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양연화
'꽃 같던 시절'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시절을 표현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시절을 그리워할 뿐, 다시 돌아갈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화양연화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쓸쓸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생의 가장 화려한 시절이나 청춘을 상징하기도 한다.
나의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시절의 화양연화는, 지금 이 순간이다. 꽃같이 예뻤던 모습은 지나갔지만, 그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채운 지금이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다. 그리고 살면서 숨김없이 솔직한 내 감정을 처음으로 드러내는 일이기에 더욱이 애틋하고 절실하다. 내가 봤을 때 지금이 가장 위태롭고 매혹적이며, 가슴 아프고 뜨거웠던 순간으로 훗날 기억될 것이다.
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많다. 그러나 막상 그와 함께 있을 때면 너무 조심스러워 전하고 싶은 말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온다. 입 끝에서만 맴도는 결코 내뱉어지지 못한 채로 떨리는 숨결만이 나를 더 애타게 할 뿐이다.

오늘 퇴근길에 연인인 듯한 남녀 둘이 손을 맞잡고 웃으며 내 앞을 걷고 있었다. 누가 봐도 연인 관계였다. 그 커플을 보고 있다가, 갑자기 어른 남자도 그의 여자와 함께 있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고, 나는 순간 그 모르는 여자가 미치도록 미워졌다. 그리고 곧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한심스러워 그 커플을 앞질러 파워워킹으로 걸어갔다. 걸으며 생각했다.
선을 알고 있다고 해서 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를 만나기 전에는 선이라는 벽을 알고도 넘는 사람은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선을 넘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 중인 날 보면서 다시 생각해 본다. 선을 알고 있다고 해서 넘지 않을 수 있을까? 글쎄... 상상만으로는 수없이 많은 선을 넘나드는 내가 답할 수 없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본인이 하는 사랑에 옳고 그름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그러나 나는 내 사랑이 고결하길 바란다. 사랑에 빠졌지만 내 사랑의 여파가 다른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긴 싫다. 그렇게 치부하기에, 그렇게 내 사랑이 다른 사람 입에 오르내리기엔 내 사랑이 너무 소중하다.
내 인생의 화양연화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 다들 누구에게나 비밀이 있다는 뻔한 말로 날 위로해 본다. 지금 이 순간을 마음속에 묻어두고, 훗날 묻어두었던 추억들을 꺼내볼 때 충분히 찬란했고 더없이 찬란했던 지금을 반드시 꺼내어 볼 거다. 그러려면 나는 누구보다 더 그를 사랑하는 일을 쉬이 해서는 안된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더 많이 사랑해야 한다. 더 더 더 많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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