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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글쟁이/엽편소설

엽편소설)#1-171 겨울비



왜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은가.
왜 당신은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닌가.

오랜만에 이른 아침 비가 내렸다.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그리고 눈물이 났다.

겨울의 문턱을 지나 차갑네 내린다.
야속한 바람이 날려버린 낙엽들 위로
빗방울이 떨어진다.

외로움이 겨울비에 젖어
이른 아침 속에 침묵을 깨운다.
소리없이 내리는 겨울비.
그리움마저 흐느낌을 멈추면
사랑은 희미해지고, 흐려진 기억만큼
고독은 커져간다.
나의 영혼이 붙들고 있는 사랑,
미련만 남은 기억,
깨어난 향수.
눈감으면 떠오르는 당신의
무수한 얼굴, 손길, 숨결에
민감해진 나의 살갗이
다시금 불러낸 그리움.

그리움이 비가 되어 내렸다.
살짝 열어둔 창문틈 사이로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비와
창문 올리기를 멈춘 나.

요즘 내 눈물의 원인은 당신..
당신이 내게 없음이
이리도 서러운가보다.

털려고 애를 써도 한 줌만큼도
덜어낼 수 없는 내 슬픔의 원인.

대체 언제까지
당신에게 매여있어야
하는 것인지....

이젠 잊혀지겠지
이젠 좀 덜하겠지
했는데도 시시각각
차오르는 눈물로
아직도 당신을 많이 사랑하고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