 그런 당신에게서 빠르게 불안이 낮춰졌어요. 그간 누구를 만나든 불안에 떨었거든요.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들 속에서 말이죠. 그러나 당신에게선 불안이 사라지더라고요.. 그렇다고 당신의 속을 다 알겠다는 건 아니에요. ^^
매일 당신에게 닿지 않을 편지를 써요. 전하지 못하고 결국 삭제되고 마는, 한낱 글자에 불과하지만 멈출 수가 없어요. 당신에게 향하는 마음도 멈출 수가 없고요, 어수선한 마음을 달랠 방법도 없으니까요. 내 사랑은 글자로만 표현되어야 하므로 더욱 글을 멈출 수 없습니다.
쓰지만 삼켜야 하고, 토할 거 같지만 참아야 해요. 내가 하는 사랑이 그래요. 원래 사랑이 이런 건지는 모르겠어요. 당신이 처음 사랑이거든요. 서툴게 보이겠지만 내 사랑만큼은 아니에요^^
문자나 카톡 보낼 때 나는 이모티콘 잘 안 써요. 진정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장난스럽게 보이기도 해서 잘 안 쓰는데요, 다들 이모티콘 안 쓰는 나를 딱딱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나 당신을 알고부터 '^^'이 이모티콘은 자주 써요. 당신이 웃고 있는 눈모양과 똑 닮았기 때문이죠. 눈꼬리 한없이 아래로 떨어뜨리며 선하게 웃는 당신이 보고 싶어요. 눈꼬리에는 주름이 있긴 하지만, 그 주름마저 내게 동경이거든요^^

내 마음 마구잡이로 흔들어 놓았던 벚꽃이 다 졌다고 생각했어요. 온통 싱그러운 초록을 품은 나무들이 거리를 지키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오랜만에 낮에 달렸는데요, 바람이 불어 벚꽃 잎이 떨어지더라고요? 벚꽃을 떨어뜨리는 나무를 봤지만, 모두 초록을 품고 있는데 말이죠. 아직 채 떨어지지 않는 벚꽃 잎이 어딘가 숨어있는 모양이에요. 늦게 떨어지는 벚꽃 잎이 마치 봄에 대한 벚나무의 미련 같아 보였어요. 나처럼요. 분명 봄이 가고 있음에도 봄을 보낼 수 없는 벚나무가 안쓰러웠어요. 벚나무가 나 같았어요.
당신을 사랑하는 지금, 하루가 사계절 같아요. 또 그 사계절이 하루 같고요. 당신을 절절하게 사랑하다가, 사랑을 부정했다가, 날 사랑하지 않는 당신에 화가 났다가, 당신을 잊지 못해 미련처럼 질척이다가 결국 당신을 사랑하는 처음으로 돌아오잖아요. 이 많은 감정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기에 하루하루가 사계절이에요. 수많은 계절이 지나도 나는 여전한 마음이에요. 이 사랑이 끝나버렸으면 해요.. 사랑이 죽어버렸으면 해요. 해서, 멈추고 싶어요.
모든 상황이 불리했어요. 마치 도망치듯 불안한 눈동자를 하는 당신의 눈이 아직 선해요. 나는 참 바보 같이 사랑했고, 당신을 이해하려 애썼어요. 당신은 내 마음과 같지 않다는 걸 느끼면서 애써 모른 척 외면했어요. 겁이 났으니까요. 나를 밀어낼까 봐서요. 혼자 하는 사랑도 못하게 할까 봐서요. 그건 내게 더 이상 살지 말라는 말이었으니까요.
말이 없는 당신에게 나를 좋아하냐고 조르듯 묻는 내게 '좋아요'라고 대답한 뒤 곧바로 '좋아한다고 해도 그럴 수 없잖아요'라고 덧붙였죠. 내가 모를까 봐 알려준 거예요? 아니면 날 좋아한다고 대답했으니 만나달라고 할까 봐 덜컥 겁이라도 난 거예요? 나는요, 그 말이 속상했어요.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어요. 그렇게 콕 집어 상처 주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고요. 당신도 내게 상처를 주려 한 말이 아니었을 거예요, 분명. 그런 사람아니라는 거 아니까요. 그런데도 마음이 상했어요. 사실 아직도 정확하게 이래서 마음이 상했다 명확하지 않아요. 마음이 상한 것인지, 속이 상한 것인지, 상처를 받았던 건지 잘 모르겠어요.
당신으로 나의 사계절 내내 따뜻했던 자리는 오늘따라 찬란하지만 어딘가 시립니다. 때로는 잔인하고 무책임하게 들리겠지만, 내가 내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위로는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준다'라는 말뿐이라 서글픕니다.
애석하게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그리움 속에서 비틀거리며 그 안을 헤맵니다. 잊을 듯하다가도 눈 감으면 떠오르는 당신이 지독한 여름의 무더위 같아요. 밤이면 찾아오는 절망에 눈감는 것이 무섭고 원망스럽지만, 나는 당신을 끌어안아야 하는 나 자신이 비참할 뿐이에요. 단지, 나 자신이 우스울 뿐입니다.

거리가 죄다 초록빛 물결로 일렁이고 있어요. 여름이 오려나 봐요. 초록빛 싱그러운 마음 안고_ 당신에게 가고 싶어요. 당신의 다정한 목소리가 그리워요. 미지근한 온기도 그립고요, 말갛게 웃는 모습도 그리워요. 날 담고 있는 당신의 눈동자도 그립습니다.
잘 지내셨어요, 잠은 좀 자요?
당신이 건네는 다정함을 자주 꺼내어 봐요. 그럴 때면 내 입은 반달을 그리며 웃을 수밖에 없어요. 속수무책일 수밖에요. 당신은 내게 큰 약점이 되어버렸어요.
아참, 당신과 닮은 사람을 만났어요. 정말 꽤 많이 닮았어요. 느낌이 많이 닮았어요. 왜 당신과 비슷한 사람을, 왜 닮은 사람을 자꾸 찾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결이 비슷한 사람을 알게 되었어요. 당신처럼 다정해요. 사실 그게 당신처럼 진짜 모습이 아닐지도 몰라요. 그저 나는 그 사람에게서 당신의 닮은 점을 찾고 싶은건지 모르겠어요.
당신을 보러 가야겠습니다. 너무 오래 보지 않은 탓이겠죠. 다른 사람은 당신을 대신할 수 없는데, 자꾸 당신의 흔적과 닮은 면을 쫓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당신을 보러 가야겠어요.
당신에 대한 사랑을 들키지 않고 꼭꼭 숨길게요. 그러니 당신도 내가 귀찮아도 지겨워도 티 내지 말아요. 안 그러면 나 한동안 매일 슬픔에서 허우적거릴 것이 너무도 확연하기에.... 내게 그러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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