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형식으로 쓴 여주의 독백은 제 개인적인 이야기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사랑을 여자의 입장에서 일기처럼 풀어내고 있으니 남의 일기를 보듯 편안하고 가볍게 읽어주세요. 이 글의 처음 용도는 매일 글쓰기 연습 중이며, 소설이라는 점 유념해 주세요.
그리고 #1 소설은 다른 곳과 결말이 다릅니다. 이 글에 대한 필자의 애정이 많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함입니다.
#사랑
들리십니까, 듣고 계십니까.
느껴지십니까.
당신을 너무 좋아하는 이 마음은 사랑을 갈구하는 욕망 같은 것이 아니라, 본능입니다.
당신을 사랑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 그 자체라고요. 그냥 딱히 이유 없이 당신이 떠올라요. 나는 애초에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로 설정되어 태어난 것처럼요. 숨을 내쉬고, 눈을 깜빡이는 나의 모든 행동에는 당신에 대한 그리움이 깃들어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내게 말하셨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아니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이라는 새해 인사말을.
끝마침을 '용'으로 마무리한 당신이 너무 부산스럽고 하찮게 귀여워서 '편집장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생략되고 "감사합니다"라는 대답만 내뱉어버렸습니다.
그 짧은 인사 한마디에 내가 당신을 좋아하고 있는 마음에 대한 배려와 위로가 있는 듯하여 몹시도 감사했습니다.
안 그래도 당신에게 끝없이 흔들리고 있는 나를 속절없이 휘청거릴 만큼 나를 흔들고 있다는 거 혹시, 본인은 알고 계십니까. 나는요, 한동안 당신의 새해 인사가 음성지원 되어 오랫동안 내 마음속을 헤집고 다닐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고 기대됩니다.
훔쳐오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입에서 따뜻한 온기가 여기저기 잔뜩 묻어있는 음성을요.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수다쟁이가 된 듯 이야기를 쏟아내는 당신이, 너무 좋아 미칠 뻔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가 공기 중에 사라지는 것이 마냥 아쉬워 속으로 얼마나 애를 태웠는지 아십니까. 할 수만 있다면 매미채로 공중에 떠있는 당신의 목소리를 몰래 잡아 오고 싶었다니깐요. 그동안 당신을 보지 못한 서러움과 섭섭한 마음들이 당신의 말투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눈 녹듯 녹아 무수히 흘러내렸습니다. 나보다 노안이 늦게 온 듯하여 뿌듯해하는 당신이, 노화로 청력을 잃어가는 늙음을 걱정하는 당신이, 학창 시절 밴드를 했다는 당신이, 새해에 운동을 다짐했다는 당신이, 평일에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한 당신이.... 모두 빠짐없고 빈틈없이 당신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당신을 보러 가는 일이 어쩌면 당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버렸습니다. 사소한 일들을 당신과 공유하고 싶어지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거든요. 시끄러운 음향 가까이서 밴드를 했다는 당신이 몹시 궁금하고 보고 싶습니다. 노래하는 모습은 또 얼마나 멋있으려나, 하면서 말입니다. 아침에 20분을 운동하러 가야 하나 고민하는 뒷모습이 상상이 되어 당장에 귀여운 당신에게 달려가 입 맞추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손을 잡고 헬스장으로 데려다주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애 무진장 썼습니다. 이렇게 자꾸만 당신과 하고 싶은 것들이, 보고 싶은 것들이 봇물 터지듯 내게서 터져 나옵니다.
한동안 당신이 내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들로 피식피식 웃음을 터뜨릴 상상만으로 행복합니다.
남들 다 하는 사랑, 솔직히 거의 엇비슷한 사랑 이야기잖아요. 진부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그런 뻔한 사랑. 나요, 그 남들 다 한다는 뻔한 사랑, 당신이랑 하고 싶어요. 더할 나위 없이 진심으로, 온 마음으로 당신께 사랑을 바칩니다. 부디 거절 말고 받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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