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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244 단언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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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당신과 나는 반드시 '우리'가 되었으면 해요.

부드러운 눈빛과 다정다감한 행동, 감미로운 음성이 나를 향할 때면, 당신의 다정함에 연거푸 나른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 느낌이 나는 참 따뜻하고 좋더라고요. 마치 거센 파도 위에 위태롭게 휘청거리다 비로소 찾아오는 잔잔한 파도와 같은 느낌이에요.  마냥 포근해서 망망대해를 한없이 떠다니고 싶어 져요.
매번 갈 때마다 챙겨주시는 그 섬세함도 너무 좋아요. 치마를 입고 갈 때면, 담요를 덮어주는 친절함이 좋고요, 얼굴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어주는 투박하고 조심스러운 손길도 좋아요, 내가 말할 때면 잘 들으려고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는 세심한 배려도 좋고요... 사실은요, 당신이 내게 하는 모든 행동이 다 좋아요. 나, 당신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해서, '만날 인연은 만나게 되어있다'는 말을 믿어보기로 했어요. 이 말을 곱씹어보면요, 인연은 결코 쉽게 닿아지는 것이 아니므로, 자기 위안의 말이라고 생각해요. 불교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그 옷깃을 스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00 생이 걸린다고 해요. 여기서 말하는 옷깃은 목둘레를 여밀 수 있는 부분을 말해요. 그러니 옷깃이 스치려면 적어도 포옹정도는 해야 한다는 거죠.. 한마디로 옷깃만 스치는 인연은 수만 년이 걸려 만나는 관계예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면요, 많이 안아달라고요.. 현세에서라도 옷깃을 많이 스치자고요.. 그 말이 하고 싶어 또 빙빙 둘러 이렇게 마음을 전합니다. 돌고 돌아 당신과 만날 운명이었으면 해요. 언젠가 돌고 돌아 만나게 되면요, 그땐 절대 당신을 놓지 않을 거예요. 이 이야기의 결말이, 당신과 내가 결국에는 '우리'가 되었다고 마무리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모쪼록 나는요, 당신과의 소중한 인연이 끊어지지 않았으면, 그랬으면 해요.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요, 나는 사랑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지도 모른다 생각이 들어요. 왜냐면,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을 갈망하긴 했지만, 원망도 했으니깐요.. 사랑이라은 맹목적인 이유로 상대를 아프게 하고, 다치게 하는 것도 사랑이니깐요. 당신을 만나고 이토록 가슴 뛰는 일이 전에는 없었어요, 단언컨대 단 한 번도요.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 이토록 내가 살아있다는 강렬한 느낌이 드는 일인지도 몰랐어요. 사랑을 갈망하지만, 반감도 있는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일은 나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이루어지면 지겹고, 이루지 못하면 갈망하게 되는 잔인하기만 한 삶 속에서 당신을 만난 건, 우연이 운명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어요. 그만큼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이제는 제법 한낮에는 해가 따사로워졌어요. 겨우내 추운 땅속에서 움추르고 있다가 뿌리를 내리고 땅 위에 싹을 틔운 냉이가 지금이 제일 부드럽고, 맛있을 때죠? 당신은 올해 냉이된장국 드셨나요? 나요, 하도 냉이를 많이 캐서 손톱 밑이 시커멓게 변했어요. 귀하게 자라진 않았지만, 안 해봤었거든요.. 그런데요, 나 엄청 잘 캐요^^ 한거석 캐고 왔어요 ㅎㅎㅎ  멸치 육수에 집에서 담근 된장을 삼삼하게 풀어 깨끗이 씻은 냉이를 한거석 넣고 한소끔 보글보글 끓이면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요. 돌솥으로 갓 지은 밥과 함께 당신에게 차려주고 싶어요. 당신, 나한테 장가 올래요? 나요... 당신 먹여 살릴 수 있어요 ㅋㅋㅋㅋ 돈도 많고요, 일 안 해도 돈 많이 나와요. 그뿐이게요? 나 착해요. 사실 다 착한 건 아닌데요, 당신에게만 한없이 착할 수 있어요. 그리고 나요, 요리도 잘해요. 신부수업도 받았거든요. 또, 결벽증이 있어 청소도 잘해요, 정리정돈은 두말하면 입 아프고요. 개인 피티도 받잖아요? 퇴근하고 오면 안마도 해줄게요. 그러니 내게 오시렵니까. 다 가지고 오셔도 좋고요, 다 버리고 오셔도 좋아요.
내게 와주세요. 설마, 날 잊어버리신 건 아니시죠? 그러기만 해 봐요.. 진짜 가만 안 둘 거예요.




보고 싶은 마음도 흘려보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봤는데요,
자꾸만 자꾸만 미련이 남아서,
돌아보고 돌아보고 돌아보느라
아직은 당신을 흘려보낼 수 없어요.

그리운 마음도 보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봤는데요,
자꾸만 자꾸만 미련이 남아서,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느라
아직은 당신을 보낼 수 없어요.

동경하는 마음도 지울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봤는데요,
자꾸만 자꾸만 미련이 남아서,
반하고 반하고 반할 수밖에 없어서
아직은 당신을 보낼 수 없어요.

사랑하는 마음도 접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봤는데요,
자꾸만 자꾸만 미련이 남아서,
여전히 사랑하고, 쉼 없이 사랑하고, 빈틈없이 사랑해서
아직은 당신을 보낼 수 없어요.



당신을 너무 오래 보지 않아 갑작스레 눈물이 날 때가 많아요. 당신에게 향하는 사랑이 날 겨냥한 화살로 변해 가슴을 관통했어요.
이 화살은 내게 너무 깊이 박혀,
화살을 빼도 죽고, 빼지 않아도 죽을 거 같아요.
안간힘을 다해 가슴에 박힌 화살을 빼려 해도 꿈쩍도 않는 화살에 결국 나는 다른 선택할 수밖에 없어요.
총을 꺼내야지요. 총알을 급하게 장전하고, 총구는 나를 향합니다. 결론은 늘 정해져 있어요. 그러니 안심하시라고요. 당신에게 갈 사랑이 무해하지 않을 시에는 날 향한 총구는 방아쇠를 당길 수밖에 없거든요..

나요, 당신을 너무 오래 보지 않아 손이 엉망이 되어버렸어요. 불안하면 손톱 옆 살갗을 뜯고, 손등을 빠는 버릇이 있어요. 안 그래도 예쁘지 않은 손이 더 못생겨져 버렸어요. 당신 보러 가는 날에 장갑이라도 끼고 가야 할 거 같아요. 용기 내서 당신을 보러 가면요, 그때는 당신의 손길에 온기를 담아주세요. 더 이상 불안하지 않도록이요.. 당신의 그 고요한 목소리로 내게 식상한 안부를 물을 때면, 포근한 마음이 피어나거든요. 그러니, 내가 용기가 생겨 당신을 보러 가게 되면요, 내게 온기를 주세요. 그 정도는 내게 줄 수 있지도 않을까요. 아닌가요. 많은 걸 바라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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